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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남자
게시물ID : readers_9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뭐하면수전증
추천 : 3
조회수 : 5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28 05:57:35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래 기다렸는데, 끝내 말하지 못했지. 사랑은 위대한 것이라 혹자는 말했는데, 나는 그 위대함에 기죽어 움직이지 못했다.

차라리 사랑을 몰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이렇게 당신을 향한 마음을 품은 채 몸부림 치지않아도 좋았을텐데. 하지만 나는 사랑을 품었고, 그 사랑을 표현하지도 놓지도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다.

그 소심한 사람의 맘을 너는 알고 있었을까, 모르고 있었을까. 아마도 몰랐겠지만, 그래도 가끔 네가 나에게 갑자기 꽃잎과도 같은 환한 웃음 지을때마다 나는 가슴이 철렁거렸다. 사랑도 출렁거렸다.

저 푸른 초원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평생 살고 싶소, 라는 노래마저 나에게는 남사스럽기만 하고, 그러다보니 사랑한다는 말조차 내게는 어려운 일인데, 당신을 보고있자면 나는 왜 이렇게나 바보인건지 사랑의 고백대신 한숨만 푹푹 내쉰다.

소심한 남자는 사랑을 할 수 없을까. 그저 바라만 봐야하는 언덕 위 꽃과 같은 사람으로 남겨야 하는걸까.

오늘도 사랑과 좌절은 소심함으로 가린채, 나를 향해 웃어주는 너에게 마주보며 웃는다. 조용히 웃는다. 사랑을 몰래 담으며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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