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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남해의 한낮을 흘려보냈다
게시물ID : lovestory_968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5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6/02/15 20:03:02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feature=shared

 


 

 

1.jpg

 

 

황인찬, 폐색구간




너무 깊이 잠들어 차고지까지 들어가 버린 사람의 꿈을 보았네

아주 슬프고 쓸쓸한 꿈이었네

꿈에서 깨고 나서야 그게 내 꿈인 줄을 알았지만

깨기 전에는 이렇게 슬픈 꿈이 내 꿈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네


차고지에 들어간 열차는 언젠가 다시 차고지를 나오겠지만

꿈속에 들어간 사람의 꿈은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를 않네

꿈에서 깨어나도 꿈이 어두운 차고지에 혼자 남아 있다면 어쩌나

그런 생각에 도무지 꿈에서 깰 수가 없었네

 

 

 

 

 

 

2.jpg

 

 

곽애리, 통영에서




혼자 울기 좋은 장소를 찾았지

반백 년의 타국 생활을 모두 풀어놓고 싶어

바다를 보면서 사는 땅이라면

내 설움을 다 품어줄 듯해서

도착한 땅

바위산에 걸터앉아

바다를 내려다보는 실눈

떠나간 시간을 쫓아가며 울기에는

너무 허술한 엄살인가

낭떠러지에 매달린 소나무가

절벽에 뿌리내린 보라색 풀꽃의 절규가

하도 아득하고 멀어서

어느새 부끄러워지는 내 눈물

설움의 등을 바다 위에 누이고

바람이 쓸고 가는 새털구름에

가벼워진 어제를 다시 바라보며

통영의 비취색 낮달을 베고

남해의 한낮을 흘려보냈다

 

 

 

 

 

3.jpg

 

 

신현정, 그날

 

 

 

진달래 꽃 그늘에 푹 파묻혀 술, , 노래, 울음

그리고 사랑, 우정, 그 어느 것 하나 되어 보려고 할 때에

거기 꽃그늘 밑에

돌 가려운 돌 하나 울긋불긋 긁고 싶은 돌

가려운 돌 하나

 

 

 

 

 

 

4.jpg

 

 

김행숙, 앎의 정체




이상한 글자다, 앎은

알도 아니고

암도 아니다


앎은 삶도 아니고

살도 아니다


이상한 네트다, 구멍에서 구멍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그래서 당신도

나도 알은척할 수 있었다


아는 척을 하다가

사랑하는 척을 하다가

그런 줄 알았다


앎은

이상한 사람이다, 사람처럼

변한다


너무 변해서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다

 

 

 

 

 

 

5.jpg

 

 

서정윤, 눈 오는 바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아무런 소리도 나선 안 된다

하늘은 늘 고통의 얼굴로

그대의 눈 속에 잠기어 산다

메마른 바다

숨 가쁜 걸음으로

해변을 달리고

매서운 바람도 잠시

슬픈 꿈처럼

누군가의 생명 위에 그린

풍경이었다

하늘은 바다로 내리고

누구나 조용하다

그냥 바다로 뛰어드는 눈짓

눈짓뿐이다

살아 있는 그대로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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