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 선배가 "장미의 이름에서 '시학'은 단지 장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던 걸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저는 시학을 장미의 이름에서 중요하게 다뤄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조별 발표에 시학에 관한 내용을 넣으려고 했는데
선배 말을 듣고 별 생각없이 시학에 관련된 내용을 뺐어요.
그런데 이제서야 조금은 알 거 같습니다.
왜 그 선배가 그런 말을 했는지.
시학을 몰랐어요.
장미의 이름에서 아드소의 장미, 그 소녀(창녀)는.
아드소에겐 시학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소녀와 그 소녀를 구해주지 못한 선택이 중요한 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