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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실화] 나의 이야기 1-2
게시물ID : panic_97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지기]TOMMY
추천 : 15
조회수 : 14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2/08 15: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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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 답답했던 순간마저 쉽사리 잊혀질 만큼
우리의 삶은 지루한 만큼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끄으윽.... 으.....

차가운 공기가 깊게 가라 앉은 늦은 밤
창고 방에서 이상한 신음소리 같은게
꿈 처럼 들렸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잠을 잘 잤던 나 였지만
그 소린 섬찟하리만큼 내 귀에 박혔다.

형이었다.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을 창밖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알 수 있을 만큼
통나무처럼 뻣뻣하게 누워있는채
숨 넘어가는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고,
며칠전 기억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희야 와그라노 일 나봐라 희야 어데 아프나 희야 희야 정신차리봐라"

그렇게 난 형을 흔들어 깨웠고,
다행이 금방 형은 거센 숨을 몰아쉬며 
그 큰 덩치를 구부리고 힘없이 앉았다.

"와 악몽이라도 꿨나?"

"헉... 헉... 괘안타... 물 좀 도고"

난 식당문을 열고 물 한컵을 부리나케 떠서는 형에게 갖다 줬다.
누가 뺏어갈듯 벌컥 벌컥 물을 들이킨 형은
아무말도 없이 생각에 잠겼다.

난 형에게 무슨일인지 재촉해서 물었고
형은 아무말없이 등을 돌리며 다시 누웠다.

'재수없는 인간....'  (실제로 좀 재수없어서 필터링 없이 적었음)
이라 생각하면서 나도 다시 자리에 누웠다.
언뜻 잠이 들지 않아
형이 왜 그랬는지 가위에 눌린건지 혼자 골똘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인간이 말을 걸었다.

"OO아 자나"

형의 말 한마디에 방안 공기가 무겁게 가라 앉는 느낌이 들었다.

"은지 잠 안오네... 와?" (은지는 여자 이름이 아니라 '아니'라는 사투리입니다.)

"어무이가 예전에 밤에 꿈이야기 하면 재수업다 카던데 말 해도 되나 모르겠다."

"그람 하지마라"

"재수없는 놈"

형은 피식 웃으며 말을 던졌다.(지가 더 재수없으면서)

별 반응이 없던 내가 답답했던지, 본인 스스로 술술 이야길 꺼내기 시작하는 것 이었다.
(사실 나도 무척 궁금했지만, 이걸 노린 거였음)

형의 말은 이랬다.
잠을 자고 있는데 꿈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창고안의 잡동사니들이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 처럼 
차례차례 흘러가듯 보였다는 것이었다.
꿈인 걸 인식하고 있었던 형은 
왜 저런게 보이지라며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문득 우리방 옆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시선이 옮겨졌다고 한다.

그 계단은 사실 아무 감정없이 보고 싶어도
왠지 모르게 보기만해도 기분이 나쁜 계단이었기에
우리 형제들도 처음에 호기심 삼아 옥상에 올라가 본 이후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곳이다.
(사실 이 계단에서는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진 않습니다. 그냥 기분 나쁜 계단일 뿐입니다. 아직까지는)

꿈속에서 그 계단이 그렇게 신경이 쓰이더란다.
그리곤, 실이 탁! 끊어진 듯
꿈에서 깬 듯하여 눈을 떠보니

천장에서 어떤 여자가
머리를 시커멓게 늘어뜨리고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너무 놀란 나머지
'억' 이외에는 아무말도 못 하고
그 여자를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그것이 형 배에 걸터 앉아
목을 조르고 있었다고...

'아 ㅅㅂ 괜히 들었다. 아직 새벽인데...'

그렇게 가위를 눌렸던 형은
내가 깨워준 덕분에 가위에 풀려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는 말없이 등을 돌리고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집 터가 중요하다는 말은
수맥 존재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 같다.

그날 이후 우린 우연히 본 TV 프로에서 
수맥에 관한 방송을 보게 되었고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사건 후 그리 멀지 않은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L로드 라는 것 으로 쉽게 탐지가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수맥이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각 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나...
(이 부분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혹시 전문가가 계시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L로드는 쇠 막대기인데 모양이 L자처럼 되어 있다. 
옷걸이 같은 것으로도 쉽게 만들수 있으며, 양손에 가볍게 쥐고 방안을 돌아다니면 
수맥이 흐르는 부분에선 L로드가 교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형과 나는 너나 할 것 없이 창고로 들어가 펜치를 찾았고
방안에 굴러다니는 옷걸이를 잘라서 L로드 두 개를 만들고
방안 구석구석을 뒤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L로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나와 형은 그냥 악몽이라고 결론내었다.
하긴 그 날 이후 당시까진 별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틈새 에피소드 
「그 날 이후 방한구석에 처박혀 있던 L로드를 가지고,
L로드가 소리에도 반응한다는 방송을 보고 따라 해본적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전람회 노래엔 L로드가 교차되지만, 
당시 인기있었던 쿨 노래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게 마냥 신기 했던 기억이 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라~」


호기심도 잠시... 형과 난 금새 놀기 바쁜현실로 돌아갔고,
간간히 형과 난 가위에 눌리긴 했지만
"그냥 어젯 밤에 가위 눌렸어"
서로 이야기 할 정도만 인식하고 있었던
어느날 이었다.


잠결에 발끝에서 무언가 잡아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당시 우리들은 좁은 방에서 덩치 4명이 자고 있는 상황이라
이불따윈 옆에서 가져오는 것이라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또 누군가가 내 이불을 가져가면서, 다리를 건드나보다 생각만 했다.
눈 떠서 확인하기도 귀찮고 해서 계속 잠을 자려는데

갑자기 허벅지 부터 다리 끝까지 격렬한 통증이 왔다.
마치 다리에서 쥐가 난 듯
다리가 뻣뻣하여 움직일 수 가 없었고,
근육을 잡아 찢듯한 통증으로 
난 비명 조차 지르지 못했다.

예전에 농구를 하도 많이 해서 쥐가 났을때
할 수 있는 응급처방을 알고 있었는데 
다리를 곧게 편채로 한 손으로 발끝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 종아리 부분을 주물러 준다던지,
정 그게 안 되면 궁극의 무릎꿇기를 시전하면 웬만하면 금새 풀린다.
(검도 하기전 서로 무릎을 꿇는 자세를 상상해보세요)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도무지 쥐가 풀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방문을 바라보고 죄지은 것 마냥 
무릎을 꿇은채로 허벅지와 종아리 부분을 두드리며,
앉아 있기를 십 수분은 족히 흘렀을 무렵
얼어 붙은 눈 녹듯 다리의 쥐가 풀렸고,
난 안도의 거친 한숨을 내뱉었다.

'아... ㅅㅂ 죽는줄 알았네'

세상 모르고 쳐 자고 있는 형제들을 바라보면서
놀란 가슴도 진정시키고 생각을 정리하였는데
그 동안 쥐가 나면서 
종아리와 허벅지가 동시에 아팠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보통은 둘 중 한 군데만 아프지 않나요? 전 둘 다 아팠던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이상했던건
당시 난 고2 5월 경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 때 이후로 농구를 이전만큼 격렬하게 하지도 못 하고
그마저도 고3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농구공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 심하게 다치진 않고 종아리 보조뼈가 부러진 정도였는데
근데 뼈가 잘 붙지 않아 3개월간 고생했고,
의사가 어머니한테 잘 좀 먹이라는 잔소리 까지 들으실뻔 했다는...
그 이후에도 뼈가 이상하게 붙어 
지금까지도 1시간만 걸어도 다리가 금방 부어 버립니다.)

농구공을 잡아본 지가 수 개월은 되었다는 것이 었고
대신 학교, 야자, 집, 만화책, 잠 이런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쥐가 났었는지 지금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이해를 돕자면 전 운동을 농구 밖에 하지 않고, 축구는 별로 안 좋아 합니다.
남자는 손맛이죠!


역자 주 : 쥐가 난 건 뭐 흔히 경험할 수 있긴합니다.
뭐 이런걸 다 적냐고 하시는 분도 있으실 거라 예상되는데요.
그냥 에피소드로 여겨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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