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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거주하는 아사다 마오 팬이 소치에서...
게시물ID : sports_96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영심검
추천 : 12
조회수 : 1476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5/11/26 12:22:19
 
 
 
 
 연아의 아디오스 노니노 연기를 보고나서 해외포럼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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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연기에 가미된 서사시적 요소의 이해
 
1. 대부분의 서사적 작품들은 중간에서 시작한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스가 불타는 트로이에서 탈출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그의 출생과 어린 시절 얘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김연아의 시작 포즈도 마찬가지로 곧 바로 움직임의 소용돌이 도입할 것 같은 자세이다. 음악 컷도 아디오스 노니노의 서두 부분이 아니라, 중간 부분에서 시작한다. 김연아는 서서히 느릿느릿 시작하지 않고, 바로 링크를 쌩쌩 달려 내려간다.
 

2. 서사시는 그 설정이 광대하고 작품은 초인적 스케일이다.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트의 설정은 소치 올림픽이라는 광대한 무대이다. 그리고 그 작품 또한 진정으로 초인적 스케일이다
 
김연아는 속도감 있게 빙판 위를 나른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연기와 비교해보는 것만으로 아디오스 노니노의 스케일이 얼마나 웅장한지 쉽게 알 수 있다.
 

3. 서사적 작품은 서사적 구성요소가 동반된다. 수많은 무사들이며 군사들이 동원되어 서술의 대상이 장대한 사건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김연아의 스텝시퀀스는 바로 그 서사적 구성요소들의 극명한 예다.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턴과 스텝을 연결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의 화려함, 장대한 설정 그리고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4. 서사시에서는 스타일이 일관적으로 계속 유지된다. 진실로 서사적 작품 (호머의 작품)에서는, 그 스타일은 극도로 귀족적이며, 극도로 빠르며, 극도로 직설적이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김연아가 관객들에게 환호를 이끌어 내거나 휘파람이며 박자의 맞춰 손뼉을 치게 하려는 등의 천한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귀족적이다

 김연아는 키스를 불어 보내지도 않으며 손을 흔들 지도 않는다. 단지 자신의 프리스케이트 그 자체로 어필할 뿐이다. 아디오스 노니노가 빠르다는 것은 김연아가 일곱 번의 크로스오버 후에 십초란 짧은 시간 안에 링크의 한 끝에서 다른 한 끝으로 활주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직설적이다. 모든 움직임 하나하나가 선명하고 뚜렷해서 관객들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이러한 호머 스타일의 서사적 성격은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트의 처음부터 끝가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그것은 아델라이나의 프리스케이트와 너무나 대조가 된다

 아델라이나의 연기는 극도로 저속하고, 극도로 느리며, 극도로 애매하며, 극도로 고생스러워 보인다. 카롤라이너와는 속도와 직설성은 있으나 귀족성이 모자란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의 프리스케이트는 귀족성과 직설성은 보여주었으나 속도가 결핍되어 있다.
 

5. 서사적 작품은 보통 영웅적이거나 용맹스러운 업적을 얘기한다. 소트니코바가 연기한 후, 금메달은 이미 다른 선수에게 예약되고, 이미 승부가 결정이 된 상황에서, 마지막 차례로 나와 초연히 연기를 한다는 것, 그처럼 영웅성을 보여주는 행위가 있을 수 있을까?
 

6. 마지막으로, 서사시가 끝나면 삶은 계속된다. 아디오스 노니노는 그 작곡가가 타계하신 아버지를 추모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김연아가 연기를 마쳤을 때 그녀의 삶은 계속된다

 김연아는 죽은 척도 칼에 맞은 듯 시늉도, 비통해 하지도 않는다. 김연아는 그저 돌아서서 팔을 접고 그녀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그 나머지는 오로지 관객들이 결정할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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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피갤 펌

 

This angle is the best angle for appreciating how Kim's performance incorporates elements of Epic poetry.
 
1. Epic works start in medias res. The Aeneid begins with Aeneas fleeing the burning city of Troy; it does not begin by telling the story of Aeneas' birth and childhood. In similar fashion, Kim's starting pose shows her ready to burst into movement. Her cut starts in the middle of the piece Adios Nonino, not at the beginning. She does not take a slow, plodding start but instead is already streaking down the rink.


2. The setting is grand in scope and the work is larger than life. The setting of Kim's free skate is nothing less than the grand stage of the Sochi Olympics, and her work is truly larger than life. She speeds across the ice, and one need only see the scale of Adelina Sotnikova's performance to recognise the grand scale of Adios Nonino.


3. Epic works tend to have epic catalogues, where multitudes of warriors, armies, and the like are listed to show the grandiosity of the events. Kim's footwork sequence is an Epic Catalogue in the truest sense of the word, showing turns and steps of all kinds being reeled off for the viewer to recognise the splendour, the grand setting, the gravity of the work.


4. The style is sustained, and in the truest, most epic works (those of Homer), it is eminently noble, eminently rapid, and eminently transparent. Kim's Adios Nonino is noble in that she does not involve herself in such sordid matters as playing to the audience for cheers, whistles, or clapping to the beat. She blows no kisses and does not wave her hands, but lets her free skate speak for itself. Kim's Adios Nonino is rapid in that after seven crossovers, she can move from one end of the rink to the other in a mere ten seconds. Kim's Adios Nonino is transparent in that her movements are clear and crisp. Her steps and transitions are easily seen by the audience. These epic, Homeric traits are consistently maintained throughout the course of Kim's free skate. It stands in stark contrast to Adelina's free skate, which is eminently vulgar, eminently slow, and eminently abstruse and laboured. The free skate of Carolina Kostner maintains rapidity and transparentness but fails to fully maintain nobility. The free skate of Julia Lipnitskaya displays nobility and transparentness, but not rapidity.


5. Epic works often contain deeds of great valour or courage. What deed could show more valour than skating last after one knows the gold medal has been pre-ordered and, with Sotnikova's skate, the deal has been closed?


6. Finally, at the end of the epic, life moves on. Adios Nonino is often thought of as a tribute to the composer's dead father. After Kim finishes skating, her life moves on. She does not play dead or mime herself being stabbed or gutted. She simply turns, folds her arms, and finishes her tale. What follows is for the audience to decide...  


참고로 이 글을 번역한 분에 따르면, 이 글을 쓰신 분은 아사다 팬(유럽 거주자라 밝혔는데 일본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음)으로 우리가 잘 아는 중국계 영국인 승냥이(os168)이란 분과 예전에 포럼에서 언쟁도 여러 번 했던 유저라 함

소치결과가 공정한양 덮고 가려는 여론몰이 분위기에서 연아팬이 아닌 이상 입 꾹 닫고 있었을 수도 있는데, 비 연아팬의 저런 의견(그렇다고 해서 뭘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고맙다고. 언쟁도 여러 번 나눴던 분이 저런 글을 올려서 감동받았다고


출처 http://bbs.sports.media.daum.net/gaia/do/sports/read?articleId=727506&bbsId=F021&tracker=off&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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