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알을 거의 30개 넘게 깠는데도 잠만보 라프라스가 없었는데
2월 17일 청주에서 마지막 근무 날 아침에 청주체육관 앞에서 잠만보 (11/6/15, 핥기, 헤비봄버) 를 직접 잡았고 2/18 부산으로 이사했더랬죠.
2/19일 오늘 부산 시민공원에서 족저근막염 생긴 오른쪽 엄지를 낑낑대면서 장장 7시간을 걸으며 10km 알을 추가로 7개를 더 깠는데
역시나 라프라스느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라프라스만 먹으면 1세대 모든 포켓몬을 득하는 상태였고, 도도한 자태에 매혹된 상태라 '언젠가는 만나겠지' 하는 자포자기 상태였는데
오늘 오유 포게를 둘러보다가 부산/서울에 몹을 띄워주는 사이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부산 영도구 오른쪽 해안가에 라프라스가 뙇.... 14/15/14 얼숨 얼빔.... 남은 시간 21분....
그렇습니다. 젠 된지 9분 정도 지난 따끈따끈한 라프라스느님이... 부산 영도구에 달빛을 쐬러 잠시 해안가로 올라오신 것입니다...
"이건 잡아야되 슈ㅣ발"
츄리닝에 메리야스, 아무것도 안입고 바로 겨울 파카를 입고 휴대폰과 카드를 챙겨 밖으로 튀어나갔습니다.
현재 위치는 부산역 인근.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서 다짜고짜 핸드폰을 드리대며
"아조씨 여기로 가주세요! 15분 안에 끊어주실 수 있나요!!! 만원 더 드릴게요!!"
"고멘 고멘. 신호때문에 무리여 허허허허"
"일단 가주시고, 가다가 시간 다되면 택시 돌리겠습니다... 최선을 부탁드립니다... 훌쩍훌쩍..."
"허허허... 무리라 분명 말했어요. 일단 가보입시더. 부릉부릉"
부산 택시는 역시 빨랐습니다.
시가지 어쩔 수 없는 교차로 신호는 제외하고는, 일단 컴컴한 영도구로 진입 하자 마자 광속으로 질주하는 택시.
칠흑속의 코너를 꺾어서 목표지점에 도달해서 저는 기사님께 "카드 두고 내릴게요!! 택시 잠깐 세워주세요 빼액!!"
어두운 해안로에서 택시 도착지점부터 100m 간격을 위, 아래로 훑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라프라스와 조우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 라프라스 였던 것이었습니다.
14/15/14 의 SS 라프라스느님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라즈베리맛에 흠뻑 빠져서 하이퍼볼 한 방에 제 품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사님께 "잡았어요 기사님!! 으흐흐흐캬하하하하꺄하하하하 택시 돌려서 집으로 가주세요!" 하고 계산할 때 만원 한 장을 더 드렸답니다.
이것으로 1세대 모든 포켓몬을 도감에 다 채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10km 알에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습니다.
용숨파광 84% 망나뇽을 비롯해 물기하펌 갸라도스 4마리 (96, 89, 84, 71), 그리고 샤미드 3형제와 청주산 잠만보.
그리고...
라프라스
이 모든 영광을
그동안 걷느라 퉁퉁 분 제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돌리는 바입니다.
미스틱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