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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애기들을 평생 싫어할 줄 알았어요.
게시물ID : baby_6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박사의모험
추천 : 6
조회수 : 7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20 22:24:47
설이라서 외갓댁에 가서 여섯 살, 네 살, 두 살짜리 조카들을 돌봤으니 육아게에....!!

일단 저한테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최소 9살) 사촌언니, 오빠들이 있어요.
벌써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편의상 조카들이라고 부를게요!
조카들은 A (6살,남아) B(4살,남아) C(2살,여아) 이렇게 있는데요

저는 원래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지 않아요.
공공연하게 3살 이전까지는 소리지르는 것들이고 4살 이후부터는 말하는 말썽쟁이들이다 라고 이야기했는데요.....


1. 외갓댁에 갔더니 4살짜리 조카가 먼저 와 있지 뭐예요.
얘가 먼저 저한테 막 아는 척을 하길래 어, 왔어 B야? 하면서 소파에 앉았더니
헤헤 하면서 자석으로 된 장난감을 저한테 주는 거예요........
요즘은 이런 거 가지고 노니? 이런 거 해야 나중에 초등학교 가서 입체도형 잘 한다더라
하고 핸드폰을 꺼내는데 얘가 저를 톡톡 치더니

애기.............

하면서 저한테 인형을 주는 거예요.....

이거 나 주는 거야? 하니까 에헤헷 하면서 웅!!! 이라고..........
너 이모 누군지는 알아? 하니까 웅! 하면서 저한테 강아지 인형을 뙇..........
여기서 한 번 심쿵하고 그 다음 번에 팔 벌리니까 안겨들어와서 2차 심쿵...........



2. 근데 어려서 그런가 체력이 장난 아니길래 동생이 얘 놀아주는 틈을 타서 잠시 잠들었어요
깨고 나니 6살짜리 조카 A가 와있더라구요 꼬까옷 입고.....

어 왔어? 하니까 네!! 헤헤. 이러길래 응, 가서 놀아, 하고 더 자는데
얘가 자꾸 외할머니 댁 전화기를 잡고 놀더라고요.
그래서 A야, 너 그거 막 건드리면 안 돼. 이러니까 갑자기 울먹울먹하면서
엄마 보고시퍼..................(울먹)
이러더라고요.......? (사촌 새언니가 아파서 못 옴. 얘는 이틀 째 엄마를 못 봤나보더라고요.)

엄마 보고싶어? 근데 집에 가야 엄마 보는데? 이러니까
전화....... 이래서 전화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근데 얘가 공, 일, 공! 하면서 전화번호 하나하나를 부르면서 찍더라고요 여기서 한 번 더 심쿵 ㅠㅠㅠㅠㅠ

우와, A야, 너 엄마 번호 알아? 이러니까 네!!!(해맑)
그 이후로도 얘가 자기 아빠 핸드폰으로, 할머니 전화기로, 그리고 심지어 제 폰으로도 사촌새언니한테 전화해서
본의아니게 사촌새언니 번호를 저도 외웠네요





3. C는 아직 낯을 많이 가리고 엄마 품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 애예요
오늘도 사람이 많아서 스트레스받나 싶어서 멀찍이 떨어져서 애기 구경만 했는데
어제 저녁 먹을때쯤 언니는 C 밥 먹인다고 안방에 들어가더라고요.
애기가 이유식 먹을 때도 퉤퉤 뱉고는 해서 언니는 밥도 못 먹었는데 힘들겠다 생각하고 따라들어갔더니
아니나다를까 씨름중;ㅅ;.....
애기 붙잡고 우와아아 스티커다, 우와아아? 이거 뭐야아? C야, 요거 봤어? 하면서 놀아주니까
헤헤? 하면서 눈웃음을 짓는데 거기서............심장........무리............
맘마 먹으면서 해야지, 아 하세요, C, 아. 하니까 또 아- 하고 이유식을 받아먹어서 한 번 더 심쿵.........





4. C 밥을 다 먹이고 다른 방에 들어가니까 A가 외할머니 화장품을 가지고 놀더라고요.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요건 모지? 요건 모지이이? 하고 있어서 제가
A야, 할머니 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 이러니까
고모, 이건 뭐예요? 하면서 자꾸 물어보더라고요.
할머니한테 여쭤보니까 그냥 놔두라고 하시길래 놀아주자 싶어서 같이 장단을 맞춰주는데

(립스틱을 꺼내들며) 고모, 이건 뭐예여???
그거 입술에 바르는 거야.
발라볼래여!
해봐.
에헤헤헤?

(이 와중에 립스틱 색깔 예뻐서 어디꺼인지 적어갔....)

문제는 얘가 파운데이션을 건드리면서 자꾸 고모 이건 뭐예여??? 이건 어따 발라여? 하더라고요.
그래서 A 볼을 콕콕 누르면서 A야, 아까 로션 발랐지? 요건 로션처럼 얼굴에 다 바르는 거야. 하니까
발라볼래여!!! 하더라고요. 근데 피부에 좀 안 좋을 거 같아서
A야, 근데 이거 바르면 우리 A는 바르고 나서 또 세수해야하는데? 괜찮아? 하니까
헤헤?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얘가 씻는 거 싫어하나보더라고요. 아까 떡진 머리 감겨주는 것도 거절했음...

그래서 이제 그거 내려놔 하니까

고모! 고모가 발라보세여!!
...........내가?
네! 고모가여!
꼭 발라야돼?
헤헤, 네(해맑)

........도저히 해맑은 웃음에 당할 수가 없어서 고모가 미안한데 혹시 손에 발라도 되니? 했더니 끄덕끄덕....
결국 손에 파운데이션 두 종을 발랐습니다....그래도 귀여워ㅜㅜㅜㅜㅜ


근데 그 와중에 자꾸 화장품을 내팽개치길래 팔 붙잡고
A, 이거 A꺼야, 아니야? 하니까
할머니꺼요! 하길래
그럼 할머니 꺼니까 제대로 정리해야하지? 그치? 그러니까
네! 하고 정리하더라구요......... 맨날 볼 때마다 치워라, 어지르지 마라 뛰지 마라 혼내서 미안해 A야.........




5. 한참 놀아주다가 A가 집에 가기 전에 신발 신겨주세여! 이러길래 신발을 신겨주면서
너 근데 고모 기억은 하겠냐? 이러니까 기억해여!!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네가 나를 어떻게 기억해? 이러니까
쩌번에 봤자나여!!!!(저번 할머니 생신 때 봄. 그 때도 엄청 혼냈는데ㅠㅠㅠㅠㅠㅠ)
그러길래 저번에도 고모가 함부로 뛰어다니지 말라고 혼냈는데 그거 기억해? 하니까 또 해맑게 네!
괜히 짠해져서 A야, 고모 무섭지는 않아? 하니까 안 무서워여!(해맑) 하더라고요.
..........다음 번에는 꼭 선물을 사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6. 마지막 ㅠㅠㅠㅠ 어제 A랑 B는 집에 가고 오늘 C만 다시 왔는데요
오늘도 여전히 까칠한 C.......였고 자는 중간에 봤는데
잠결에도 어머 우리 C가 왔네 싶어서 C 안녕? 안녕하세여? 하면서 손을 막 흔들어줬더니
또 눈웃음을 찡긋하면서 손을 흔들더라고요.......... 여기서 자다 말고 심쿵사 할 뻔

그러더니 얘가 과일을 좋아해서 과일을 하나하나 먹길래
우와 우리 C 혼자서도 되게 잘 먹네! 하면서 박수를 짝짝 쳐줬더니
포크로 과일을 콕 찝어서 저한테 주더라구요..................
신나서 받아먹으면서 막 박수치면서 언니 나는 이제 삶의 의미를 찾은 거 같아, 이랬더니
자기 잘했다고 박수치는 건 알아서 또 같이 웃으면서 박수 짝짝......

오늘 귀경하기 전에는 C야, 윙크 해줘, 윙크! 했더니 윙크도 해줬어요...............
좋은 삶이었다..................







진짜 애기들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조카들은 정말 귀엽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에는 꼭 애기들 선물 사가야겠어요 아직 제 나이가 어려서 애기들 뭘 사줘야할진 모르겠지만요ㅠㅠㅠㅠㅠㅠㅠㅠ
집에 있는 제 곰돌이 컬렉션이라도 깨끗하게 빨아서 갖다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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