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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침묵의 미래
게시물ID :
panic_77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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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마배욳
★
추천 :
4
조회수 :
12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17 03:21:56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8OhJS
2월 18일 오전9시
똑!똑!똑!
아.. 모처럼의 휴일인데 도대체 누구야. 이번 황금연휴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나는 원룸에서 늘어지게 쉬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를 위한 만반의 준비도 마쳐두었다. 볼만한 영화 dvd라거나 켠김에 왕까지 마인드로 플레이할 게임이라거나.
그런 연휴의 시작인 아침부터 내 단잠을 깨우다니.. 으...
"누구세요?"
나도 모르게 짜증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아, 네. 경찰입니다.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경찰?? 나는 순간적으로 예전에 토렌트를 통해 받았던 영화라거나 야동같은걸 떠올렸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그런 일로 경찰이 집을 방문하기까지 하나? 라는 의심이 들었다.
"무슨일이시죠?"
"아.. 살인 사건이 있어서요. 물어볼게 있어서 들렸습니다."
나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으며 서둘러 문을 열었다.
내 눈 앞에는 건장한 두명의 형사가 서 있었다. 정말 형사라는 이름만 아니면 조폭이라 불러도 좋을정도로 인상이 험악했다.
살인사건이라는 이름과 더불어 두명의 비주얼을 마주하고 있자니 긴장감은 배가 되었다.
"사..살인사건 이라뇨?"
"아.. 네. 윗층 502호에 사시는 분이 16일에 살해당하셨습니다. 바로 윗층이요."
"..."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16일 저녁 7시경 정도에 혹시 집에 계셨나요?"
"아.. 아니요. 그날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밤 늦게 귀가했는데요."
"그래요? 혹시 수상한 사람을 보셨다거나 특별히 기억나시는 건 없으신가요?"
"네. 16일도 17일도 연휴 바로 전이라 친구들과 늦게까지 약속이 있었거든요."
"음.. 그래요? 일단 잘 알겠습니다. 혹시 생각나시는게 있다면 연락 좀 주시겠어요?"
"네..그러죠. 그런데 어디로 연락을 드리면 될까요?"
"아! 김형사 명함 가지고 있지? 한장 드려."
옆에서 말없이 서있던 남자는 지갑을 꺼내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뭔가 아차 싶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형사님 저 명함이 없는데요."
"아이~ 이자식은 준비성이 없어. 혹시 연휴기간 집에 계실 계획인가요?"
나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대답했다.
"네.. 아마도.."
"안그래도 지금이 연휴 기간이라 이 건물에 사람들이 많이 안 계시더라구요. 윗층은 아무도 안계시구요.
그래서 연휴가 끝나면 형사들이 다시 한번 찾아 올겁니다. 그럼 그때 좀 더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
"그러세요."
"아 그리고 혹시 죄송한데 전화 한통화만 써도 괜찮을까요? 급하게 서에 연락을 좀 해야 되서요."
"아..네.."
나는 주섬주섬 휴대폰을 건네주었고 형사님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는 것 같았고, 형사님은 멋쩍게 웃으며 다시 내게 전화기를 돌려주었다.
두 사람의 형사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같은 층의 옆방을 노크했고 나는 현관문을 닫았다.
문을 닫고나서 나는 현실감각이 느껴지지 않아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바로 위층에서 사람이 죽었다니..
아무리 두꺼운 벽이 있다고는 하지만 공포감이 밀려왔다.
지금이라도 집으로 내려갈까. 서둘러 컴퓨터를 키고 차표를 검색했지만 역시나 당일의 표는 없었다.
가장 빠른 기차표는 19일 오전 9시 버스. 나는 그거라도 서둘러 예매를하고 결제를 했다.
그리고는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사정을 얘기드렸다.
그러자 부모님은 너무나 놀라시며, 어서 빨리 내려오라고 하셨고 아버지는 지금이라도 차를 이끌고 서울로 올라오겠다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괜찮으니 내일 아침 기차를 타고 내려가겠다며 아버지를 말렸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방 안에 있자니 적막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일부러 컴퓨터에 다운 받아뒀던 예능프로그램을 키고 방 안의 불도 모두 켜두었다.
물론 날씨는 화창했고 밖은 밝았지만 왠지모를 공포감에 자꾸만 몸이 떨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천장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시간이 흐리고,
저녁 8시.
해가지고 나는 늦은 저녁을 챙겨먹었다.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밥을 먹으며 계속해서 떠오르는 의문들을 나는 애써 지우려고 했다.
'정말 나는 아무 소리도 못들었을까?'
'나는 정말 수상한 사람을 아무도 보지 못했을까?'
윗층에 살던 사람은 같은 대학을 다니던 여대생이다. 내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아냐면, 그녀가 이사오던날 그녀의 어머니가
건물전체에 떡을 돌리며 인사했기 때문이다. 속으로 참 유별난 어머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타향살이하는 딸이 걱정되어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다. 그녀는 정말 숫기가 없고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인상이었다.
어떻게 자기 어머니랑 저렇게 반대일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가끔 지나치듯 마주했지만, 가벼운 목례 말고는 대화를 해본적도 없었다.
당연히 이름도 나이도 학과도 알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조금이라고는 해도 아는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다가오는 느낌이 차원이 달랐다.
뉴스에서 보던 살인사건과는 그 무게감의 차이가 현저했고,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고보면 어제 밤 어떤 소리가 들렸던것도 같다.
물론 502호인지 504호인지 알수가 없지만 술김에 어떤 소리를 들었던것 만큼은 분명했다.
하지만 아까 형사들의 말대로라면 살인은 16일 저녁 7시 전후였다고 했는데.
아니야.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나는 애써 생각들을 지우며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왁자지껄한 예능에 집중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흐르고, 밤 12시.
나는 방 안의 불을 켜둔채로 침대 위에 누웠다. 도저히 불을 끄고는 잘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보려 했지만, 눈 앞에 있는 천장.
그리고 그 넘어에 있었다는 시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찜질방을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늦은밤 집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두려워 그만두기로 했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2시.
하루종일 긴장했던 탓이진, 공포감에도 나는 슬슬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쿵!
뭔가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이 들려던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깨었고, 방금 전 울린 소리의 진원을 찾기 시작했다.
'뭐지.. 윗층에 누가 집에 왔나. 아무도 없다더니.'
쿵! 쿵! 쿵! 쿵! 쿵!
이번에는 연속적으로 천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뒷 목부터 소름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상태로 마른침을 삼킨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꽈악하고 쥐는것 말고는.
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쿵!
이번에는 더욱 분명한 소리로 그것도 굉장히 짧은 간격의 소리가 들렸다.
나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고,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밖을 나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5분이 지났을까
쿵쿵 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이젠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윗층에서 나는지 옆방에서 나는 소리인지
아니면 아랫층인지 밖에서 들리는 소리인지,
소리가 나긴 나는지 말소리가 맞는지. 그것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안되겠다. 여기있다간 미쳐버리겠어.'
나는 대충 옷가지와 지갑을 챙기고 그 길로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을 열고 다시 문을 닫자 도어락에서는 '삐비빅!' 하는 소리가 울렸고,
적막한 복도에서 그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렸다.
서둘러 복도를 지나 계단으로 향할때,
쾅!!!!
어디선가 현관문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기겁하고 계단을 미친듯이 뛰어내려갔고,
4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원룸을 빠져나와 큰도로까지 전력질주를 하고,
택시를 타고 서울역까지 다이렉트로 향한 다음 그날 새벽을 기차역에서 보냈다.
기차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나는 휴대폰도 챙기지 않았고,
심지어 양말도 신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몸은 땀에 젖어있었고 반즈음은 넋이 나가 있었다.
그렇게 고향으로 출발하는 기차에서 기절하듯이 잠이 든 나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에는 503호의 입주자가 사망하는 꿈이었다.
연쇄살인마가 5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는 꿈.
꿈에서 깨기전 살인마가 4층으로 칼을 들고 내려오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헉!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깨어났다.
고향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나는 긴장이 풀렸고,
부모님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셨는지 당장 이사할 방을 수소문해 주셨고
설연휴가 끝나면 같이 서울로 올라가 이사하기로 했다.
남아있는 계약기간이라거나 보증금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22일 오후 1시.
나는 부모님과 내 방에 있는 집들을 챙기기위해 같이 서울로 올라왔다.
이사할 곳은 우선 사촌형이 살고 있는 방에서 한동안 지내기로 결정을 했다.
그렇게 아버지의 차를 타고 원룸 건물에 도착했을때,
건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 보였다.
나와 부모님은 차에서 내렸고, 마침 거기에는 건물 주인이 있었다.
"아! 영식학생. 어디갔었어. 설날에 고향 안내려간다더니"
"아... 집에 있기가 무서워서요."
"하긴.. 그래.. 근데 왜 전화기를 두고갔어. 난 또 영식학생도 무슨일이 있는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다고.
학생이 걱정되서 실례인거 알면서도 마스터키로 방문을
열고 들어갔었어.
형사 분들도 영식학생한테 물을게 많다고 하시던데.
"
그렇게 말하며 아주머니는 내게 방안에 있었던 내 스마트폰을 건네 주셨다.
나는 스마트폰을 받으며 대답했다.
"저한테요?"
"그래, 바로 윗집에 살던 처자 있지? 그 처자가 죽었어.."
"아..네.."
"알고있었어?"
"네, 형사님들이 찾아 오셨었거든요."
"그래?"
그때 우리를 보고있던 건장한 남성이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ㅇㅇ구 강력계 김형사라고 합니다. 혹시 402호 입주자 신가요?"
"네. 제가 입주잔데요."
"네 몇가지를 좀 질문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그러시죠."
"여기서는 좀 그렇고, 괜찮으시면 서까지 잠시만 동행해 주시겠어요? 바로 근처라서."
나는 부모님을 쳐다보았고, 부모님은 그렇게 하라고 얘기하셨다. 이사짐은 다 챙겨둘테니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김형사라는 사람과 같이 경찰차에 탑승해서 근처 경찰서까지 이동했다.
경찰서 내부에 도착하자, 김형사님은 내게 커피를 한잔 내주시고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살인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으셨죠?"
"네. 대충은요."
"아... 이게 살인 사건이라고 해야될지.. 혹시 18일 밤 저녁에 무슨 소리를 듣지는 못하셨나요?"
"네? 18일이요?"
"네, 피해자가 사망한 시각이 19일 새벽 정도라고 예상이 됩니다."
".... 아니, 16일이 아니구요?"
김형사는 손에 쥐고있던 커피를 테이블에 내려 놓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되물었다.
"16일이라니요. 영식씨 무슨 말씀이시죠."
"아니.. 18일 아침에 찾아온 형사 분들이 살인사건은 16일에 벌어졌다고...."
김형사는 눈빛이 바뀌더니 나에게 그 이야기를 자세하게 물었고, 나는 그 날 아침의 일을 있는 그대로 알려 주었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자, 김형사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더니 어딘가에 전화를해 CCTV를 확보하라는 등을 지시했고
나에게 그 날 아침에 보았던 두 사람의 인상착의를 자세하게 물어보았다.
"영식씨, 그 날 영식씨를 찾아간 두 사람은 형사가 아닙니다."
"네? 그게 무슨.."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살인 사건이 되었지만 피해자가 사건 당일 사망한게 아니거든요.
원래 사건은 강도강간 사건입니다. 범행이 일어난건 17일 저녁이었던 것 같습니다."
"...."
"범인들은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를 팔과 다리 등을 끈으로 묶어두고 입에 재갈을 채운 뒤 기절시킨 채 도망을 갔던것 같습니다.
피해자는 그 상태로 방치되었고 만 하루가 지난 시점, 18일 새벽에 몸부림치다 몸에 묶인 줄이 목을 압박해 질식사 했습니다..."
"...."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영식씨 혹시 생각나시는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아주 작은거라도 괜찮습니다."
나는 다리부터 떨리기 시작해 마침내 온몸이 떨렸다.
그 모습을 본 김형사는 내 손을 잡아주며 침착하라고 말했다.
"저....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김형사는 알겠다고 했고, 나는 비틀거리듯 화장실로 향했고
비어있는 화장실 칸 안에 쓰러지듯 들어가 문을 잠궜다.
그날 밤 내가 들었던 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 했다.
쿵쿵거리는 소리,
누군가의 음성. 아니, 음성이라고 하기엔 뭔가 미묘했던 소리.
죄책감이 밀려왔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때였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느껴졌고, 나는 무심하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문자였다. 발신자는 0.
0이라는 번호만 찍혀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적혀있는 내용은
.....
문자 내용은 마침표 5개만 찍혀있었지만, 나는 그게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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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감 사유를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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