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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에 대한 아이러니
게시물ID : art_213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널소유하겠어
추천 : 0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18 03:41:37

앵글은 두 화면을 잡는다.

첫 번째 화면은 웃는 남자의 하관이다.

콧대 아래 벌어진 팔자주름, 그리고 환하게 웃는 미소.

"그 사람은 뭐가 좋다고 그렇게 호탕하게 웃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생각할 시간도 없이 이어 두 번째 화면이 떠오른다.

시뻘개진 코에서부터 역류하듯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하며,

주름진 눈가엔 원망 가득한 폭풍을 쏟아내고 있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또 뭐가 그리 서럽기에 이토록 슬퍼하는 걸까?"

곧 이어지는 화면에선 다른 두 장면에 나온 얼굴이 같은 사람임을 말해준다.

분명히 위에선 눈물을 흘리는데, 슬피 울고 있는데,

아래에선 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잘못에 대해 속상해하며 입맛을 다셨지만,

그것을 보고 왜 웃냐고 나를 보채며 혼내던 선생처럼.

나는 울고 있지만, 눈 가린 나의 하관을 본 사람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내가 웃고 있다고 말한다.

그 어린 나이에 나는 알고 있었다.

눈을 가린 채, 미소를 짓는다면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을.

나의 눈을 가리는 것은 곧 상대방의 눈을 가리는 것과 같았다.

왜일까? 나는 울고 있는데 사람들은 나를 웃고 있다고 단정짓는다.

단지 나의 눈을 가렸을 뿐인데 당신들의 눈까지 가려지는 것은 왜일까?

end.


한 남자의 몽타주를 그려보고 싶었으나, 손이 워낙 응가손이라 

글로나마 심심한 위로를....

예전에 써놓았던 글인데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막연한 슬픔과 웃음이란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실제로 어렸을 적에 겪었던 상황도 몹시나 억울했던 상황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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