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 향응·성접대 정황‥파문 건설사 사장 "25년간 검사 100여명 접대" 검사장급 2명 실명 거론대검, 특별감찰 검토 한 건설업체 사장이 검사 100여명에게 20여년간향응을 제공하고 성접대까지 했다고 주장해 진위 논란이 이는 가운데 접대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조직은 도덕성에 다시 한번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MBC `PD수첩'은 20일 경남지역의 건설사 사장 정모씨가 지난해까지 25년간 현재검사장으로 재직 중인 2명을 비롯해 부산ㆍ경남지역의 검찰청을 거쳐간 검사 100여명에게 돈봉투 및 향응 제공과 성접대까지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룸살롱 여종업원의 증언 등을 공개했다.
방송에서 정씨는 작년 3월 말 한승철 현 대검 감찰부장과 부장검사 2명에게 룸살롱에서 술을 샀고 부장검사 한 명에게는 성접대를 했다며 당시의 룸살롱 여종업원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여종업원은 성접대 사실을 우회적으로 긍정했지만 해당 부장검사는 부인하면서 정씨가 술값을 낸 점만 인정했다.
정씨가 접대 장소로 자주 이용했다는 룸살롱 건물 위층에는 모텔이 있었는데 다른 종업원은 `검사들이 (술마신 뒤) 모텔로 올라가는 걸 봤느냐'는 제작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는 또 1984∼1990년 진주지청장에게 매월 200만원을, 평검사들에게는 매월 60만원의 돈을 줬다는 기록을 공개하면서 진주를 떠난 검사들도 서울에서 따로 만나 현금이 든 쥐포 박스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사 건물 지하에 룸살롱을, 4층에 객실을 만들어 진주지청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했고, 당시 정씨의 회사 직원은 지청장을 직접 배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인터뷰에서 접대 배경과 관련, "사건 부탁도 하고 (쉽지 않은 청탁도) 다 들어준다"며 "지금 생각해도 무리수였던 것들을 다 해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2003년 부산지검 부장이던 박기준 부산지검장을 접대하면서 부서 회식 비용도 지원했고, 당시 부산지검에서 같이 일하던 한승철 부장의 부서 회식에서 돈을 낸 것은 물론 사무감사를 나온 감찰부 검사를 접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에서 공개된 정씨와 박 지검장의 통화에는 "우리가 말하지 않고도 이심전심으로 동지적 관계에 있다"는 등 둘 사이의 친분을 짐작케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정씨는 당시 접대에 사용한 수표의 일련번호를 적어둔 기록도 공개했다.
정씨는 검찰이 자신을 수사할 때 수첩을 압수해 접대기록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지검장은 "정씨를 사기 사건으로 수사하던 중 원칙대로 처리하자 마치 과거에 검사들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허황된 사실을 제보한 것"이라며 정씨와는 한 두번 만난 사이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대검찰청은 정씨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가리기 위해 특별감찰조직 구성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21일 대응방침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