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새 직장 잡아서 3개월 수습 기간 끝나서 즐거운 오유녀입니다.
출근거리 도보 10분 거리에 고시원에 둥지를 틀고 나름 마음에 들어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뜨거운 물도 마음껏 쓸수 있고
총무가 관리도 잘하시고 부처 마인드여서 제가 똥싸다 변기 막혔는데 싫은 소리도 안하시고 뚫어주시고..ㅠㅠ
한 달째 되던 날 옆방에 대머리 아저씨가 들어오셨습니다.
처음엔 대머린 줄도 옆방에 누가 들어왔는지도 관심없었는데
들어오고 한 3일째부터 그렇게 사람을 미치게 하는겁니다.
무슨 일을 하시는지 새벽 3시쯤부터 TV를 우렁차게 틀어놓으시고
주말에는 24시간 우렁차게 틀어놓으십니다.
한 일주일 참다가 '주말인데 TV소리때문에 잠도 못 잔다는 것이 말이 되나'싶어서
원장님께 문자로 말씀드렸습니다.
TV는 안 껐지만 소리를 줄여주셨는데...
근데 오늘 새벽3시 또다시 우렁찬 TV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총무분 안 그래도 너무 귀찮게 해드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노크했지만 무반응.
방에 들어왔더니 무슨 광고 나오는지까지 다 들리는 상황....
안되겠다싶어서 원장님께 진짜 강경하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옆방 티비 소리 안 줄여주시면 저도 소음 만들겠습니다.요즘 들어 또 저러네요.'
누군 못해서 이어폰 끼고 컴퓨터 하는 줄 아나.
만오천원짜리 스피커 최대음량 틀면 제 사방에 있는 방 다 미치게 만들 자신 있었습니다.
얼마전 여시에 올라왔던 옆집 여자 조용히 시킨 여시 이야기가 회상되며 불경소리나 틀어야겠다고 찾고 있었습니다.
원장분께 곧바로 전화와서 좋은 방으로 바꿔주겠다고 하는데
저는 이 방 깨끗하게 치우고 세간 정리하느라 한달이 걸린 상태였고 대머리 아저씨 오시기 전에는 방에 100% 만족한 상태였습니다.
시끄러운 사람이 조용히 하거나 옮겨야지 내가 왜 옮겨야되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원장분이랑 그렇게 통화하는데 총무분이 옆방 노크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와나 제가 노크 한 5번은 할 때 무반응이었건만 한번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저한테 대머리 아저씨가 제 방을 노크합니다.
열어드렸더니 시끄럽다고 하셨어요?라고 묻길래 속으로 완전 쫄았지만 '네'라고 했습니다.
제 방 둘러보시더니 여자라서 뭐라고 못하시는 듯
갑자기 총무한테 쌍욕을 시전하시는겁니다.
총무분한테 죄송해 미칠 것 같더군요.
제가 여자 아니었다면 저한테 쌍욕하실 기세셨습니다.
한 20분은 그렇게 총무분한테 술 취해서 쌍욕하셨는데 복도에 계신 것 같은데 방에 있는 저한테까지 들려서 공포 그 자체...
대머리 아저씨 퇴실조치 시켜드린다고 하는데 당연한 귀결인 것도 같고
앙심품고 해코지하실까봐 앞으로 큰길로만 다녀야겠다 싶습니다...
쨋든 저때문에 모진 고초를 겪으신
키 되게 크고 훈훈하게 생긴 20대 후반 남자 총무분께
사과의 선물로 뭘 드려야할까요.
예산은 한 2만원 정도입니다. 뭐가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