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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 아버지 썰
게시물ID : humorstory_432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참치
추천 : 2
조회수 : 6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2/17 15:36:12
배고픈데 집에 밥이 없으므로 음슴체 갑니다






아주 전형적인 한국의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하시고 어색하신 우리 아빠.
우리 아빠는 애주가임.
모든 음식에 맥주/소주/와인 한잔씩은 곁들여 드시고 매주 주말에 친구분 집에 가서 술을 푸심 (드심이 아님 푸심)
보통은 새벽 두 세시에 술자리가 끝나기에 엄마가 데리러 가시지만 
지난주 금요일에는 엄마가 친구분과 여행을 가셔서 내가 모시러 갔음




때는 이미 새벽 한시반. 밤 열시 부터 시작된 기다림에 지쳐 전화를 거니 오라고 하셔서 감
도착해서 보니 아버지는 이미 지하에 설치된 노래방의 소파에 앉으셔서 인사불성이 되심
앞에는 아빠 친구분이 신나서 흔들린 우정을 홍경민 스타일로 열창하고 있으신 상황.
노래 한곡 부르라는 청을 뿌리치고 아버지를 흔들어 깨우니 
오른쪽눈을 간신히 뜨시면서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리고 "ㅎㅎ..한곡만 더"

하.....뭐..별수 없지



한시간을 더 기다림
도저히 졸려서 더이상 기다리면 내가 운전을 못할것 같아 한곡만 좀비가 된 아버지를 끌고 나옴
차에 타니 아버지는 바로 곯아 떨어지시고 나는 얼른 따듯한 침대에 눕고 싶다는 마음에 엔진만 대강 데우고 출발함.
평소 내가 즐겨듣는 곡들이 프라이머리 (표절 ㅠㅠ), 범키, 투엘슨, 자이언티 암튼 그쪽 음악임
아버지는 7080 감성이시라 그동안 못틀던 음악을 주무시니 마음껏 틈

한참 범키의 미친연애의 코러스를 듣고 잇는데 갑자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림
식겁해서 고개를 돌려보니 인사불상이 되신 아버지가 코러스를 따라 부르고 계심
뭔가 황당하기도 하고 웃겨서 큭큭되고 있는데 아버지가



"이...이 노래 가수가 누구지....."라고 중얼거리심. 범키요. 라고 대답하니


"음.... 범키는...범키는 노래를 참 잘하는구나.....유..유아 쏘 뺏껄..."



그때 부터 참고 있던 웃음이 터져서 옆에서 미친연애를 열창 하시는 아버지를 데리고 집에 도착함.
막바지에 나오는 "예 오예에 야~야~야" 라는 파트를 듣고 간신히 진정하고 노래를 끄려던 그 순간
아버지가 인상을 확 찌푸리시며 "에이씨..." 하고 심각하게 중얼거리심


순간 술이 깨셔서 이 노래가 불만족스러운가, 불안해 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한마디

"얘는 왜 나 한테 반말이야"


눈오고 추운데 웃겨가지고 추위도 있고 집에 안전히 도착함.
그리고 이 모든 흑역사는 동영상으로 저장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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