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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포 엄마 자랑
게시물ID : boast_135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9
조회수 : 7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28 02:18:55
커피 드링킹했더니 잠이 안 와서.. 네이버의 생활의 참견보다 보니까 엄마 자랑을 하고 싶어졌어요.

어릴 때부터 엄마랑 같이 버스를 타고 가면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초등학교 쯤 되어서부터 혼자 버스를 탈 땐 자리를 양보하곤 해요.
징그럽게 자라난 지금도 제가 힘들어 죽을 정도 아니면 양보하고요.
임산부는 오히려 내가 힘들어도 꼭 양보해야 함.

사실 저는 기억 안 나는데, 언니의 증언을 예전에 확보하였습니다.
큰언니가 어릴 때, 작은 언니랑 저는 어딜 갔나 보지요.
언니 혼자!! 과일을 우적우적 먹으며 tv를 봤는데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사별하여 절에서 스님이 거둬서 키우는 애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나왔어요.
그걸 보며 우리 언니는 아무 생각없이
"엄마, 우리가 이 과일 두 번에 한 번 안 먹고, 쟤들한테 몇 천원 씩 보내주면
 우리는 별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쟤들한텐 엄청 큰 차이가 있겠지?"
하고 말했대요.

그 당시의 우리 언닌 막내 동생에게만 가차 없고 그 외의 애들에게는 매우 따뜻한 그런 어린이였어요.
대학 졸업까지 저와 으르렁 대며 살았지만, 지금은 초라한 동생에게 약간의 연민과 우애를 느끼는 듯 합니다.
집에 놀러가면 밥은 안 해줘도 커피 정도는 내려줘요.
이젠 언니에게 애도 있지만 밥까지는 기대도 안 함 ㅋ

\언니의 말을 듣고 우리 엄마는 그때부터 과일을 끊으셨지요... 시무룩
저랑 작은 언니와 큰언니 모두 어린 마음에, 우리 집이 흥부 집안처럼 가세가 기울었구나 했어요.
하루 세 끼 밥이라도 먹는 게 어디냐며...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던 어느 날

엄마에게 오던 우편물을 보고 언니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언제부터 ○○절(절 이름인가 별칭인가가 뻐꾸기 어쩌고 였는데)에 돈 보냈어?

언니가 저렇게 자기도 기억 못하는 흘리며 한 말을 들은 후부터 과일을 끊고,
과일 값 대신 모은 돈을 한 달 간격으로 거의 5년 넘게 후원을 하셨어요.

지금은 엄마도 나이가 많이 드셨지만, 그래도 주말이나 그럴 때 독거노인 반찬해다 드리거나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목욕 봉사 같은 걸 많이 하셔요.
엄만 말을 안 해줬는데, 어느 날 엄마 폰 봐달라고 해서 봐주다가 그거랑 관련된 문자가 온 걸 봤거든요.
그때 엄마에게 물어보고 알았어요.
이건 우리 집에서 나만 알고 있는 비밀ㅋ

:) 우리 엄마 자랑은 더 많지만 여기까지.
다들 굿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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