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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거대한 괴물>을 읽고
게시물ID : readers_18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6raxas
추천 : 0
조회수 : 26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18 23:39:32
거대한 괴물은 벤저민 삭스라는 인물이 자동차 폭파 사건으로 사망하고, 
그의 차에서 작중 화자인 피터 아론의 연락처가 나오며 시작된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가던 성공한 작가 벤저민 삭스. 
그가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삶의 끄트머리로 치닫는 과정을 
동료 작가이자 친구였던 피터 아론의 과거 회상으로 이야기는 그려진다. 

이 책의 원제인 리바이어던 또는 레비아탄은 
성경에 나오는 깊은 바다 아래 사는 거대한 괴물을 의미한다. 
바다 아래에서 언제든 그 모습을 드러내 유랑하는 배를 덮칠 수 있는 거대한 괴물. 

여기서 배를 우리 자신, 배의 항로를 우리 인생이 헤쳐가야 하는 길이라고 설정한다면 
리바이어던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힘을 의미한다. 
이 힘은 언제든 우리 곁에 존재하며 우리를 집어 삼킬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벤저민 삭스의 변화하는 과정과 몰락을 통해서 
우리들의 인생에 이 보이지 않는 힘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그 영향력에 인간이란 얼마나 무기력하게 침식당하는 존재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우리가 인생이라는 항로를 개척하고 항해하는 행위를 
쓸모없는 짓이라고 결론 짓는 것은 아니다. 
벤저민 삭스와 대비되는 그저 그런 작가의 삶을 살던 피터 아론은
결국 작가로서 명성을 쌓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인생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벤저민 삭스는 거대한 괴물에 집어 삼켜졌지만, 
피터 아론은 굴곡은 있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의 자그마한 선박은 언제든 거대한 힘에 의해 좌초되어
망망대해에 그저 정처없이 떠다니는 판자 조각 신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목표를 가리키는 각자의 나침반을 지니고 있다면, 
설령 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그 방향성만큼은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배에 승선해 재차 바다를 가르며 전진하거나, 
전한 항로로 진로를 변경하고, 
그것도 아니면 처음으로 되돌아가 만반의 준비를 갖춰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리바이어던과는 별개인 우리들 자신의 선택이고 자유의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구체화하고 명확한 목적 의식을 지닐 필요가 있다. 
선박의 창고는 정신력과 체력을 지탱해 줄 물품들로 가득 채우고, 
돛대는 바람을 태워 속도를 높이고,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키를 움켜쥘 수 있는 목표 의식. 

우리는 우리의 삶에 깊게 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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