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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 수통 썰 보고 군대에 찌들어 간 썰
게시물ID : military_53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아무무
추천 : 2
조회수 : 236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2/27 00:39:47
많은 군필분들이 계셔서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휘체계가 제대로 안잡힌 부대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는 것을
부대 개념보다 저도 군생활을 조금 해본 경험을 
제 기준으로 써보겠습니다.

먼저 목적없이 살던 21세 남성이 입대를 합니다. 이 남성은 남에게 참견하거나 피해주거나 반대로 남이 자신에게 뭐라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신병 교육대 교육에선 그냥 저냥 다들 힘든만큼 힘듭니다. 전역따윈 생각안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습니다.
이후 훈련수료후 자대 배치를 받습니다. 일반 땅개 는 아니고 1112 기총병으로 뭐 그냥 1111이나 1112나 그게 그겁니다.
11년전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군번이랑 총번도 기억이 납니다.

대충 넘어가고  자대 배치에 동기 2명과 중대 배치를 받습니다. 행정반에서 경직된 자세로 행정보급관 면담을 받습니다. 물론 행정병과 간부들이
옆에 얼쩡댑니다. 훈련소에서 작성한 생활기록부를 이리저리 넘겨보는 행정보급관이 질문을 건네면 예, 아닙니다로만 답합니다.
그러다 무려 부모 이혼으로 보호관심병사 명단에 등극합니다. 이 신병은 그게 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병사 계급외엔 아는게 없습니다.

그리고 세명이 1,2,3 소대 배치를 받았는데 1소대에 짐을 풉니다. 선임들의 관심에 몸둘바를 모르던중 행정병이 뛰어와서 "야 너 3소대로 가라"
한마디에 1112라는 기총병이 1111보다 작기에 1112 부사수가 왔다며 좋아하던 선임의 표정이 썩습니다. 그리고 그 선임은 소대도 틀린데
전역전까지 스쳐 지나갈때마다 멍청한 이등병을 괴롭힙니다. 그래도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힘듭니다.

막사가 신막사입니다. 무려 신막사!! 잠버릇이 고약하던 이등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어디서 줏어 들은건 있어서 선임들 사이에
끼어서 몸부림을 쳤다가 봉변을 당할까 걱정했는데 문제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백가지중 한가지 걱정이 줄어든 것입니다.
소대본부 기총 부사수 직책으로 소대장 전령임무를 수행 합니다. 군생활 6년을 했지만 이 직책이 실제로 명시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한몸 건사하기 힘든데 소대장 짐을 챙겨 다닙니다. 아무생각 없던 신병은 나중에 후임들어오면 잘해줘야지 라고 생각합니다.

일병. 일만하는 병사가 되었지만 소대장 전령으로 훈련전 소대 정비를 한후 남들 자는 시간에 행정병들과 함께 지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무려 작계시행명령까지 끄적이며... 대외비... 음... 이런건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익숙해져서 즐겁습니다. 그리고 후임들도
조금씩 생깁니다. 그리고 그 후임중에 무려 일병 분대장이 나옵니다. 작업병 호출에 상병인 제가 나갑니다.

이등병 일병때 생활했던 힘든 기억이 점점 지워집니다. 후임들이 있어 몸이 덜 고되기 때문입니다. 소대에서 입김이 세집니다.
소대장이 전령인 나에게 소대 누가 말썽이냐 어떠하냐 묻습니다. 분대장보다 저를 더 신뢰합니다. 항상 붙어다니기 때문입니다.
이때 분대장3명이 후임입니다. 당연히(?) 소대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합니다. 소대장 지시를 분대장을 통해 내려가는데 분대장들이 통제를 안합니다.
강하게 다그치다 폭언욕설이 나온겁니다. 그러다 선임 분대장에게 호되게 혼납니다. "ㅅㅂ분대장도 아닌게 소대장 따까리 새끼가" 랍니다.
그냥 흐르던대로 흘렀는데 화가 납니다. 선임 분대장이 하는게 없습니다. 전역 얼마 안남은 병장들과 어울려 노는 주제에 짜증납니다.
전령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납니다. 후임에게 풉니다. 

상병이 익숙해 지자 사회에 나가는게 두려워 집니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혹한기 훈련중 눈이 많이와 훈련이 지연되자 중대장이 중대원을 모아 벙커에서 담소를 나눕니다. 그러다 부사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모으고 등등.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22세 상병은 흥미를 가집니다. 이후 부사관교육을 받으러 갑니다.

17개월만에 군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대인관계가 싫었던 20대 초반 남성이 후임이 싫어하는 선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초임 하사로 초심이 되긴 했습니다. 나는 선임들처럼 하지 않겠다! 하던 모습에서 점점 찌들어가는 모습을 다시 한번
 경험 할 뿐이 었습니다. 저는 강성도 아니고 마음가짐이 올 곧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대원들 면담까지 하며 사람흉내만 냈지 진정으로 그들에게
 사랑을 준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전역하고 후회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2번이나 같은 식으로 지내보니 다시 돌아간다 해도 완전 나쁜 새끼가 되진
않겠지만 "1소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받을 자신은 없습니다. 그냥 저냥 욕안먹고 전역하는 그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지길 반복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평범했던 것 같습니다. 
분대원들 휴가좀 보내달라고 대대장에게 말하기도 해봤고, 소대내 분대장이 후임폭행으로 타중대 전출 갈때 울어도 봤고, 소대원 영창도 보내봤고
폭언 욕설로 대대회의에 폭언 간부 명단에도 들어봤었고, 칭찬받는 입장도 되어봤습니다. 그게 딱 2년 갔습니다. 그 이후엔 기무에서 검열
나와도 안걸리는 정도 소대에서 큰 불만이 없는 정도를 유지하다 전역했습니다.
그래서 군대가 싫습니다. 찌들어 가니까... 지금은 그냥 마이웨이 중입니다.
거지 같이 살아도 마음은 정말 편합니다. 일하는게 저혼자 떠안고 가면 되니까.


1줄 요약 

1. 그냥 저도 군생활 힘들었어요 ㅠㅠ


는 아니고

저는 수통이 없다는 말을 상급지휘자에게 말할 용기는 없네요. 그런 용기 없는 소대장 밑에서 군생활 해준 12중대 1소대 애들아 미안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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