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식사도중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여론조사입니다.."
옳지, 씹던밥을 꿀꺽 삼켜버리고 손가락에 힘을 줬습니다.
"투표권이 없으신분은 전화를 끊어주시고, 20대는 2번, 30대는 3번,...."
4번.. ㅡㅡ;;
"남성은 1번, 여성은 2번"
2번.. 그렇습니다 저 40대 아짐맙니다.^^
이제부터군...
"최근 국회에서는 노무현대통령의 무절제한 측근비리와 민심을 외면한 마구잡이 경제정책, 그리고 어쩌구...'
전 ".. 음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1번이란말이지.."하고는 2번에 손을 갖다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래서 결국은 탄핵을 받는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이런 사실을 알고 계시면 1번, ..."
"아아아아아악!!!"
나도 모르게 전화기를 던져버렸습니다.
이것들이 누굴 갖고노나.. 아짐마 흥분해버렸습니다..
딴나라나 모 일저지른놈들의 여론조사군!!!
딴에는 아무생각없는 이들에게 탄핵의 정당성을 주입시키려는 수작인것 같은데
기도 안막혔습니다.
식사는 이미 뒷전이고 나도 모르게 소리소리 지르고있었습니다..
식구들은 숟가락을 입에문채 정지화면 되어있었고...

... 흥분이 가라앉자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에이, 끝까지 차분히 내 의견은 그렇지 않다는걸 여론조사에 반영시켰어야 했는데...
그리고는 바로 이런 생각이 뒤따랐습니다.
"내가 원래 이렇게 성질이 급한 사람이 아닌데...
 흥분 잘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말도 안돼는 짓을해서 사람을 이렇게 광분시켜 나쁜 사람들아...."

배후세력이 있다느니, 뒤에서 누가 조종을 한다느니,집단적 광기라느니...
그많은 사람을 움직일수있는 배후세력이 있으면 초대형사이비종교 교주해도 되겠다 이넘들아..

ㅡ온가족이 손에 손을 잡고 모여드는 모습을 보고 눈시울을 붉힐수밖에 없었던 한 아줌마가...
"아직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