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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게시물ID : readers_18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쿠크다스13
추천 : 0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27 02:04:12



"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니?"


몇시간동안이나 호숫가에서 꼼짝도 안하고 웅크려 있던 소년을 남자는 의아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말했다.


"보면 모르세요? 지금 싸우고 있잖아요"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건성으로 답변을 한 소년은 연못에 눈을 떼지도 않은 채 손을 휘휘 내저었다.

건방진 소년의 태도에 남자는 잠시 눈가를 찌푸렸으나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데체 뭐하고 싸우고 있다는 거니? 여기엔 너밖에 없잖아"


"아저씨는 안보이세요? 지금 아저씨도 비추고 있는데"


소년의 말에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보이는 것이라곤 연못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소년과  잔잔한 파동이 퍼지고 있는 

연못뿐이였다.

남자가 아무것도 찾지 못한채 이리저리 서성거리기만하자 보다못한 소년이 입을 열었다.


"이리 와보세요"


소년의 말에 따라 연못근처로 간 남자에게 소년은 작은 손가락을 펼쳐 연못을 가르키며 말했다.


"이제 보이죠?"


남자는 몸을 구부려 조용하게 일렁이는 연못을 바라보았다.

일렁이던 물살이 점점 수그러들면서 연못은 서서히 사람의 형체를 드러냈다.


완벽하게 고요해진 연못은 남자, 그 자신을 비추고 있었다.

맑은 물은 그의 모습을 소름끼치도록 똑같이 비춰주고 있었다.


"이제 아저씨도 보셨으니 저랑 같이 싸우실래요?"


아이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남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어떤분이 단편집으로 쓴 글들 중 한편인데 굉장히 인상깊어서 여기에도 올리네요.
문제시 말씀해주시면 삭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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