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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선생님한테 들은 꿈 썰
게시물ID : panic_77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억속의들꽃
추천 : 11
조회수 : 2911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5/02/18 21:59:02
 
 
 
 
적분과 통계에서 회전체의 부피 구하는걸 배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회전체를 보고 UFO같다고 한 걸 계기로 외계인 얘길 조금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신 얘기로 넘어갔어요
 
제가 귀신 안 믿는다고 그랬거든요.
나는 본 적 없고 환각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랬더니
자기는 본 적 있다고 하면서 예전에 꾼 꿈 얘기를 해주셨어요.
 
고3때 수능 100일 전이었어요.
꿈에서 절벽을 뛰어넘어가고 있었대요. 곰인형을 팔에 끼고ㅋㅋㅋ
왠 곰인형ㅋㅋㅋㅋㅋ속으로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체 건강한 남자선생님이세요.
어쨌든 선생님 증언으로는 황토색이었다는 그 곰인형을 끼고 가파른 땅을 오르고 계셨대요.
 
정말 힘들게 마지막 틈과 틈 사이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올랐는데
그 와중에도 의리있게 곰인형은 끝까지 팔에 끼고 있었답니다.
여차저차해서 정상에 왔는데 밟고 있던 땅 한쪽이 한쪽이 새카만 절벽이었어요.
 
좀 소름끼쳐하던 와중에 갑자기 품에 끼고 있던 곰인형이 새빨간 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선생님 팔목을 붙들더래요.. 엄청난 힘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으리있게 곰인형을 챙겼는데
곰인형이 그런식으로 나오니까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고.
 
정말 아프더래요. 고통 때문에 잠에서 깰 정도로.
잠에서 깬 와중에도 여전히 팔목이 아프더랍니다.
보니 새카만 그림자 같은게 팔목을 엄청난 힘으로 잡고 있더래요.
 
잠결에 아빤가? 싶었지만 아버지는 야근으로 집에 안 들어온다는 걸 아는 상태였거든요.
누나나 엄마도 아니었습니다. 누나나 엄마는 이 정도 힘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팔목이 잡힌 채였는데 가위는 아니었는지 몸을 움직일 수 있었고
그 검은 그림자의 얼굴을 봤는데
 
눈과 코가 비정상적으로 크더래요.
얘가 기쁜건지 무표정인지도,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는 생김새였습니다.
머리카락은 길고.
 
무섭다기 보단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었대요.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라 잡히지 않은 팔으로 그쪽을 휘저었더니
검은 그림자가 하얗게 변하더니 투명해지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잠이 깨서 거실에 나가보니 누나와 엄마가 TV를 보고 있었다고
 
 
되게 신기하더라구요. 선생님 얘길 다 듣고 보니
제가 본 건 아니지만 제 친구가 본 귀신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이어서 제 친구 꿈 얘길 해 볼게요.
 
 
때는 몇 년 전 중1
 
가물가물하지만 여름방학이 끝난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가 자기가 가위를 눌렸다고 하더군요.
저는 한 번도 겪지 못한 경험이라 궁금해 이것저것 물어보며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름이었어요. 친구네 집 선풍기는 벽에 붙어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있는 벽에 달린 선풍기처럼요.
그 선풍기를 켜고
여름에 더워서 이불도 안 덥고 반바지에 티만 걸치고 뻗어서 자고 있는데 가위가 오더랍니다.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눈만 도로록 굴리니 그 선풍기 위해 누가 앉아있었습니다.
파란색인 남자애가 그 선풍기에 앉아서 자기랑 눈을 마주치고 있었대요.
고개도 못 돌리고 눈을 마주치고 있는데
그 남자애 눈이 새카맣더랍니다. 흰자가 없었어요.
 
몸을 오므리고 선풍기 위에서 턱을 괴고 앉아있는 모습이 얼마가 기괴했겠어요.
무서워 죽겠는데 몸은 안 움직이지. 언제 풀릴지도 모르고.
근데 그 남자애가
 
씨익 입이 찢어지도록 웃다가 사라졌대요. 가위가 풀림과 동시에.
 
 
제 얘기가 끝나고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여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추가로 들었죠
 
이 선생님이 어릴 때도 초자연적이고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누나와 분신사바를 한 적이 있었대요.
ㅇㅈ이라는 친구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고.
 
분신사바 그거 그냥 자기도 모르게 손 움직이는거 아니냐고.
무의식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펜을 움직이는 거란 소리를 들은 적 있다고 말하니
선생님이 아니 그 귀신 진짜였다고 하시며 누나랑 내가 생각하는 걸 정확하게 맞췄다고 합니다.
 
심지어 옆에서 구경하던 그 친구의 생각도요.
제 친구가 지금 뭘 생각하고 있냐고 귀신한테 물으니
 
통닭
 
이렇게 쓰더랍니다. 그래서 친구한테 너 방금 통닭 생각하고 있었냐 그러니
어떻게 알았냐고 놀라워했대요.
 
누나는 사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까지 맞췄다면서.
 
수능 수리 30번 답이라도 물어보지 그랬냐니까
미래는 잘 맞추지 못한다고.
 
기승전수능이 되어버렸네요.
 
사실 귀신얘기보다
수능이 더 무서워요.
 
최근에 수능치고 고사장을 나오는 꿈을 꿨는데
진짜 과장없이 똥나오게 무섭더군요.
수능을 치는 시점의 꿈은 아니었고 다 끝난 시점의 꿈이었는데
눈물도 안 나오고 손은 떨리지
 
꿈에서 어? 벌써 내가 수능을 쳤어? 많이 남은 줄 알았는데?
어떡해?
어떡하지
꿈이었음 좋겠다
꿈이었으면...
 
내가 무슨 문제를 풀고 무슨 답을 체크했는지 하나도 생각 안 나지.
모의고사를 쳤을 때도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생각 안 나는게 당연한 거였어요. 수능을 안 쳤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꿈속에서 한바탕 멘붕의 쓰나미를 겪고 눈을 뜨니
현실에서도 제가 손을 벌벌 떨고 있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신보다 더 무서운 수능.
초딩때 빨간마스크가 뒤쫓아오는거 학원차로 따돌리는 꿈도 꿔 보고
온갖 기분나쁜 꿈은 다 꿔봤지만
수능 꿈만큼 무서운 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진짜 기승전수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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