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가 결국 출국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61세를 일기로 중국 병원에서 13일 숨을 거뒀다. 류샤오보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둘러싼 국제사회와 중국의 갈등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보가 입원해 치료를 맡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이날 병세가 더욱 악화돼 호흡 곤란이 시작됐으나 가족들이 인공호흡기 삽관을 거부하면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교도소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8년 만에 가석방돼 병원에서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았다. 최근 신장과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패혈성 쇼크와 복부 감염, 다발성 장기 부전이 나타나는 등 병세가 위중해졌다.
1955년 12월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태어난 그는 지린대와 베이징사범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됐다. 이후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다 1989년 6월4일 톈안먼 사태가 일어나자 귀국했다. 허우더젠(侯德建)과 가오신(高新), 저우둬(周舵) 등과 ‘톈안먼 4인방’으로 불린 그는 2008년 일당 독재 종식 등을 촉구하는 ‘08헌장’을 발표하면서 이듬해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구속됐다.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류사오보는 2010년 수감 중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류샤오보는 서방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독일 정부 등은 “스스로 치료받을 곳을 선택해야 한다”며 인도주의적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