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에 나는 파워스톤에 빠져 있어서 다양하게 모으고 있었다.
모았던 이유는 이상한 효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예쁘니까.
남자 주제에 반짝거리는 걸 좋아했지만, 당시 사회인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비싼 보석은 무리라서 저렴한 파워스톤으로 눈을 돌렸다.
한번 모으기 시작하니까 빠지게 되었고 어느 순간
컬렉션이라고 말할 정도로 여러 돌을 모으게 되었다.
어느 날 모 인터넷 경매에서 돌을 찾고 있는데 검은색의 달걀 모양 돌을 발견했다.
세로 10cm 정도의 크기. 이런 비슷한 모양의 스톤은 나도 몇 점 가지고 있었지만
소개 사진에 나온 스톤은 그 어떤 것보다 깨끗하고 신비로운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였다.
갖고 싶다. 굉장히 갖고 싶다. 이렇게 매력적인데 놀랍게도 가격은 그야말로 파격적으로 저렴했다.
거의 헐값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 [이렇게 퀄리티가 높아 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최고급 명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판매자의 설명을 보면 해외여행 도중에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일단 사람의 손에 넘어간 물건이니까 이렇게 싸게 가격을 올려도 팔리지 않는 건가..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하지만 나는 별로 그런 건 개의치 않는 타입이라 즉시 거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돌이 도착했다.
정성스럽게 포장돼있었고 사진에서 본대로 매우 깨끗했다.
정말 쌌기 때문에 사진과는 다른 싸구려를 보내지는 않았을까?
그런 불안감도 있었지만, 확실히 사진에 있던 돌이었다.
기분이 좋아서 판매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사이트에 들어가니까 판매자의 등록 정보가 삭제된 상태였다.
그 돌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웠고 창백한 빛을 보고 있으면 뭐라 말할 수 없는 황홀감이 느껴졌다.
그 날은 그 돌을 쥐고 잤다.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딘지 모를 어두운 숲 속에서 나는 한 그루의 큰 나무에
묶여 있고 눈앞에는 작은 아이들이 10명 정도 서 있었다.
모두 흑발에 피부도 검었다. 복장은 마치 어딘가의 원주민처럼 보였다.
그 새끼들은 한결같이 나를 가리키며 [나루 나슈! 나루 나슈!]라고 반복했다.
나슈.....? 무슨 뜻인지 몰라서 멍하니 있는데 내 머리 위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뭔가가 내가 묶여있는 나무 위에 있다. 하지만 확인하고 싶어도 목을 움직일 수 없어서 보질 못했다.
아이들은 변함없이 [나루 나슈!]라는 말만 지껄일 뿐.
자세히 보니까 아이들은 모두 무표정으로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갑자기 무서워져서 정신없이 몸을 비틀면서 도망치려고 했다.
이 부분에서 잠에서 깼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
시계를 보니 벌써 아침. 꿈이라는 것을 깨닫고 안심했다. 이상한 꿈을 꿨구나...
샤워라도 하려고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까 오른쪽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 후로 나는 수시로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묶여있는 나. 나루 나슈라고 중얼거리는 아이들. 나무 위에 있는 무언가.
그리고 그때마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벌떡 일어나서는 꿈이라고 생각하고 안도한다.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계속 똑같은 꿈을 꾸니까 무시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 꿈을 꾼 후에는 반드시 오른쪽 눈이 충혈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이 꿈을 꾸게 된 계기가 파워스톤을 구입하고 나서부터였다.
그리고 항상 그 검은 돌을 가지고 다녔다.
바라보면 이상한 황홀감에 사로잡혀서 한시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출할 때는 주머니에 넣고 목욕을 할 때는 욕실에 가지고 오고 잘 때는 손에 들고 잔다.
지금 생각하면 참 이상할 정도.
거실 테이블에 그 돌을 놓고 가만히 바라고 보고 있었는데 그날은 친척이 놀러 온 날이었다.
어린 조카 두 명이 내가 보고 있는 돌을 보려고 다가왔다. 5살의 S와 7살의 K.
[뭐 보고 있어?] [뭐야 그 건? 보여줘!]
지금까지 그 돌을 사람들에게 자세히 보여준 적은 없었지만
아이들이 자꾸 조르는 바람에 보여 줬다.
[와 예쁘다!] [......] K는 신기한 듯 보고 있었지만, S는 무서워하는 모습.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이야? 물으니까 S는 그냥 돌이 무섭다고 말했다.
반대로 K는 S를 놀리며 웃고 있었다.
하지만 딱히 특이한 일은 없었고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놀러 갔다.
그리고 밤이 되어 저녁 식사도 끝나고 이제 친척 가족이 돌아가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뒤돌아보니까 K가 서 있었다.
[K 군?] 그런데 모습이 이상했다.
얼굴이 창백하고 눈동자도 초점이 없고 입가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K 군! 무슨 일이야? 왜 그래? 괜찮아?]
내가 K의 뺨을 톡톡 치니까 K가 조용히 입을 벌렷다.
[나슈....]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니까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S 군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은 친척 아저씨가 와서 내 모습을 보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냐며 몹시 당황했다.
나는 빨리 일어나고 싶었지만, 아저씨가 움직이지 말라며 나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혔다.
내 오른쪽 눈 근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피가 바닥에 흥건히 고여있는 것을 보고 지리고 말았다.
[아저씨, K는요?] [K? K는 있는데.] K는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오빠, 무슨 일이야?]라고 말했다.
발밑에는 피 묻은 과도가 떨어져 있었다. 이유를 모르겠다...
언제 정신을 잃은 걸까. 하지만 K가 분명히 나슈라고 말한 것은 기억했다.
그날 나는 바로 병원에 갔는데 다행히 눈에는 이상이 없고
오른쪽 눈 위에 눈썹 부분에 상처가 났지만, 시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의사가 말했다.
나중에 K에게 물어봤는데 [어느 순간 오빠가 쓰러져 있었어.]라고만 말했다.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 나는 그저 나슈라고 말한 K의 모습이 섬뜩해서 너무 깊게 묻지는 않았다.
그 후로 그 돌을 가지고 다니는 일은 그만두었다.
나는 반드시 이 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K도 그 일이 있기 직전에 그 돌을 만졌기 때문이다.
이 돌은 뭔가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돌을 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 버리는 것도 마음에 걸려서 영감이 있는 친구 Y에게 말해보기로 했다.
Y는 자신이 체험한 이야기를 여러 번 얘기해준 적이 있다.
하지만 정작 나는 Y에게 영감이 있는지 반신반의했다.
그래도 일단 연락을 해봤다.
Y [오~ 오랜만이네.] Y와 연락을 취한 것은 몇 개월 만이었다.
나 [Y. 너 영감 있다고 했지? 그거 진짜?]
Y [.... 응? 일반인보다는 확실하지.] 그 순간 Y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나 [내가 파워스톤 같은 거 모으는 거 알지? 요즈음에 이상한 물건을 구했거든..]
Y [그 돌 한 번 보면 좋겠는데..]
나 [응......]
Y [잠깐, 그런데 지금 주위에 사람 있어? TV라도?]
나 [아니, 혼자 있는데?]
Y [아...... 어쩌지.]
나 [뭔데? 왜?]
Y [아니...... 그럼 내일 네 집에 가서 얘기할까?]
나 [아니, 내가 찾아갈게.]
나중에 Y가 집으로 왔다.
이날은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상태였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굳어진 얼굴을 한 Y를 거실로 안내했다.
Y [그래, 그 돌은?] 내가 돌을 Y 앞에 꺼내놓자 Y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Y [...........] Y는 가만히 돌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Y [너, 이런 걸 어떻게 손에 넣었어? 누구한테 받은 거야?]
나 [아니,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찾아낸 거야.]
Y [아아......] Y는 이해한 것처럼 숨을 크게 내쉬었다.
평소에는 명랑하고 밝은 성격의 Y가 본 적도 없는 일그러진 얼굴을 한 것을 보고 솔직히 무서웠다.
나 [뭔가 위험한 거야?]
Y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뭔가 신에게 제사 지낼 때 쓰이는 물건 같아.]
나 [신사의?]
Y [일본은 아니고 어딘지 모를 외국.. 좋은 영향은 없다고 생각해. 그나저나 너 눈 괜찮아?]
나 [어. 괜찮아.]
Y [이 돌을 보고 있으니까 눈 아프다. 뭔가 있는 건가..]
Y [괜찮다면, 네가 가져가 줄까?] 갑자기 뜻밖의 말이라서 솔직히 당황했었다.
Y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런 물건을 잘 보관 해주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게 건네 줄게.]
Y의 제안은 솔직히 고마운 것이었다.
나도 완전히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 돌을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 [나는 괜찮겠지만... 괜찮겠어?]
Y [뭐, 괜찮지 않을까? 아마, 녀석들도 그러는 편이 좋을 테고.]
Y [그럼 전달이 끝나면 연락할게.]
그렇게 Y는 돌을 가지고 갔고 나는 겨우 마음고생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했다.
오늘부터 안심하고 잘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잠을 자기 시작했지만, 또 꿈을 꾸고 말았다.
어두운 숲 속. 큰 나무가 있고, 반나체의 아이들이 있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같다.
다른 점은 아이들이 모두 나에게 매달려 있고, 눈앞의 나무에 묶여있는 사람이 Y라는 것.
Y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내게 뭔가를 외치며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도망치려고 했다.
Y의 오른쪽 눈은 파여 있고, 피가 검은 진흙처럼 흐르고 있었다.
나도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힘에 눌리는 바람에 움직일 수 없었다. 나루 나슈!! 나루 나슈!!
아이들이 계속 반복된 말만 지껄이고 있었다.
그때 Y가 묶인 나무 위에 뭔가가 움직였다. 지금까지는 그것의 정체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꿈에서만큼은 위치가 위치이니만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뱀이었다. 거대한 뱀이 나무를 타고 Y가 있는 쪽으로 서서히 내려왔다.
그리고 Y의 머리 위에서 크게 입을 열었다. Y는 울부짖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대로 그의 대갈통이 뱀의 주둥아리에 먹히더니 시원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Y의 대갈통이 뚜뚝! 소리를 내며 몸통에서 뜯어졌다.
내가 멍하니 보고 있는데 뱀이 이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오른쪽 눈이 없는 뱀. 이 부분에서 깨어났다. 시간은 이른 아침.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심장이 뛰고 있었다.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얼굴은 눈물로 엉망진창.
나는 그대로 잠시 침대에 몸을 파묻고 울고 있었다.
Y가 죽었다. 뱀에게 먹혔다. 하지만 꿈, 그건 꿈이다. 그냥 꿈. 그렇게 자신을 타일렀다.
만약을 위해 Y에게 전화라도 해볼까?
하지만 그러기에도 마음에 걸려서 나중에 Y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Y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은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서였다.
운전 중에 터널 입구 부근에서 반대 차선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고 한다.
내가 사고 현장에 갔을 때는 사고의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미세하고 유리 파편이나 타이어 자국 같은 것이 보였다.
무엇이 Y를 죽인 것일까. 그 흔적을 보면서 멍하니 생각했다.
내 탓일까. 그런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Y는 그 검은 돌에게 죽은 것일까.
그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그 꿈이 Y의 죽음과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 뱀과 아이들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듣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올렸다.
뭔가 알 거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미안하지만, 이 글을 읽은 당신들도 뭔가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뱀은 상당히 짖궃은 녀석인 것 같다.
지금도 그 꿈은 계속 꾸고 있다.
그리고 내 오른쪽 눈은 백내장 때문에 실명됐고
Y가 죽은 곳에서 주운 그 검은 돌 조각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역시 상태는 매우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