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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시진핑이 추구하는 중화제국이 옛날과는 다른 점
게시물ID : sisa_9691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킬라칸
추천 : 4
조회수 : 7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17 12: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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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flager8.egloos.com/3058790

과거의 중화질서를 포함해 세계사에서 가장보편적인 종류의 국제질서였던 제국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형태를 띄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방식에 있어서 한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모든 제국들은 어느 정도 보편성을 지니는 자신들의 규범을 만들고, 잠재적인 자신의 세력권에 속하는 국가들에게 규범에 대한 준수와 자신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를 따를 경우, 제국은 조공국들에게 안정과 번영을 제공할 것임을 약속한다. 제국은 이 질서를 유지하는 것 자체에서 이득을 거두며, 질서가 도전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별도의 무력행위나 제재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만약 지금 중국의 대외정책에서 추구하는것이 새로운 중화질서라고 할만한 것이라면, 중국은 주변국들에게 자신들의 질서에 합류하는 대가로 제공할 안정과 번영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사드 이슈를 예로 든다면 그들은 사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에 앞서 한국에게 사드를 포기할 경우, 그들이 제공할수 있는 북핵에 대한 안전장치를 이야기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결코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난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대외정책의 배후에 도사린 사고관은 그 레토릭을 빌렸을지언정, 중화질서관 보다는 오히려 극단적일 만큼 베스트팔렌적 세계관에 가깝다고 본다.

윤평중 교수는 '평등한 다수 국가의 평화 공존'을 베스트팔렌체제의 이념이라 보았지만, 베스트팔렌체제는 그자체를 평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속에서 베스트팔렌체제는 전쟁을 부추기는 면이 존재했다. 모든 국가들이 평등하고, 국가 그자체가 최고의 권위라면 , 지도자들에게 있어 국익은 어떤 보편적 규범에 규율 당할 대상이 아니라, 기회만 주어진다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추구해야할 지고의 목표였다. 

베스트팔렌체제가 평화, 그것도 항구적 평화를 담지하게 된 것은 이후 두 가지 요인 때문이었다. 하나는 세력균형상태가 달성되어 유럽에서 제국을 꿈꿀만한 패권국의 등장이 봉쇄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폴레옹전쟁의 경험으로 인해 전쟁이 권력기반을 위협할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유럽의 왕들이 비전상태를 유지하는 규범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유럽의 베스트팔렌체제는 세력균형에 도전할만한 신흥강대국이 부상하고, 유럽의 지도자들 사이에 나폴레옹전쟁이 주는 경각심이 사라지면서 결국 다시 전쟁상태로 돌입했다.
 
중국은 천하관의 레토릭을 들먹이며 신질서에 대해서 얘기하는것처럼 굴지만, 실상은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는 것만을 중시할 뿐, 자신들이 말하는 신질서하에서 어떤 안정과 번영을 보장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그리고 자신들의 국익을 제한하려는 규범적 시도들에 대해서는 국가보다 상위의 권위를 일체 부정하는 베스트팔렌적 원칙으로 거부한다. 키신저와 브레진스키는 동아시아국가들이 모두 지나칠정도로 충실하게 베스트팔렌적 주권국가의 원칙을고수하고 우려했는데, 중국은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인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중국은 베스트팔렌적 원칙을 극단적으로 추구했던 과거의 유럽국가들에 닮아있다. 보다 정확히는 신흥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국익추구에 매달리다가 결국 세계대전의 단초를 제공한 20세기 초반의 독일과 놀랄만큼 닮아 있다. 우리가 상대하는 중국은 과거에서 연원한 제국질서의 부활이라는 비전을 지닌 국가가 아니라, 탐욕스러울 정도로 국익에 충실한 근대적 민족국가라는데 문제가 있는 샘이다.

출처 http://flager8.egloos.com/3058790
http://cafe.daum.net/shogun/TAp/4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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