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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스타 이승훈, 연맹 잘못으로 0점
게시물ID : sports_96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닥호
추천 : 10
조회수 : 841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01/26 14:01:57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인 이승훈 선수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잘못으로 이번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기권해 '0점' 처리된 사실이 S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 변경을 인지한 시점을 놓고 진실 공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빙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승훈이었지만 지난해 11월 15일(현지 시간) ISU 월드컵 1차 대회가 열린 캐나다 캘거리에서 난생 처음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해 세계 최강의 실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려고 했는데, 레이스 직전에 입고 있던 경기복(트리코)의 지퍼 부분이 갑자기 찢어졌습니다.

유니폼이 찢어지면 규정 위반으로 출전할 수가 없습니다. 설사 몰래 출전한다 해도 발각되면 실격 처리될 게 빤합니다. 그래서 이승훈은 아예 출전을 포기한 채 다른 22명의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는 것을 앉아서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지난 시즌 세계 1위가 올 시즌 첫 대회부터 기권한 것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이승훈이 출발선에 서지 않자 한국 국가대표팀 지도자들의 속은 타들어갔지만 그 당시에는 무슨 영문인지 전혀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고 합니다. 그럼 이승훈의 경기복은 왜 찢어졌을까요? 여기에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기막힌 이유가 있었습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2015년 8월 3일 <통신문 1957>를 통해 매스스타트 규정 변경을 세계 각국 연맹에 알렸습니다. 경기 도중 충돌 위험이 높은 매스스타트의 특성상 선수 보호를 위해 안전 장비를 강화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스케이트 날로부터 신체가 베이는 상처, 즉 자상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 소재의 경기복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14-2015 시즌에만 해도 ‘권고 조항’이었는데 2015-2016 시즌부터는 ‘의무 조항(’Mandatory safety requirements) 으로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로 된 원문을 보면 분명히 로 표기돼 있습니다. 지키지 않으면 실격된다는 의미였습니다.

4.1.Mandatory safety requirements (ISU Communication No. 1957)

-Each Competitor MUST wear Cut-resistant racing suit or underwear

(각 선수는 반드시 자상 방지용 경기복이나 속옷을 착용해야 한다)


그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런 규정 변경을 제때에 알고 있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합니다.

먼저 국내 빙상계의 한 유명 지도자 A씨는 SBS와의 통화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규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두 달이 훨씬 지난 2015년 10월 28일쯤 확실히 인지했다. 이때는 월드컵 1차 대회를 15일 앞둔 시점이었고 우리 대표팀은 캘거리 현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빙상연맹은 특수 소재의 경기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S업체에 급히 이승훈의 신체 사이즈를 알려준 뒤 경기복 제작을 주문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8월부터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 미리 S업체에 경기복을 주문한 수량이 워낙 밀려 있어 며칠 내에 해줄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S업체는 이승훈의 경기복을 급하게 만들었는데 그때는 이승훈이 이미 출국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옷을 월드컵 1차대회가 열린 캐나다 캘거리로 곧장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이 경기복이 이승훈에게 상당히 작았습니다. 시간이 없어 ‘피팅 테스트’를 미리 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는 것입니다.

A씨는 “만약 대한빙상연맹이 9월에만 규정 변경을 알았더라도 옷을 한국에서 입어본 뒤 사이즈를 다시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하지만 너무 늦게 파악하는 잘못 때문에 이승훈은 몸에 맞지도 않은 경기복을 입어야 했고, 그 때문에 경기 직전에 지퍼 부분이 찢어지며 결국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그 많은 세월동안 가만히 있다가 월드컵 대회를 불과 2주 앞두고 경기복을 주문했을까요? 대한빙상경기연맹 고위관계자 B씨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ISU의 매스스타트 경기복 규정이 바뀌었다는 것은 우리도 진작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이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국가대표로 누가 선발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경기복을 미리 주문할 수 있겠느냐? 이승훈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자마자 네덜란드 업체에 주문을 했다. 다른 나라도 그 때쯤 주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B씨의 해명은 군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세계 1위 선수였습니다. 그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은 99%였습니다. 이승훈의 경기복을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리기 훨씬 이전에 미리 주문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는 얘기입니다. 또 통상 경기복을 주문하고 다시 피팅 테스트까지 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2주 이상 걸립니다. 2주 만에 몸에 딱 맞는 경기복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면 판단 착오임에 분명합니다. 
출처 http://sports.news.nate.com/view/20160126n1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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