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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의원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967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성
추천 : 687
조회수 : 30674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1/21 10:05: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21 05:56:57


먼저, 시작은 이 트윗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 트윗을 보는순간 그냥 가서 이 사람을 만나서 한번 안아주고 싶다. 이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까..하는 그런 안쓰러움. 그러니까,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사람 문재인'을 한번 위로해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팍 하고 들었어요. 위로에 돈드는것도 아니고, 생색낼것도 없고요 ㅎㅎ

 물론, 그렇다고 직접 찾아갈 필요까지야 없겠죠. 편지를 보내도 되고, 트윗을 해도 되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니까.

그런데, 4.11 총선때 김교수님을 안아드렸을때, 그때가 딱 생각이 나는거죠.

뭐랄까... 제가 구식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안아준다는게 제법 큰 위로가 되는것과 동시에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기도 하거든요. 


 하여튼, 정말 빠르게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네요.

어제,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19일)에 부산행 KTX를 탔습니다.

느즈막히 도착한것도 있지만 사실, 주말이니까 사무실 문이 열려있을 것 같진 않았죠.

(그러고 보니 국회의원 사무실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요 ㅎ)

역시나 문이 닫혀 있는 것 같더군요.

서면역 근처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일요일 아침 다시 사무실로 가봤는데,,

이번엔 계단 입구가 철문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참 망설였는데요.

내가 무작정 찾아온거니까 누구한테 뭐라 할수도 없고... 돌아가자니 아쉽고.

설마 있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역시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 입니다.

심지어 정보의 출처는 조갑제 닷컴의 '아방궁 사저' 어쩌고 하는 기사..(당신들 진짜, 그게 어딜봐서 아방궁인지 참...)


 원하던 정보를 찾았지만 그래도 망설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곳은 사적인 공간인데 함부러 찾아가도 되는것인가...라는 생각들이 들어서요.(수개표 청원을 부탁하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말이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을 뺏는게 아닌가 싶어 몇 시간동안 고민을 했는데, 글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결국엔 택시를 탔습니다. (욕을 먹어야 한다면 기꺼이..)


 어떻게 집 근처로 가긴 했는데... 안에 계신건지, 어떤건지 알 수 없어서 그냥 그 앞 비탈길에 앉았어요.

내일 출근도 해야 되고... 집에 가긴 가야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다가 뵙기 힘들것 같으면 그냥 가자' 했는데,

거짓말 안하고 노래 두 곡 정도 들었나?

인기척이 나오고 문재인 의원님이 나오긴 나오시더군요. 가족들까지 모두 함께 나온거란...;;

그래도 집인데 혼자 계시진 않겠지란 짐작은 했지만 모든 가족들이 나올줄은...

의원님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가족들도 놀라고.


준비해간 편지(아버지 이외의 남자에게 편지를 써본것은 처음), 선물(물론 제 책)을 드리고...

뭔가 말을 해야 할 거 같은데(보통은 수개표 관련해서 찾아오시니까요) 저는 찾아간 이유가 진짜 솔직히 이거 하나였던거죠;

'한 번 안아드리는거'

그래서 그냥 조용하게 한번 안아드렸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긴 했는데... 잘 기억이 안나요;; 지금 생각나는건 그거 하나. 괜찮으시냐고 여쭤보니까.

"나는 이제 진짜 괜찮아요"

라고 하셨던거. 말투로 보아 정말 그런 듯 합니다.

(혹여나 이런저런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것이, 이건 순수하게 문재인 의원님 개인의 선거 후유증에 대한 말씀이셨으니까요. 다른 방향들로 확대 해석되지 않길 바랍니다.)


가족들이랑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이셨나봐요. 진짜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은것 같아 죄송했어요;

그런데, 그곳이 워낙 깊고 깊은 곳에 있는지라 택시를 탈 수 있는 곳까지 태워준다고 같이 가자고 하시더군요.

민폐인줄 알면서도 이제 다시 집으로 가야하는 걱정 때문에 따라갔죠.

그런데, 차에 사람이 꽉차서 자리가 없는 겁니다. 이건 진짜 아닌것 같아서 따로 가겠다고 말씀 드리는데,

별 망설임 없이 말씀 하시더라구요.

"앞자리에 나랑 같이 타고 가요. 무릎위에 앉으면 돼."

하고 결국 태워주셨어요.

무릎위에 앉은채로 시내까지 갔습니다.

뒷 자리에 계시던 김정숙 여사님도

"조금 불편해도 참아요. 이런것도 다 추억이지"

하고 웃으시더군요.


 그렇게 시내까지 내려왔습니다. 내리는데, 다시한번 의원님이 악수 청해주시고, 뒷자리에 계시던 가족분들도 모두 창문 열고 멀어질때까지 인사 해주시더군요. 

뭐랄까... 사람에 대한 선의로 가득한 분이란 느낌. 가족분들도요.

그런 감정들 때문에 다시한번 지난 대선의 결과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사람에 대한 선의로 가득한 정치인이라면... '지금부터'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아, 이런 거청한 이야기를 하려던건 아닌데..ㅎ

겁도없이 '위로해주고 싶다!'고 갔다가, 위로받고 돌아왔습니다.ㅎㅎ

오유분들도 위로 받으세요~



사진 보기 편하시라고 불편한 얼굴(?)은 자체 처리 합니다.(ㅠㅠ)

사진을 얼떨결에 대충 찍어서 그렇지, 건강해 보이셨어요.



PS: 사람을 알기 위해선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고 하죠.

지금은 이곳에 안계신 그 분에 대한 작은 짐작정도는 해볼 수 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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