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들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항상 나는 너에게 간다.
10년 전 너를 처음 본
바로 그 순간으로 간다.
창가쪽에서 2번째, 가장 앞줄
헐래벌떡 뛰어 온 3학년 교실
뒤를 돌아보면
아직도 네가 있다.
봉은중학교 녹색 마이를 곱게 차려입고,
트윈테일로 머리를 짧게 묶어 올린 너의 모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 속 사진첩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나는 저 멀리서 네가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며 웃는 모습을 바라본다.
어제도 그러했고, 오늘도 그러하고, 내일도 그러할 것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시 고민은 없을까. 건강은 괜찮을까. 행복한걸까.
오늘도 눈을 감는다. 힘든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