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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세력 내의 심화되는 분열.
게시물ID : sisa_9724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5/27
조회수 : 1681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7/30 10:18:31
민주 진영 내의, 문재인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의 감정 싸움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듯 하다. 문재인 집권 직후부터 얘기했지만, 입장이 다른 이들 사이에서, 잘 못에 대한 비판을 할지라도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 비방과 혐오를 시작하면 양측 간에 전혀 비본질적 감정싸움이 됨을 우려했었다. 문재인 정권은 어차피 우리가 그 위에서 좀 더 좋은 사회로 넘어가기 위한 디딤돌이기에 정권에 대한 비판과 두둔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들 끼리 싸워서는 안될 터인데, 겉잡을 수 없이 감정싸움이 번지고 있는 듯 하다.

일단 그렇게 감정싸움이 시작되면 심리적으로 특이한 작용이 발생한다. 서로 상처 난 감정을 자가 치유하기 위한 합리화 기재가 작동하는데, 내가 때린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맞은 가장 아픈 것만 부각하게 된다. 서로 극단적인 사례와 표현을 찾게 되면서 생산성없는 논쟁은 극으로 치닫는다. 어느 때부터 이 논쟁은 자신을 '절대선'으로 상대를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신학논쟁으로 변한다.

'진영논리'의 터전은 이로 인해 만들어진다. 주장이 양극단으로 갈라지면서 각 극단은 중간층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인정투쟁에 몰입한다. 이로 인해 '문재인의 극단적인 찬성자'와 '문재인의 극단적인 반대자'들로 점차 대립각이 세워지는데, 그 중간의 어정쭝한 사람들은 양 극단에 갈라선 이들로부터 자신의 입장을 선택하도록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이렇게 생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은 민주세력 내의 지속적인 분열의 촉진재가 된다.

흔한 말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얘기는 유독 서로를 구분하고 배척하며 조그마한 이견도 감정을 섞어서 터트리는 한국형 진보를 특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토론의 문화가 없고 다름을 불편해 하고 배척하는 한국적 정서가 유독 그러한 분열을 촉진하는데, 특히나 한국의 시민사회 운동은 아직 엄숙주의, 형식주의를 탈피하지 못한 터이기에 그러한 '여유없는 결연함'은 이견이 있는 세력들 끼리의 분열을 촉진한다.
문제는 이러한 민주진영 내의 분열이 수구보수들이 성장할 가장 좋은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분열이 단순히 민주진영이 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수구보수들이 성장할 용기를 줌에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정권의 변동이 있을 때부터 보여지던 그 분열의 비극이 다시 되풀이 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민주 세력들 내에서만이라도, 서로를 비판하더라도 조금만 감정을 절제해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구분해서 표현하면 좋으련만, 일단 서로의 감정에 상처를 주기 위한 투쟁의 링의 올라선 후로는 그에 대한 분별력을 상실하고 서로에 대한 저주만이 반복되니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한 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문재인 극단적 반대자들이]문재인 정권과 문재인 지지자들 전부를 '타도해야할 적'으로 규정하는 것과 [문재인 극단적 지지자들이]정 반대로 '문재인에 대해서 일체 비판도 못하게 하는 절대적 지지'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전자(문재인 반대자)는 문재인의 잘 못된 정책을 실랄히 비판하는 것으로 그쳐야지 그 지지자들까지 '개 돼지'라고 규정하면서 감정을 긁어놔서는 안된다. 그리고 후자(문재인 지지자) 역시 그러한 문재인에 대한 절대적 지지의 강요는 종교적 광신의 다름이 아니다. 왜 다른 시민들이 맘에 안드는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못하게 하는 건가! 왜 다른 사람의 정치적 자유를 자기의 것으로 하려 하는가!

물론 전자(문재인 반대자)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명박근혜 정권에 억눌렸던 고통이 너무 크기에 새로운 정권은 다르기를 간절히 바랬으나 문재인 정권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음의 분노 때문인 듯 하다. 반대로 후자(문재인 극렬한 지지자) 역시 노무현 정권 때 민주 세력 내의 분열로 인해 아무 일도 못하고 이명박근혜라는 악몽을 겪었다고 여기고 있기에 과오를 반복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에 침잠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한 법. '절대'의 자를 내밀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강요하려는 행태는 무익한 '신학논쟁'이며 공멸로의 내달음이다.

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약간의 실마리라면 '자기와 같은 진영에 있는 이들의 극단적인 발언'을 자제 시켜주는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설득하려고 해봤자 먹힐리는 만무하고 오히려 싸움을 걸어온다고 발끈해 할 것은 뻔 하다. 이렇기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의 극단적인 표현부터 절제시켜야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분열하는 양측은 서로의 극단적인 표현을 먹이 삼아, 서로에 대한 증오를 자양분 삼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불태워 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공멸이다. 우리는 책무는 이 양극단으로 분열해서 한쪽을 택해 대립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중간으로 모여서 서로 소통할 길을 찾고 보수에 맞설 단단한 허리 라인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위에 쓴 모든 말을 한마디로 정리 해보자면, 문재인 정권에 대해 실랄히 비판할 것은 하더라도 문재인 지지자들까지 타도해야할 적 취급은 하지 말아야 하고, 반대로 문재인을 지지할 때는 지지하더라도 맹신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논쟁은 하되, 인간성 들먹이며 감정 싸움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결과의 가장 큰 수혜자는 수구보수들이라는 것이다.

남의 얘기 해서 뭣하랴. 내가 지금 당장 쓰려는 글부터 그러한 해악으로 넘치지 않은지 되돌이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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