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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일지 2부 친구 두영이
게시물ID : panic_963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화류씨
추천 : 59
조회수 : 3536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11/14 0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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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야기는 지인 Y군의 미스터리한 실화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시 병실에 혼자 남았다.

소름 돋는 실황 공포, 정말 무서웠다.

아저씨 허리 위를 방방 뛰던 여자의 표정이 계속 떠올랐다.

그 섬뜩한 눈빛과 살짝 올라간 입 꼬리, 그리고 기분 나쁜 웃음...

허깨비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소름이 돋았다.

불을 키고, 텔레비전을 보며 무서움을 떨치고 있을 때,

회사 과장에게 전화가 왔다.

 

어 그래 내다, 회사 일은 신경 끄라. 퇴원하고 보자

 

딸각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었다.

무슨 심보인지, 정상적인 회사라면 면회 오는 건 기본이 아닌가?

뭐 와도 반가워하지는 않겠지만,

빌어먹을 과장이 무언의 압박을 주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다.

차마 통화 중일 때는 말 못하고, 전화가 끊긴 뒤에 이렇게 말했다.

 

에이 열여덟, 아주 작은 강아지야!!!”

(욕을 좋아하시지 않는 것 같아서 순화했습니다.)

 

외로웠다. 그리고 무서웠다.

부모님이 걱정 하실까봐 차마 입원했다고 말은 못 했다.

그래서 놀고먹고 있는 친구 두영이를 불렀다.

두영이는 손에 족발이며, 각종 먹을거리를 두둑히 사왔다.

 

새끼...”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족발을 뜯었다.

배도 부르고, 야구나 보고 있는데...

 

두영이가 눈을 비비며,

 

.. 졸립다. 이 침대에서 좀 자도 되나?”

 

하핗, 정아무개 아저씨의 침대였다.

 

... 거기 눕지 말고 요 앞에 침대에 누워라!”

 

? 으은다(안 할련다)!!!!

 

두영이는 정 아무개 아저씨의 침대에 누웠다.

순식간에 드르렁드르렁 탱크가 지나갔다.

나도 야구를 보다가,

선선하게 바람이 불기도 하고 시원해서 어느 순간 잠들어 버렸다.

 

얼마쯤 지났을까...

꽤 오래 잠을 잤던 것 같다.

그런데 두영이가 누운 침대에서 끙끙 앓으며 흐느꼈다.

 

.. 으흐흐으.... .. ...”

 

두영이 쪽을 돌아봤다.

 

.. .., 으으.. 이거 놔.. ... ......”

 

두영이가 숨을 못 쉬는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아서 두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야 임마...”

 

두영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떴다.

그리고 막혔던 숨을 크게 내쉬며 일어났다.

 

어휴... 수박... 죽는 줄 알았네...”

 

? 악몽 꿨나?”

 

꿈에서 얼라(꼬마)한테 쫓기는 꿈을 꿨는데,

이 새끼가 막 목에 매달려서 안 떨어지잖아?

어찌나 숨이 막히는지... 새끼 그 뭐고 주온에 토시오 같드라...”

 

두영이는 세수를 한다며 화장실에 갔다.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들엇다.

 

15분 정도 지났을까?

두영이가 돌아올 기미가 없다.

핸드폰도 놓고 가고, 어찌 연락 할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났다.

1시간 동안 기다려도 오지 않자,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일로 미안하지만 간호사에게 호출을 하여,

화장실에 간 친구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시간은 새벽 320분 쯤,

캄캄한 새벽이 주는 공포가 더욱 마음을 압박했다.

 

어떤 간호사가 긴급하게 달려왔다.

 

환자분, 친구 분이 화장실에서 기절하셔서 지금 응급실로 데려갔어요.”

 

어이쿠, 이게 무슨 일인가...

다리가 아픈지라 두영이가 있는 응급실에는 갈 수 없었다.

간호사가 걱정 말라며, 조금 놀란 것 같다며 별일 아니라고 했다.

걱정이 되었지만, 두영이가 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30분 정도 지났을까?

두영이가 정신을 차린 듯 병실로 왔다.

 

, 내 빨리 집에 갈란다...”

 

니 아프다메, 괜찮나??”

 

모른다... 빨리 집에 갈란다...”

 

뭔가에 쫓겨서 도망가는 듯,

다짜고짜 모든 걸 챙기고 두영이는 집으로 갔다.

 

한 동안 그 이야기를 안 하다가, 세월이 좀 흐르고 알았다.

 

두영이가 말하기를,

 

내가 그때, 꿈에서 아 새끼가 목에 매달려 가지고,

막 목을 졸랐다 했다 아이가?

그래가 일어나서.. 기분이 안 좋아가지고 세수를 하러 갔는데...

누가 쫓아오더라고...

근데 뒤를 돌아보면 없고... 뒤를 또 돌아보면 없고...

짜증이 나서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려고 하는데,

뒤에서... 뭐가 타다다닥 뛰어가는 거라?

뒤를 돌아봤더니... 꿈에서 봤던 꼬마가 다시 내한테 매달리는 거라..

진짜 무서워가지고 도망치려고 하는데...

또 앞에는 귀신같은 여자가 나타나서 내 목을 조르려고 하잖아?

소리는 안 나오고, 무섭고... 그래가지고 끙끙대다가...

온 힘을 다해서 XXXXXXX라고 욕을 했뿟지.

그러니까 둘 다 살아지데?”

 

그 이야기를 듣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제대로 느꼈다.

 

혹시 그들이 정 아무개 아저씨 위에 놀던 그 여자와 꼬마이지 않을까?

 

그래서... 니는 응급실에 실려 갔나?”

 

그런데 두영이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뭐라노, 니가 아픈데 내가 응급실을 와 가는데?”

 

? 그때 간호사가 니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데?”

 

뭐라노? 그때 화장실에서 귀신이랑 실랑이 하다가 바로 나왔구만...”

 

그 말을 듣고 숨이 콱 막혔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인지...

 

다시, 두영이가 돌아간 날을 말하자면...

나는 그날 이후, 병실을 옮겼다.

다행히 부모님이 아셔서 나를 간호했고 병실을 옮기자 기이한 일은 겪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흐른 뒤,

두영이와 이런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더러웠다.

귀신이 있다면 귀신한테 농락당한 느낌이다.

 

3년 전의 일이었지만

두영이는 그 이야기를 더 이상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스님이 두영이에게 귀신을 봐도 못 본척하고

누군가에게 귀신 본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기 때문이다.

... 본인 운이랑 관련 되어 있다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그 이야기를 술자리에 다시 꺼내면,

그건 헛것이라고 부인하곤 한다.

당시에 자신이 백수상태라서, 심리적으로 많이 압박을 받았단다.

그래서 본 것이라고?

그렇다면 내가 본 것은 무엇일까?

 

나 역시도 매우 지쳐있었지만 말이다...


병원일지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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