2014년 7월
한 달전 쯤 출장을 다녀왔더니 집에 왠 고양이가!
뭘 보냐는 표정으로 앉아 있더군요.
좀 이따가 가겠지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동거인들은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개나 고양이에게 맘 주면 헤어질때 힘들어서 식물하고 물고기만 키우는 주의라...
내심 꺼져주길 바랬죠.(내 인생에서 빠져줄래 ㅠ ㅠ 정들까 무섭다)
근데 몇일이 지나도 이녀석이 갈 것 같지가 않더군요.
마치 원래 제 집이고 오래전 부터 함께 살았던 것 처럼 거리낌 없이 구는데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신기신기.
개하고 가장 다른 점은 근거 없이 무작정 치대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새로운게 나타나거나 궁굼한거, 자기가 하고 싶은게 생기면 그냥 함
집에 문짝 떨어져서 고치고 있는데 문짝에 올라탐
이 쉑키가.
맨땅에서 자는게 안쓰러워 박스에 방석 깔아줬더니 밤낮으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웃긴건 딴 고양이가 오면 미친듯이 싸우는데
지 영역이라고 싸우는건 알겠는데
여기 우리 집이라고
왠지 내가 허락받고 사는 느낌이야
내 담배 의자에서 퍼자니 이걸 꺼지라고 깨울 수도 없고... 에효~
이놈이 오면서 고양이에 대해 알게된거
1. 개 처럼 쪽잠잠 (나오면 자고 있는데 소리나면 일어나서 돌아다님)
2. 낮에 쪽 잠자고 밤에 미친듯이 뛰어다님 (야행성?)
3. 사람을 자기 아래로 보고있음 (해뜨기 전에 밥 내놓으라고 울어댐)
4. 길고양이들은 야생에서 생존 경쟁을 하고 있음 (밥먹을 때 딴 놈 오나 경계함)
5. 씻겨도 소용없음 (씻기면 한시간 넘게 온몸에 침 바름)
낮에 덥고 밤에 추운게 신경쓰여 결국 굴러다니는 판자 모아서 (집안에 안들어오는 조건으로) 마당에 집을 만들어 주기로 하는데...
이게 시공 제대로 하는지 옆에서 감시함
'어이 김씨 길이가 안 맞잖아'
'시끄러 넌 목도리나 풀고 말하라고 꼬질꼬질한게'
날도 더운데 땀 흘려가며 집 만들어줬더니
안들어가고 위에 올라 앉음
이 쉑키..
그래도 몇일 지나니까 들어가서 자고 있음
(김집사 물가져와 목말라.. 어제 너무 달렸나봐)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니
낮에는 담배의자에서 잔다는거.. 아오!
'집생겨서 좋아?'
'꺼져 졸려'
끝~
겨울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동거인 중에 고양이 알레지가 있어서 집안에 들일 수는 없어요.
길 고양이라 어느날 말 없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나가겠지만
흔적이라도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 짤은 이야기와 사진을 올립니다.
고양이 자는걸 보다가 맘이라도 편하게 하고 살자고 스스로를 달래곤 합니다.
날이 덥고 슬픈 시절 맘고운 동게 분들 건강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