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뉴스=이은식 기자) 정신지체 3급이란 장애를 안고 1992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국내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에서 드러머를 맡았던 김응윤. 드러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가진 뮤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신장애로 인해 사람들과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글읽기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치 영화 ‘레인맨’에서 주인공이 숫자 계산 하나만은 매우 잘하는 것처럼 드럼 연주실력 하나 만큼은 최고이다. 김응윤이 드럼 스틱을 잡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겨우 다섯 살 때. 부모가 어렸을때 혹시나 하고 드럼학원에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한 것. 보통 젓가락질도 제대로 하지 못할 나이에 스틱을 잡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드럼 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가 블랙홀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연주 실력을 접하게 된 리더 주상균 때문이었다. 우연히 연주를 접한 주상균은 외국 유명 연주자가 드럼을 치는 줄 알았다고. 그 정도로 주상균에게 김응윤의 드럼 연주 실력은 대단했고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16살이었다. 김응윤의 나이가 너무 어려 주상균은 처음에 그를 그냥 친동생처럼 대했다. 만약 음악인으로 대했다면 팀에 합류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 이로써 김응윤은 블랙홀에 합류하기 전부터 끈끈한 우정을 쌓았고, 그것이 10년간이나 프로 밴드에서 활동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김응윤의 드럼 연주 실력과 천재성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인 연주력 등 천부적인 감각에서 비롯된다. 또 155cm밖에 안되는 단신에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악은 힘이 넘쳐서 몸과는 대조를 이룬다. 특히 즉흥연주에 있어서 그의 감각을 뛰어넘는 드러머를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정신연령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그가 매일 8시간의 연습과 공연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은 일. 또 생활에 필요한 목욕과 밴드 활동에 필수적인 드럼 셋팅도 혼자서 하기엔 버거운 일이었고 집에 왕래하는 것도 멤버들이 도와줘야만 했다. 이런 드러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멤버들의 엄청난 희생이 요구됐다. 김응윤과 10년을 함께한 블랙홀 멤버들은 활동을 위해 연주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그를 도와야만 했다고. “블랙홀에 들어온 초기에는 손에 피가 날정도로 엄청난 연습을 했다”고 기억한 주상균은 “하지만 10년이 지나자 연습과 공연에 빠져 서로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의 정신연령을 가진 김응윤이 매일 계속되는 연습과 공연을 버텨내기 힘들었던 것. 어린아이처럼 하고 싶은 것에는 매우 집착하고 하기 싫은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응윤이가 10년이란 세월을 프로 밴드와 보낸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주상균은 “워낙 도깨비 같은 인물이라서 어디 갔는지 찾으려 해도 연락할 길이 없다”고 말한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김응윤은 이사도 자주하고 전화도 할 수 없기에 연락할 길도 없는 상황. 그러나 측근의 설명에 따르면 클럽 무대의 드럼 주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못하지만 무슨 음악이던 한번 들으면 드럼으로 그대로 연주하며 최고의 실력을 가졌던 김응윤. 그는 지금 어느 골방에 앉아 실컷 드럼을 연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보도 후에도 김응윤 씨 본인은 글읽기가 불가능해 기사 확인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실을 독자 여러분들께 미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