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자력·기후학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 13인이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해달라는 공개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서한은 공동 명의로 작성됐으며 마이클 쉘렌버거(Michael Shellenberger) 미국 독립 환경단체인 환경발전(Environmental Progress) 대표가 국민인수위원회를 통해 전달했다. 쉘렌버거 대표는 미국 타임지가 '환경의 영웅(Hero of the Environment)'으로 선정한 인물로 다수의 환경학 관련 저서를 썼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전문가로는 퓰리처상 수상 경력이 있는 역사학자 리처드 로즈(Richard Rhodes), 기후 과학자 제임스 한센(James Hansen), 리처드 뮬러(Richard Muller) UC버클리 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한국은 높은 신뢰도와 경제성을 보유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전세계 원자력계의 선두주자"라며 "만약 한국이 원전을 폐지한다면, 전세계는 인류를 가난에서 구제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저렴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공급자를 잃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 또 “한국이 20년간 검증된 원전 기술력을 포기하면 세계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만이 남게 될 것"이라며 "원전의 단계적 폐지는 해외 원전 사업에 필요한 인력과 공급망을 와해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6년 태양광 및 풍력은 한국 내 전력공급의 1%와 0.35%를 담당했다"며 "한국이 만약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태양에너지로 교체할 경우, 현재 신안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단지와 동일한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4400기를 건설해야 하는데, 이는 서울 면적의 5배에 달하는 부지를 요한다"고 적었다.
이들 전문가는 한국이 원전을 폐지할 경우 "원자력을 천연가스로 대체하기 위해 신규 발전소 건설에 230억 달러의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되며 천연가스 수입에 매년 100억 달러를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이 원전의 단계적 폐지 대신 "이미 사고 저항성이 높은 핵연료 개발 및 새로운 원전설계 등을 통해 향상된 원자력의 안전성 및 경제성을 더욱 개선하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다양한 에너지 및 환경 과학자 및 전문가들과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