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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외삼촌 감사합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8037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침햇살1201
추천 : 2
조회수 : 3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21 14: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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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다섯 솔로 여징어예요.
 
공부하고 있는게 있어서 10년넘게 해 온 사회생활을 정리하고(회사를 다녔었어요.)지금 백수로 찌그러져있지요.
 
다음달부터 시험보고 합격하면 일자리 알아보려고 생각중이예요.마침 공부도 다 끝나니까요.
 
하루하루 내가 왜 사나 자괴감도 많이 들고 그렇거든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그런것 같아요.
 
친여동생이 올해 결혼을 해요.(나이 31살)
 
외가에 설날에  가면 또 결혼해라 왜 남친없냐 이 소리 들을까봐 솔직히 가기 싫었어요.
 
해마다 듣던 소리니까요.
 
외가에 가니 다들 동생 결혼을 축하해주면서 저에게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네요.
 
언론에서 설날에 가장 듣기 싫은 소리 1위가 왜 결혼 안하냐 올해는 해야지, 이렇게 기사를 많이 내는 바람에 알아서 자제해주시는 분위기라서 감사했고요.
 
큰 방에서 약주드시던 큰 외삼촌께서 벌떡 일어나셔서 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러시네요.
 
"괜찮아.. 00아, 니 동생이 정상이 아닌거야, 저 나이에 시집가기엔 너무 빠르잖아. 어떤 나쁜놈이 너 만나려고 꼭꼭 숨었는갑다. 사람은 일찍도 만나고 늦게도 만나는 법이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솔직히 이런 말을 부모님에게도 안 들어본 말이었습니다.
 
괜히 기분이 우울해하면 동생이 먼저 결혼해서 샘나냐, 이런 소리만 들어봤었거든요.
 
아니라면 거짓말이겠지만, 조바심이 드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해져서 이런 마음 드는 것도 나이먹고 유치한 게 아닐까 싶어서 그랬었는데, 그 자리에선
 
"괜찮아요 전..^^"
 
이렇게 웃어보였는데 집에 도착해혼자 방에 들어와 눈물 흘리고 말았네요.
 
여태까지 주변에서 이런 따뜻한 말을 해준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봐요.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은 요즘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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