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aboutmjin/220243733581이 포스팅의 댓글들을 보면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심의제도 어느정도 원인제공을 했을테구요.
어떤분은 영화산업계가 대중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있다고 하시는데
저는 영화산업계가 대중의 수준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눈에 확보이는 유명배우나 자극적 표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국사람은 흥미를 안가지니까요.
배우의 유명세나 과시욕에 민감한 이런 부분은...일종의 문화 지체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영화포스터뿐아니라 영화자체의 수준, 가요, 디자인, 등등 거의 모든 문화예술분야에서 나타납니다.
경제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죠.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심합니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문화적 발전도 눈부셨죠.
하지만 그조차도 다양한 문화코드에 대한 접근보다는 일부코드가 전국적으로 열렬하게 사랑받는 풍토가 강하다보니
다양한 문화코드를 접하고 즐기는 대중은 매니아라고 치부되는데,
사실 문화라는것은 다양성이 커지고 즐기는 스펙트럼이 넓어질때 발전하고 수준이 올라가게 됩니다.
새로운 종류의 음악을 들어보고 즐길줄 아는 사람이 비슷한 종류의 음악이 나왔을때, 시류에 편승치 아니하고 좋은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수있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본 사람이 나중에 그런 음식을 먹을때 제대로 음미할줄 알고
새로운 패션도 구경해본 사람이 두번째 볼때 낯설지 않게 저 패션의 어떤점이 멋진건지 보는눈이 생기고
새로운 패션코디해본 사람이 그다음에 더 멋지고 어울리게 디테일을 살릴수 있고,
파격적인 예술디자인을 접해본 사람이 새로운 디자인을 받아들일때 거부감이 적죠.
CJ같은 대기업이 투자, 제작에 관여하는 작품의 경우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업계에서는 '지방수준으로 낮추라'는 표현을 씁니다.
사실 서울과 지방차이가 크진않은데도, 왜 그렇게들 말하는지는 모릅니다만
적당히 수준을 낮춰야 오히려 전국관람객수가 늘어난다는게 제작단계에서는 진리입니다.
울고 짜는 장면을 좀더 시간을 늘리라던가, 대사를 좀더 쥐어 짜내거나
마지막 장면은 감동의 쓰나미를 느낄수 있게 심오하고 웅장하고 드라마틱하게 나레이션을 쓴다거나
이런 부분들에서 자연스럽기보다는 조금 과장되게 하라는 의미로 '좀더 지방수준으로 해라' 라고 합니다.
다양한 문화예술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고, 큰인기를 얻는 가요, 영화, 드라마의 수준도 상향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한국대중의 스펙트럼은 좁은편이고, 작품과 이미지의 미묘한 뉘앙스를 해석하기보단. 찬반양론과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화려함을 편하게 느끼는것 같습니다. 영화포스터에 관한 이 포스팅은 그런부분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주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