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일련의 사건 그리고 어제 쓴 글의 댓글들을 읽으면서 한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성폭행 피해자를 손가락질 하는 우리, 그리고 갑질을 하는 우리, 마지막으로 갑질로 인해 지탄받는 사람들을 같이 공격하는 우리.
모두 본질적으로 참으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본질적인 문제를 직면하여 해결하기보다, 문제와 관련된 약자를 공격하여 문제를 회피, 혹은 전가한다."
고 보였다.
성폭행.
가해자의 자제력 부족, 사회화 부족, 그리고 잘못된 성 윤리, 혹은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성폭행의 근본적인 문제일 터이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꼭, 피해자가 너무 야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 피해자가~로 문제 전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갑질.
계급화되고 고착화된 사회. 아직 봉건적인 한국 사회(지주 대신 각 기업과 각종 고급 공무원들이 영주가 되었을 뿐)가 갑질의 근본적인 문제 아니던가.
"내 비행기"라는 조모씨의 말, "내 기업에서 일하는데" 내지는, "네가 나한테 돈받는데" 라는 발언의 뿌리에는
나는 봉건적으로 너에 대한 무제한적 통제력을 쥐고 있다는 인식이 숨어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러한 사회 구조와 인식을 보기보다는, 우리는 갑질이라는 "현상"에 매몰되어 조모 씨 내지는 모녀를 못된 사람이라고 지탄하기에 바쁘다.
마지막으로 조모씨와 모녀를 마녀사냥하는 우리들.
우리들또한 이러한 본질적인 뿌리의 문제보다는 각 개인의 일탈로 문제를 축소하여 일탈한 개인을 공격함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가만 생각해보면 같은 논리와 문제 전가의 방법은 아프니까 청춘론, 나약한 젊은이론, 돈없는 아이는 불국사를 가지 않아서 세월호에 탔다는 이야기.
이런 수많은 이야기들 기저에도 문제를 전가하는 우리모두가 있지 않았나.
반성을 해본다.
어떤 문제, 아픔을 볼 때, 누군가 특히나 약자의 탓을 하기보다 조용히 들어주는 모습이 가장 큰 위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