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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환기훈련과 오바훌(OVHL) / 잘못된 만남
게시물ID : military_53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다노예
추천 : 3
조회수 : 428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3/02 03:00:03
안녕하세요. ^ㅁ^/
눈팅만 쭉 하다가 얼마전 가입해서 첫 글입니다. 

보통 전문지식이 아닌 경험담과 해군 내에서 듣고 배운걸 쓰므로 잘못된 지식 지적이나 추가설명등은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해군 출신이 아닌 분들은 생소하겠지만, 해군에만 존재하는 훈련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환기훈련]인데요. 이 훈련은 분해정비를 수행한 함정에 한하여 실시하는 훈련이며, 정비 주기가 길게는 10년에서 노후된 구형 함정은 3년이기때문에 보통의 함정 승조원들도 직접 격어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해군내에서도 최고로 악날한 훈련으로 유명합니다.

그럼 분해정비에 대해 짧게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분해정비는 크게 선체/기관 두가지로 나눕니다. 두개 특별히 나눌건 없지만 선체 정비 주기가 5년이고 기관 정비 주기가 가동 3000시간이라고 했을때 둘 중 하나만이라도 기간이 도래하면 보통 둘을 함께 수행합니다.

이때, 임시 수리나 긴급수리가 아닌 정기 수리이므로 정기상가로 건선거에 입거하게 되는데(군함을 맨땅위에 올리는 겁니다.) 임시나 긴급시 보통 2~3주 하던걸 정기 상가시엔 짧게는 5주에서 길게는 5달간 실시 합니다.(지난번 DDH-ll는 약 3개월 실시한걸로 들었네요. *참고 사진은 맨 아래에 첨부 했어요.)

그리고 열심히 수리를 합니다. 

각 직별 해당 장비를 분리하여 정비창에 수리 의뢰를 맏기고 자체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직별 및 부서별로 정비를 실시 합니다.  

수리가 뭐 별거있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철로된 배를 통체로 벗겨서 새 배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페인트를 쳐내거나 글라인딩하여 벗겨내고 새로 칠하기도 하고, 배에서 사용하던 각종 기구 및 장비들을 모두 뜯어내서 정비합니다. 

이게 무시무시한데요. 예로 침실하나를 보겠습니다.
침실 침구류를 모두 빼냅니다. 이불과 매트도 정비창 세탁 맡기거나 교체합니다.(보급)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를 뜯고 각 수도관(오수/해수)을 뜯어내 정비합니다.(보수) 침실 통풍관 및 통풍기를 뜯어내어 정비합니다.(내연/전기) 바닥 및 침실에 우레탄을 깔고 페인트를 칠합니다.(갑판) 화장실 타일을 뜯어내어 바닥을 정비합니다.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건 침실 사용자 및 각종 작업원 입니다.(총원) 

침실만 해도 이런데, 기관실이며 함교, 포대같은 곳은 소모 노동력이 어마무시합니다 ㅠㅠ 

암튼 이런 무식한 정비 일과를 수병들과 부사관들이 수행해 냅니다. 수병이고 부사관이고 수리 기간에는 아침부터 20시정도까지는 고통을 받습니다.ㅠㅠ

자. 그럼 수리가 끝나고 그동안 이제 환기훈련을 해야겠죠!
근데 이게 문제입니다. 환기훈련은 왜 할까요?

미군은 우리와 마찬가지로(어감이 좀... 우리가 미군체계를 따라가는거죠.) 정기 수리 및 환기훈련을 실시합니다. 그치만 미군은 함정이 정기 수리를 들어가면 승조원들이 타함정으로 인사이동 하거나 대부분 수리기간동안 휴가를 실시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2달간 수리해버리면 각종 정비 군무원들이 함정을 인계받아 2달간 수리하고 승조원들은 교육 및 휴가등을 실시하죠. 

휴가. 휴가 입니다.

그리고 수리가 끝나면 다시 승조원들이 인계받아 전투테세를 갖추게 됩니다. 이때 장기간 임무수행을 하지 않았으므로 다시 전투력 증강을 위해 환기훈련을 실시하는 겁니다.

우리는 운용요원과 수리요원의 경계가 애매하여 둘다 수행해 버리죠. 수리기간동안 힘들여가며 일하고. 일 끝나면 환기훈련을 받는겁니다.

이것도 눈물겨운데요 ㅠ

또 다른 문제는 훈련형태입니다.

뭐... 군대가 다 그렇겠지만, 원래 목적은 전투력 향상인데 결국 보여주기식 및 괴롭히기가 되어버립니다.

복합상황 훈련의 형식을 띄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전투상황에 화생방 상황에 일부 격실에 불이나고 침수중이며 환자 발생에 통신불능상황같은 복합상황을 부여해버립니다. 

여기까지는 전투함에있어서 실전에서도 훈련된 모습을 보일정도의 훈련강도인데... 여기에 점호를 넣어버리면?

위의 복합 상황에 의해 방독면에 소화복에 장비 수리를 하고 있는데 방송으로 '점호~15분전~!!' 이 나옵니다. 그럼 다 내팽개치고 침실로 뛰어가며 옷을 벗습니다. 점호 점검시 내의만 입고 있어야 하거든요. 

침실에 가면 관찰관들의 괴롭힘이 기다립니다. 제 시간에 도착한 인원은 속옷 차림에 침대앞에 점호자세로 대기하고 당직하사(인원 책임자)는 못 도착한 인원에 대한 책임으로 쪼그려 뛰기 및 팔굽혀펴기 같은 얼차려를 받습니다. 총원이 하기도 하죠. 

함교가 전투 위치인 조타사, 함수 함포가 위치인 병기사, 기관실 바닥이 위치인 기관부 대원들이 보통 늦게 도착합니다. ㅠ 전속 질주를 해도 불가능한거에요 이건... 암튼 도착 하면 상황은 헬이죠. 옷을 입고 있으니까요. 점호 시간엄수 및 준비 상태 불량 부터 각종 꼬투리 들로 맞이하여 줍니다. 

그렇게 침실 총원이 상태 불량으로 기합받으며 구르고 있으면 다시 방송으로 '총원 전투배치! 훈련!' 이 나오고 다시 위치로 뛰어갑니다.

이런식으로 반복되죠. 이건 환기 훈련내용중 일부입니다. 이건 한 2~3일 정도 합니다. 하다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욕도 입에서 나와요 ㅎㅎㅎ  

카포크 입고 아침 점심 구보는 몸풀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 뭐 끝에 오니 푸념이 되어버렸네요. 어쩌면 이게 쓰고 싶었는지도 헤헿.

무튼 또 한번의 오바훌을 앞두고 있다보니 벌써 환기훈련이 걱정되어 씁니다.

살아서 만나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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