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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게시물ID : gomin_968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ZmY
추천 : 5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1/10 01:50:41
제 게시물을 클릭해서 오신 모든 분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우선 글이 길어질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저는 올해 28인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제 여자친구는 장애가 있어요.
저시력증에 교정도 되지 않아요. 보이긴 하는데 사물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고 저녁엔 밖을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에요.
현재 고칠 수 있는 수술은 없구요. 어렸을 때 부터 현재까지 쭉 이렇게 살아왔대요.
 
 
제 여자친구는 저와 동갑이에요. 저희는 20세때 친구들의 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고
한눈에 반한 저는 고백할 기회만 노리며 주위에서 맴돌았었죠.
그런데 정말 바보같게도 하숙집 형의 장난으로 채팅으로 고백을 하게되었는데 그녀도 저에게 조금의 호감을 갖고있었는지 승락을 받을 수 있었어요.
 
방학중이라 저희는 일주일에 5일은 만난거 같아요. 뭐가 그렇게 즐겁고 신났는지 너무너무 행복했었죠.
그때만해도 장애란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3개월밖에 못만나고 헤어지게 되었어요. 그때당시의 저는 왜 우리가 헤어지는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고 이해하기도 싫었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정말 사랑하니까 그 사람을 위해 헤어진다는거요. 저는 그때 정말 그랬어요.
너무너무 슬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에 한번 붙잡았지만 두번이상잡으면 제가 너무 사랑했던 사람에게 평생 안좋을 기억으로 남을거 같아서
돌아섰어요.
 
너무 많이 울었어요. 밥도안먹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또 친구들 모임에 다같이 만나게 된 날이 있었어요.
그녀가 모임에 나온다는 소릴 들고 한번이라도 보고싶어서 나갔어요. 말도 걸 수 없더라구요.
또 울었어요. 술집의 베란다에가서 엉엉 울었어요. 뭐가 그렇게 서럽고 억울하고 보고싶었는지...
 
지금와서 알게된거지만 헤어진 가장 큰 이유가 눈에 대한 장애때문이었어요.
헤어지기전날 저희 부모님과 인사를 하기로했는데 그게 부담이 너무 컸었나봐요.
저희 부모님이 안좋게 보실까봐. 부담이 됐대요.
그래서 그런지 평소 우울증도 심했구요.
 
 
그리고 군대를 갔어요.
사실 입대날이 2월이었는데 그녀생일이 7월이라 7월 이후로 미뤘었는데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7월까지 알바나 하면서 입대를 했죠.
남자분들은 아시겠지만 군대에서 가장 생각을 많이하는 시간이 행군이나 보초설때 일거에요.
가만히 있어도 생각이 많이났어요.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내 생각은 하는지, 별탈은 없는지..
 
2년 후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 나름 바쁜 생활을 했어요.
물론 지금까지 잘 되려던 여자나 사귄 여자도 있지만.
뭔가 허전했어요. 20살때의 사랑이 너무 커서 그런지 그때의 사랑이 너무 그리워서 인지 
사랑이 받고 싶어서인지...
 
저 좋다는 사람과 중간에 연애를 한번하게됐네요.
하지만 그뿐이었어요. 
연애는 어느한쪽이 잘못이 아니고 둘의 이해갈등문제라고
기간은 오래갔지만 진짜 사랑은 아니었어요.
 
 
그렇게 다른 여자와 헤어지고나서
몇개월을 바쁘게 살았어요.
학교 졸업 준비에 취업준비에 여러가지로요..
 
그런데 어느날 카톡을 봤는데 그녀가 친구 추천으로 나오는거에요,
저는 이게 뭔가했죠. 그래서 주위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인터넷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상대방에 먼저 추가해야 저한테 추천으로 뜨는거라면서요?
 
저는 그렇게 알고 그녀가 먼저 추가했으니 제가 먼저 용기를 내서 카톡을 보냈어요.
너무 반가웠습니다.
가슴이 벅찼어요.
너무떨렸다구요..
 
그때만해도 그리움만 남을 뿐이지 사랑은 남아있지않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서로의 안부도 물을겸 얼굴도 한번 볼겸해서요..
 
 
 이뻐졌더군요. 목도리를 선물해주네요. 직접감아주고요
심장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옛날 감정들이 가슴을 뚫고 나오는것 같았어요.
편지를 주더군요. 20살때 우린 어떤 생각을 했었고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그런 사정들도 모르고 원망아닌 원망도 했으니까요.
 
커피만 먹고 헤어지자니 너무 아쉬워서 길거리를 걷기로 했어요.
손을 잡았습니다.
그녀는 눈이 나빠서 20살때부터 길을 갈 땐 무조건 손을 잡았거든요.
어둑어둑 해지고 그 때 생각이 나길래 각오하고 제가 먼저 잡았어요.
 
 
피하지 않더군요..
따뜻했어요. 따뜻한 손은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우리는
 
이날을 계기로 다시 연인으로 만날 수 있었어요.
그전에 못했던 이야기들과 생각과 사랑을 나누며
너무 행복하고 재밌게 연애 했어요.
 
 
그리고 여자친구로 인해 제가 변한점이 너무너무 많아요.
제가 자유분방하고 과격해서
조금 산만하고 욕도 잘하고 안좋은건 다 가지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안좋은 점은 하나씩 고쳐주고 좋은 장점들은 부각시켜주네요.
 
 
너무너무. 저의 은인이에요.
어느 누구와도 비교안되고 저만의 사람이에요.
이제야 사람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저희는 1년 가까이 사귀었어요.
어느때보다 가장 행복한 저의 인생기간 이었어요.
 
 
저희도 나이가 찰대로 차서 요 몇개월 간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어요.
저도 여자친구와 결혼할 생각이었구요.
 
하지만 문제는 찾아오더군요
 
바로 부모님이에요.
 
 
장애에 대한 편견은 없으신 분들인데
제가 많이 걱정되나봐요.
 
그저 조금. 아주 조금 불편할 뿐이지
보통 사람과 다를것 없는데.
 
아니 보통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인데
반대하세요.
 
장손이라 큰 며느리는 집안의 큰일들을 잘 봐야 한대요..
애기는 누가 키우냐고 하시네요.
 
저는 정말 이 여자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네요.
아까도 전화통화하면서 이사실을 처음 알게되면서 우는걸 보는데
미치는줄 알았어요.
가슴이 너무아파요.
 
남의 시선 신경 안쓸겁니다.
우리 둘만 행복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부모님이네요.
 
부모님을 버릴 순 없어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절대 죽지는 않을거지만 죽고싶은 심정이에요.
 
 
어떻게하면 허락을 받아 낼 수 있을까요.....
너무 답답하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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