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발렌타인데이이다........... 여자친구에게 뭔갈 주긴 주어야 하는데.......... 서랍을 뒤지다가 내 멍청한 어린날의 일기들을 찾았다... 하하... 웃음이 난다.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온통 그 애의 얘기 뿐이군..
발렌타인데이..... 여자친구의 집 앞이다.. 주차를 하고 한참이 지났는데.. 왜 안나오지... "미안... 늦었지... *^ ^*" "아냐..." 오늘 따라 여자친구가 더 예쁘게 보인다........... 한껏 치장을 한 머리도... 분홍색 원피스도.. 역시 여자들은 발렌타인데이에 갖는 기대가 더 큰가보다.. 선물도 기대하고 있겠지...? "...여기.. 발렌타인데이 선물..." 무뚝뚝하게 선물을 건내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 그녀. "고.........고마워.." 들쑥날쑥 엉망인 리본.. 서툰 가위질로 삐뚤삐뚤하게 오려진 빨간하트로 도배가 된 카드.. 그리고 너무 오래된 초콜릿... 역시 실망한걸까.. "이거............... 초등학교 1학년때 만든거야... 그땐 용기가 없어서 못줬지만... 지금은.. 줄 수 있어서 기뻐." ... 에밀리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쳐다본다....
지미는....... 초등학교 1학년때 만난 첫사랑과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고 하네요...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그 초등학교 1학년때 밤세워 만들어 놓고 용기가 없어 주지 못한... 서툰 포장의 선물을... 드디어 줬다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결혼을 할꺼라고... 그러네요..
. . . 발렌타인데이의 원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용되기 쉬운 말... 사랑한다는 말................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소중하고 조심스런 마음들이 이루어졌으면 해요. *^ ^* 힘든 사랑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긴 기다림을 이어가는 모든 분들, 다 힘내세요............^ ^ "사람"과 "삶"과 "사랑"과 "살다"는 모두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해요. 사람이 사랑이고.. 삶이 곧 사랑이고.. 사랑이 곧 삶인거죠... 사랑때문에 아프더라도... 사랑하고 있다는게 자체가 축복인 것 같습니다...
"달리다가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던 극기훈련 때, 난 달릴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는 걸 감사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비웃었었다. 자꾸 어긋나는 인연에.. 힘든 사랑에 몇 해를 울면서, 난 비로소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가진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 2002년 겨울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