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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지 힙합플레이야 인터뷰.txt (랩몬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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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하이수현
추천 : 8
조회수 : 153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06 15: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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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인터뷰하게 되어 기쁘다. 한국에도 당신의 팬이 많다. 작년이 [Regulate… G Funk Era] 발매 20주년이었다. 나 역시 20주년 기념 Vinyl을 구입했다. 감회가 어떤가?

워렌지: 서포트에 감사한다. 기분이 좋다. 그 앨범의 20주년을 기념할 수 있다는 건...마치 그동안 내가 했던 열정적인 작업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여전히 내가 이 씬에 살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김봉현: 한국에서는 얼마 전 나스(Nas)의 다큐멘터리 필름 'Nas: Time Is Illmatic' 상영회가 있었다. 한국의 많은 힙합 팬이 이 필름으로 힙합을 더 깊게 알 수 있었다. 또 래퀀(Raekwon)의 [OB4CL]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소식도 들려온다. 혹시 [Regulate… G Funk Era]에 관한 필름 계획은 없나?

워렌지: 음, 있다. 그 앨범과...또 나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우린 9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지금껏 누구도 보지 못한 기록과 흔적이 담길 것이다.



김봉현: [Regulate… G Funk Era]는 [The Chronic]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처음 'Regulate'을 들었을 때 "아니, 갱스터랩(gangster rap)이 이렇게 감미롭다고?"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워렌지: 당시 나는 듣는 이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어릴 적에 아버지의 영향으로 재즈를 많이 듣고 자랐고, 부드럽고 소울풀한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김봉현: 힙합에서의 '샘플링(sampling)' 개념을 모르는 이들은 마이클 맥도날드(Michael McDonald)의 'I Keep Forgettin'을 듣고 'Regulate'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힙합 샘플링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워렌지: 샘플링이란...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을 '커버'하는 것이다. 그것이 마이클 맥도날드의 음악을 가지고 내가 한 일이다. 나는 맥도날드의 음악을 지-펑크 스타일로 재창조했고, 결과적으로 원곡보다 더 좋은 음악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샘플링은 어디까지나 원곡과 창작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내가 'Regulate'을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마이클 맥도날드에게 '리스펙트'를 전하고 싶었다.



김봉현: 트윈즈(Twinz), 도브 섁(The Dove Shack) 등과는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지?

워렌지: 물론이다. 오늘도 트윈즈의 전화를 받았다. 도브 섁과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우린 여전히 친구다. 음악 활동이 뜸하다고 해서 우리의 관계까지 끊긴 건 아니다. 앞으로도 우린 영원히 친구다.



김봉현: 힙합을 이제 막 듣기 시작한 한국 팬을 위해서, '웨스트코스트(westcoast) 힙합'과 '지-펑크(g-funk)'의 차이를 설명해준다면?

워렌지: 내 생각에 '웨스트코스트'는 말 그대로 '서부 지역'을 뜻하는 것이지만 '지-펑크'는 보다 '세계적'인 것이다. 지-펑크 음악은 웨스트코스트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음악을 만들 때, 나의 음악은 전세계를 위한 것이다. 단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웨스트코스트일 뿐이다.



김봉현: '마약을 얼마나 잘 팔았는지', '험난한 길거리를 어떻게 헤쳐왔는지'는 래퍼들의 단골 주제다. 하지만 당신의 음악에서는 이런 내용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워렌지: 나는 내 음악에서 마약 파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대신에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약이나 다른 부정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김봉현: 당신은 기존의 '갱스터 래퍼'보다 온순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하지만 당신의 가사나 인터뷰를 읽다보면 생각보다 남성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워렌지: 나는 굉장히 겸손한 사람이다. 나는 오만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늘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이들은 가끔 친절함을 유약함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나는 가급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는 사람이지만...동시에 어떠한 부당한 대우도 참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김봉현: 비교적(?) 최근의 앨범들인 [In the Mid-Nite Hour]와 [The G Files]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낳기도 했다. 이 앨범들에 대해 다시 설명해줄 수 있나?

워렌지: 음, 그 두 앨범은 인디펜던트 방식으로 발표되었다. 당시의 난 메이저 레이블에 속해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두 앨범은 내 다른 앨범 만큼의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나는 그 앨범들의 프로덕션이 굉장하다고 생각하지만...아쉽게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또 그 당시가 아티스트들이 본격적으로 앨범을 인디펜던트 방식으로 내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에 앨범 홍보에 더욱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In the Mid-Nite Hour]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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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최근 몇 년 간은 활동이 뜸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을 하고 지냈나?

워렌지: 요즘도 간간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시간을 다른 아티스트를 위한 프로듀싱에 쏟고 있다. 또 올해 여름에 발표할 내 앨범을 작업 중이기도 하다.



김봉현: 마이크 슬라이스(Mike Slice)라는 신인 아티스트를 제작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워렌지: 마이크 슬라이스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다. 그는 굉장한 재능을 지니고 있고, 특히 자신의 유년기(90년대)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3부작으로 선보일 것이고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다. 그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THAREALSLICE 다.



김봉현: 한국에서도 네잇 독(Nate Dogg)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 아픈 일이겠지만 그에 대해 말해준다면.

워렌지: 음...그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그와 어울리던 모든 시간이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었다. 네잇독은 나에게 형제나 다름없었다. 우리에겐 정말 많은 추억이 있다. 그가 더 이상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스튜디오 안의 우리는 하나의 팀과 같았다. 그와 나는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마치 '배트맨과 로빈'처럼 말이다. 지금도 그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그립다. 한국에 이렇게 많은 팬이 있다는 걸 생전에 그가 알았다면...정말 기뻐했을 것이다. 우리가 더 빨리 한국 팬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게 아쉽다. 모두가 사랑하는 그의 음악과 함께 그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김봉현: 네잇 독의 미발표 음원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워렌지: 그렇다. 그와 작업한 몇몇 트랙을 가지고 있다. 올해 여름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봉현: 방탄소년단의 리얼리티 티브이 쇼 'American Hustle Life'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연 계기와 소감 등에 대해 듣고 싶다.

워렌지: 방탄소년단 측에서 나의 매니저에게 연락을 취해왔고 그로 인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 케이-팝(K-Pop)에 대해 더 배우길 바라고 있었는데, 이참에 방탄소년단의 몇몇 비디오를 봤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쇼에 출연하기로 했다.



김봉현: 최근 들어 케이-팝은 미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케이-팝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대한 생각은?

워렌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좋아한다. 많은 스타일과 오리지널리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운 좋은 소년들이 아니다. 그들은 랩과 노래에 재능이 있다. 이것이 그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김봉현: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Rap Monster)와 싱글 'P.D.D.'를 작업했다. 작업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워렌지: 방탄소년단과 시간을 함께 보낸 후 우린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난 이 재능있는 친구들과 작업을 하고 싶어졌다.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우린 메일과 전화를 통해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그렇게 이 작업이 성사되었다.



김봉현: 랩몬스터의 랩에 대한 생각은?

워렌지: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로서 말하자면, 그는 내가 아는 뛰어난 래퍼 중 한 명이다. 그의 랩이 지닌 전달력은 굉장하다.



김봉현: 싱글 'P.D.D.'에 대해 말해준다면?

워렌지: 랩몬스터의 랩을 처음 들었을 때, 가사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플로우가 맘에 들었다. 스튜디오에서 그와 작업하면서 가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설명을 듣고 이 노래가 더 좋아졌다. '내 성공을 보기 전까지 부디 죽지 말아라'는 내용이었는데...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증명하겠다는 이야기였다.



김봉현: 힙합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음악이 되었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 흑인의 음악이기도 하다. 최근 이기 아잘리아(Iggy Azalea)와 관련한 논란에서 보듯 힙합에서의 인종 문제는 늘 민감하다. 방탄소년단처럼 동양인이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반감은 없나?

워렌지: 전혀 없다. 힙합은 이제 전세계의 음악이다. 힙합은 특정한 인종만을 위한 음악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은 모든 인종,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재능은 재능일 뿐'이다. 재능이 있다면 피부가 희든 검든 보라색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당신이 위대한 아티스트라면, 당신은 위대한 아티스트다.



김봉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를 제외하고,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미래는 누구인가?

워렌지: 음...앞서 말한 마이크 슬라이스를 꼽고 싶다. 훌륭한 매니지먼트만 가세한다면, 그는 웨스트코스트를 접수할 것이다.



김봉현: 엄청난 수의 Vinyl을 보유하고 있을 것 같다. 그중에 모든 걸 다 팔아도 절대로 팔 수 없는 레코드를 딱 1장 꼽는다면?

워렌지: 맞다. 나는 많은 Vinyl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소중한 1장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Regulate… G Funk Era]다. 이 앨범의 몇몇 싱글 레코드와 원곡 레코드는 여전히 나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봉현: 한국에는 언제 오나?

워렌지: 머지 않아 기회가 올 것이다. 지금은 이 곳에서 새 앨범을 위해 끝내야할 작업이 남아있다. 그후에 지-펑크로 세계와 만날 계획이다. 그 여정에는 한국도 있다.



김봉현: 마지막 질문이다. 힙합이 당신의 삶을 바꾸었나?

워렌지: 물론이다. 절대적으로. 커티스 블로우(Kurtis Blow), 그랜드마스터 플래쉬(Grandmaster Flash), 런디엠씨(Run DMC), 비스티보이즈(Beastie Boys), N.W.A....그들을 따라해보려고 노력했고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릴 적에 나는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다. 그러나 힙합을 만나고 난 후 나는 삶과 다른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힙합은 단순히 내 삶을 바꾼 정도가 아니다. 힙합은 내 삶을 구원했다.


인터뷰 | 김봉현 (음악비평가)
사진, 영상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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