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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했는데 남자가 장애인이면 좀 그렇죠? 를 쓰신 분이 보시길..
게시물ID : gomin_13615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하님
추천 : 13
조회수 : 4802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15/02/21 09:49:19

매번 고민게를 읽기만했던 유저입니다. 모바일로 쓰고있어 오탈자가 많을 수 있어 일단 양해의 말 먼저 올립니다. 

이글을 보실지 못보실지 모르지만, 쓰신글을 보고 남이야기 같지 않아 글을 씁니다. 저는 일단 다음달 임신 6개월차로 결혼을 앞둔 속도위반 새신부입니다. 현재는 쉬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직장에서 연애 생각은 하지않은 채 승진과 나를 위해서만 일하던 나에게 쓰는 시간도 모자란 연애와는 담쌓던 여자였습니다. 

작년에 서른이 되자마자 외할머니의 성화에 소개팅이 아닌 맞선을 보게 되었습니다. 딱히 연애 생각도 없었기에, 결혼은 상상도 하지않았던 저는 몇번의 거절끝에 맞선을 보러 나갔고, 그곳에 나온 상대는 지금의 예비신랑이었습니다. 작성자님과 비슷하게, 아니 조금더일수도 모르겠습니다. 왼손 손중에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이 없고 엄지손가락은 울퉁불퉁한.. 

하지만 제 남편은 밝았습니다. 시어머님 말씀으로는 남편 임신중에 감기약을 드셨다던데 그때문인지 탯줄에 감긴 때문인지 날때부터 손이 불편했고, 결국 어릴적 수술로 손가락을 잃었다고 하시더군요. 한 평생을 왼손은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살았던 남편, 유년시절 내내 아마도 놀림도 많이 받고 컸을테고 작성자님 말대로 취업도 아마 많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그런 그늘이 없는 사람 같았습니다. 당당하고,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상처가 있어서인지 배려깊고. 저는 그런 제 남편이 좋았습니다. 한달을 만나고 정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작성자님, 기죽지 마세요. 세상에는 더 힘든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손가락 열개가 너무나 당연한 사람이었고, 없을때의 불편함은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했구요. 저희집에서는 딸이 저 하나밖에 없어서 남편과 결혼을 약속하고 식구들에게 남편의 핸디캡을 말씀드렸을때 엄마는 그 사람 그늘은 없느냐 먼저 물어보셨었습니다. 그런 거 없다, 뭐든 노력하고 열심히 한다, 말하니 그럼되었다 하셨습니다. 친구들도 남편을 만나보고 말했습니다. 제가 어떤 면에 반했는지 알것 같다고.

작성자님, 절대 기죽지 마세요^^ 저는 기죽어있지않은, 당당했던 남편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사귀고 얼마 후 남편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왜 자기 손가락에대해  묻지 않느냐고, 저는 남편에게 대답해 줬어요. 상관없으니까 묻지않았다고. 

작성자님께 그때  남편에게 했던 이야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마나 힘이 되어드릴지 모르겠지만요^^

세상에는 키작은 사람, 키 큰사람. 뚱뚱한사람, 마른 사람, 쌍커플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이 있지요...그것과 다를게 없어요. 그러니 기죽지 마세요. 그런것과 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이유로 저는 남편의 왼손이 전혀 상관없었습니다. 남편은 중고등학교 친구들도 많아 결혼 전 친구들에게 인사도 힘들 정도였고, 취미로 수영도 오래해서5km수영 마라톤 참가도 하고 여름이면 바다수영도 갑니다. 겨울엔 친구들과 보드도 타러다니구요. 

반지는 불편하다고 결혼반지 안한다는 남편에게 반지 안끼고 밖에서 총각행세 하려고 하냐고 질투아닌 질투해서 저렴한 커플링으로 결혼반지도 했습니다. 남편은 오른손에 끼겠지만요^^;

쓰다보니 남편자랑 팔불출이 되었네요. 지금은 저희집에 잘하는 100점 사위입니다. 내려와서 엄마랑 할머니랑 맥주도 마시고 고스돕도 치구요^^ 작성자님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나 컴플렉스는 있습니다. 저도 큰 체격과 남자같은 괄괄한 체격이 컴플렉스입니다. 임신하고 야채만 먹어도 살이쪄서 남편이 코끼리라고 놀릴정도로요! 작성자님의 컴플렉스도 누구에게는 상관없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죽지마세요^^

두서없는 조악한 긴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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