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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의지와의 싸움이다?
게시물ID : diet_96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yler_Durden
추천 : 19
조회수 : 947회
댓글수 : 78개
등록시간 : 2016/06/29 10:58:23
 *** 주의 : 핵노잼 주의! 

1) 다이어트는 의지와의 싸움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다이어트는 의지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의지력만 가지고 출발하고 성공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런 것을 부러워하시면 안됩니다. 그런 분들은 천재와 같습니다. 그냥 그렇게 타고 난 거죠. 먼저 가게 보내주세요!

여기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에 어떤 알약 하나를 먹으면, 무기력해지고 먹는 것이 전부 살로 가고, 심지어 많이 먹게 된다면, 여러분은 이 알약을 드실 건가요? 

2) 다이어트란 본능과의 싸움입니다. 

본능은 늘 '생존'을 목표로 하죠. 인간의 소화 시스템은 진화의 끝판왕입니다. 가장 진화한 생물답게, 치아를 통해 거의 완전히 부서진 음식물이, 타액과 소화액에 의해서 곤죽이 되어서, 엄청난 양의 소화 효소로 인해 분해되고, 소장과 대장에서 각기 흡수되는데, 소화에 사용하는 에너지가 다른 포유류에 비해서 엄청나게 적습니다. 

게다가 여분의 에너지가 많을 경우 ATP를 저장하는 탱크, 간에서 가까운 에너지 탱크를 만들어 내죠. (바로, 복부 그물막입니다.) 

그런데 이 에너지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 뇌는 많은 일들을 합니다. 기근으로 인식되는 상황이 되지요. 그렇게 되면, 위에서 물어봤던 살찌는 알약을 먹는 셈입니다. 

1) 사용 에너지를 줄여서 무기력하게 만들고 
2) 들어오는 에너지를 전부 저장하는 한편, 
3) 못먹던 음식을 먹게 만들고 먹던 음식은 더 맛있게 먹게 만드는

카나비노이드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죠. 오래전, 기근의 시기에는 이 카나비노이드가 굉장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무껍질이나 벌레를 잡아먹고 풀떼기를 씹으며 최대한의 영양소를 흡수 및 저장하면서 연명할 수 있었죠. 하지만 현대에서 이 카나비노이드가 발동하게 되면, 현대 인간의 뇌는 기근을 버텨본 적이 거의 없으므로 이상활동을 하게 됩니다. 폭식증이나 거식증이 그 반작용이죠. 이것이 오랫동안 섭취 칼로리를 줄였을 때 나타나는 일입니다. 즉, 다이어트를 함으로써 우리는 오히려 살찌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밥을 굶으면 성장호르몬과 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되며 몸을 더 '크게' 만들어 줍니다.

3) 본능 = 무의식 = 뇌.

인간의 뇌는 의식과 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빙산의 일각으로 자주 표현되는 의식은, 사실 컨트롤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컨트롤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뇌나 몸에는 컨트롤 불가능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호흡을 매번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 보면, 끔찍하실 겁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는 것도 버릇이 되게 되면 그 때부터는 무의식중에 처리됩니다. 즉, 인간은 강력한 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기굽는 알바를 하다가 정줄을 놓으면 손님의 고기를 입에 가져가기도 하죠. '습관적으로' 말이죠.

4) 습관의 개발. 

그래서 현대의 다이어트는 습관의 개발입니다. 그냥 굶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인간의 몸은 지나친 지방을 섭취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지방 조직은 렙틴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더 먹을 필요 없습니다.' 라는 메세지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지방이 많은 사람은 생각과는 다르게 그렇게 많이 먹지 않게 됩니다. 틀렸다고요? 

그것은 현대인의 식습관과 연관이 있습니다. 

1) 현대인은, 너무 빨리 먹습니다. 인간이 포만감을 느끼는 데 필요한 시간은 15분에서 30분 이내입니다. 즉, 우리들은 뇌가 배부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전에 너무 많이, 접시위에 담겨 있는 만큼을 전부 먹어버립니다. 

2) 포만감이 적은 음식, 즉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합니다. 칼로리 대비 탄수화물의 포만감을 1이라고 하면, 단백질이나 지방은 2 정도 되지요. 결국 이상적인 배합비는 단백질 5~6, 탄수화물 3~4, 지방 1입니다. 1번과 함께, 30분 정도에 걸쳐 천천히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3) 맛있는 음식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중세시대만 해도 몸에 곡선이 있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몸에 곡선이 있을 정도로 무엇인가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죠. 하지만 현대인은 어떻게든 몸에서 곡선을 없애고 싶어합니다. 사실 이것은 보디빌더가 아닌 이상,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육체미가 아니라 건강에 초점을 맞추자면, 지방은 훌륭한 에너지원이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게 만드는 방어책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현대에는 적당한 돈을 지불하면, 맛있는, 즉 바꿔 말하면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을 얼마든지 섭취할 수 있죠.

5) 맛과 칼로리.

인간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맛있다'라고 인식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맛이 없을 때, 무엇을 더 넣어야 할까요? 설탕 적당량입니다. 단맛은 음식의 밸런스를 잡아주게 되지요. 튀긴 음식의 맛있음은 설명할 필요도 없지요. 왜 이런 음식들이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결국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고 저장을 하면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인간의 뇌는 포도당을 좋아하며, 달콤한 음식은 뇌의 보상중추에 긍정적인 작용을 줍니다. 고생한 날은 아메리카노 대신에 초콜릿칩과 생크림을 듬뿍 얹은 프라프치노가 더 땡기는 법이죠. 

6) 그래서 Action plan은?

본능, 즉 지금까지의 무의식을 바꾸는 방법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서 태어나지 않았는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자기도 모르게 담배를 피워 무는 것과 같은 이치죠.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처리했던 일들을 의식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단, 습관이 될 때까지는. 언제부턴가 걷기가 귀찮아졌다면, 가까운 거리는 시간을 내서 걸어보는 것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사는 대신에 과일 쥬스나 운동기구등을 살 수도 있죠. 그렇다고 해서 맛있는 음식을 전부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맛있는 음식은 생존에 도움이 됩니다. 대신, 천천히 맛있는 만큼만 드세요. 맥주 같은 거죠. 일 끝내고 집에 들어와서 시원한 맥주 한캔을 마시면, 처음 한모금은 마치 천국의 문 같을 겁니다. 두번째 모금부터는, 그저 처음 한 모금을 그리워하면서 마시는 거죠. 

치킨도 똑같습니다. 처음 한 조각이 제일 맛있죠. 치킨 시켜서 먹을 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소분해서 얼려두세요. 그리고 먹을 때마다 오븐형 토스터에 데워 드시면 됩니다. 오븐형 토스터가 없으면 뚜껑 덮은 후라이팬이나 냄비에 데우면 되지요. (내부가 오븐과 똑같은 상태가 됩니다.) 귀찮겠죠. 위에도 썼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모든 일을 귀찮게 해야만 합니다. 

오징어 튀김이나 고구마 튀김 같은 게 배부를 때까지 드시고 싶다면, 후라이팬에 바삭하게 볶은 빵가루를 삶거나 구운 감자, 고구마, 오징어, 고기 등에 찍어서 드시면 됩니다. 기름 한방울 안 쓰고 맛있게 만들 수 있죠. 

그리고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혼자 드세요. 혼밥이라니 무슨 개소리야?! 라고 생각하시겠죠. 저녁을 과식하게 되는 이유의 대부분은 파트너 때문입니다. 아니 남 탓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혼자서는 빵 한 조각에 햄 한 조각이면 충분한데, 저녁식사가 탕수육 치킨 피자 소주 맥주가 되는 이유의 대부분은 같이 먹을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혼자 먹으면 목구멍에 차오를 때까지 먹지 않아요. 간단히 먹고 적당히 포만감이 있을 때, 가볍게 운동하고 샤워하고 일찍 잠을 청하는 게 가장 완벽한 저녁 루틴이죠. 

7) 그러나, 용서하세요. 

분명히 친구들을 만나서 폭식하고 술을 마시는 날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겠죠. '난 망했어' 라던가, '내일(혹은 다음주, 다음달) 부터는 꼭 다이어트 해야지!' 

하지만 길을 잘못들었을 때, '이번 유턴 포인트 말고 다음 유턴 포인트가 왔을 때 유턴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폭식은 다이어트를 실패할 기회가 아니라, 그저 잠깐 길을 잘못 든 정도의 실수에 불과합니다. 운동을 못갔다고요? 스스로를 용서하세요. 매일 운동하는 건 중요하지만, 매일 운동을 하는 당신이 아니라, 원래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아름다워지려고 다이어트 하면서 왜 현재의 아름다움은 무시하나요?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끼면서 다이어트를 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원래 적게 먹고 운동하고 이런 부분을 의지로 다스리는 게 아닙니다. 호르몬과 신체 반응에 대해서 알고 이용함으로써, 훨씬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담배를 끊을 때 챔픽스를 먹고 니코틴 패치를 붙이는 쪽이 성공률이 높은 것처럼 말이죠. 내가 운동할 때 일어나는 일, 먹을 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잘 알면 알 수록, 진짜 과학적인 다이어트에 가까워집니다. 



한 게시글에 너무 많은 내용을 넣으려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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