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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련ㅅ...아니 교육인 웨슬리.ssul
게시물ID : cyphers_96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답없는질문
추천 : 31
조회수 : 67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9/19 19:26:54
얼마전 피말리는 공식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찍고 일반전으로 탈출했을 때의 일이다
일반전에서까지 근육돼지가 되어 싸게싸게 팔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한타의 꽃, 핫도그의 소세지같은 존재인 원딜을 하기로 했다

설렁설렁 짜내려간 8랜덤 원딜
매칭이 되고 설레이는 이 마음은 뭘까 왠지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심정으로
내 랜덤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웨1슬2'
 
뭔가....
핫도그 소세지긴 하지만 핫도그에서 후랑크 소세지가 아닌 천하장사 소세지가 나온 것 같은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의 웨슬리는 시즌1 때 휴톤 옆에 철거반한테 밥을 먹이는 바람에 각종 육두문자로 도배되어 사이퍼즈 세상에서 매장되었다고한다)
 
하지만 이미 똥은 푸질러졌고
그것을 치우기 위해서는
철저히 팀을 위해 도시락 던지는 웨슬리...아니 스테이크 던지는 애슐리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알고있었다
 

때마침 하늘도 나에게 기회를 주려는지
우리팀은 4근 1웨슬리로 픽이 되었다
게임에 들어서면서 생각했다

'아무도 죽게하지 않겠어
죽어가는 내 새끼들을 모조리 살린다
이 순간 이 구역의 화타는 나다!'
 
 
 
 
 
 
 
 
 
 

그래서 내가 죽었다(시바 하향 좀)
 

답도없이 1킬을 내주고 시작한 게임
극공 킬딸로 한타를 장식하려는 마음은 1500절개 한방에 바스라지고
한여름에 티를 두개 바지를 두개 껴입은 기후부적응자를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눈물흘리며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녔다
 
예상밖으로 게임은 유리하게 진행됐다
난 4근의 딴딴한 바디에 도시락을 펴바르며 꾸준하게 어시를 주워먹었고
적팀 시바는 지뢰위에서 흥에 겨워 탭댄스를 추다가 열반에 오르기를 거듭했다
 
 
어느덧
게임은 30분대에 접어들고
별다른 접전이 없는 소강상태
 
정신없이 플레이하다보니 나는 문뜩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는 모양인지 당최 도시락을 줘도 고맙다는 말을 하지를 않지 않는가?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의 선분홍빛 선명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나는 이 버릇없는 애미나이들을 훈육 할 의무가 있었다

때마침 반피를 수혈하고 온 레이튼이 다가왔다
나는 말했다
 
"춤춰"
 
반응이 없었다
 
"도시락 먹으려면 춤춰"
 
반응이 없었다
 
"춤2 춰라"
 
그제야 레이튼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람한 근육을 뒤틀어가며 열심히 춤을 추는 레이튼을 보며 욕지기가 나왔지만
참교육의 실현을 위해 꾹 참고 감상했다
 
춤이 끝나자 나는 도시락 3개를 던져줬다
도시락을 주섬주섬 주워먹는 레이튼을 보는 팀원들의 눈에는 당혹감이 떠올랐다
그들의 귀에 매정한 채팅이 우겨져들어갔다
 
"이제부터 춤추지 않는 자에게 밥을 주지않겠다"
 

그 이후
팀원들은 피가 증발할때마다 내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마냥 본능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하는 아이들...
 
하지만 교육현장에는 언제나 반항아들이 속출하는 법이었다
춤을 추다말고 립먹으러 가는 호타루에게는 도시락이 1개만 주어졌다
개수작하지말고 밥이나 내놓으라며 땡깡부리는 도일에게는 좀 더 가혹한 형벌이 내려졌다
도일은 내 손에서 떠나간 도시락이 2단상자 위에 둥지를 트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도시락은 춤1부터 춤3까지 신들린 매들리로 춰나가던 귀여운 카를로스가 전부 먹었다
나는 도일의 귀에 속삭여줬다
 
"밥값해야지...?"
 
 

...
 
 
과유불금이라 아니 오늘이 불금이긴한데
...
과유불급이라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지나친 교육열은 팀에 화를 불러왔다
한타하다말고 내게 다가와서 춤을 추지를 않나
일렉버스트를 켰으면 진입을해야지 왜 내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거야?

마지막 한타를 이기고
적진 HQ를 깨다말고 느닷없이 춤을 추는 우리팀에게 적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들은 그것이 과열된 교육열풍의 참사로 인해 비롯된 비극이라는 것을 깨닫지못했다

게임이 끝났을 때
우리 팀은 더이상 버릇없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육포 한쪼가리에 배를 까뒤집는 권력에 고개숙인 비참한 똥강아지마냥...
아니, 심부름을 다녀와서 용돈을 타는 착한 아이처럼 변모한 것이었다
 
 
나는 참된 교육인이 된 듯한 기분에 뿌듯함을 느끼며 귓속말을 차단했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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