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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자라지 않아요
게시물ID : plant_7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웃집도털어
추천 : 2
조회수 : 84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06 00:32:48
안녕하세요?

시간이 좀 흘렀내요 

하루하루 매일매일 사진을 찍어서
기록 하고 싶은 생각에 1일차라고 하면서 
시작했는대 그러질 못했내요
 
네시간 가까이 씨앗을 물에 불리고 
같이 담겨있던 화분에 흙을 붓고 
씨앗을 심어주고 토닥토닥,
물을 흠뻑,

봄에는 꽃이 피어 내 마음도 밝혀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심었습니다. 

오늘이면 나올까, 내일 이면 볼 수 있을까 

아침에 출근 할때 한번, 퇴근하고 또 한번,
잠들기 전에 한번 

널 그렇게 바라 봤는대
내가 물을 너무 많이 준걸까? 
방이 너무 추워서 그랬을까? 
햇빛을 쬐어 주지 못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싸구려 화분 세트라 흙도 아닌 것 같은 
흙에 화분이라고 들어있는 얇은 플라스틱 화분에 
싸구려 화분 세트, 약봉지 같은 해바라기 라고 적힌
봉투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해바라기 씨조차 싸구려 질나쁜 씨앗 이였을까?

태생 부터 싸구려인 걸까.... 

싸구려 화분 상자를 집어들면서 
가격은 싸구려지만 내 너를 이 세상, 아름다운 
해바라기로 꽃 피워 주겠다 약속 했는대

주말에 집을 비운 사이 물을 먹지 못했을 이틀이 
날 말라 비틀게 했을까? 

그래서 나의 정성이 부족해 어쩌다 보니 죽은 거라면, 차라리 그게 낫겠다.

나를 미워해 다오.

태생이 싸구려라 꽃피우지 못해 죽었다 하지 마오.

단지 주인 잘 못 만나 죽었다고 해다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무 슬플것 같아 

너 고이 잠들어 버린 화분을 내 차마 비우지 못하겠다.

흙속에 잠들어 있는 널 보면 
그 속에 내가 있는 것 같아 처다 보질 못하겠다. 

이 세상 살아보겠다. 
살기 위해 포장되어 누군가의 손길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긴긴 시간을 보냈을 탠대 

나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올 봄에는 내가 심은 해바라기를 보고 싶었는대.

싹틔우기 위해 흙속에 들어 갔는대 
무덤이 되었구나.... 

나 또한 이 세상에서 무언가 해보겠다.
이 세상에 뛰어 들었는대 

나도 싸구려 진열대에 있는 다른 씨앗들 처럼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금이 이제는 

나의 시간이 오리라 생각 했는대 
일을 하면서, 아직은 어리지만 

살아 오면서 가면서 

나는 꽃 피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삭막한 세상에 살다보니 
삭막해 지기 싫어 너를 기르려 했는대 
내 욕심을 채우려 널 죽게 만든 나를 용서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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