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원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 다윗은 밧세바를 납치해 유부녀를 강간하고 그 남편을 직위를 이용해 죽게 했으며 태어난 아이도 다윗의 죄 때문에 신의 징벌을 받았다. 그런데 다윗은 자신의 신에게만 회개하고, 밧세바와 우리야, 우리야의 가족, 그리고 아기에 대한 어떤 참회나 배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신 보기에 좋은 인물이라면 그 신이 과연 공의로운가?
그러자 초목님이 아래의 시를 가져다 놓았죠.(무슨 뜻인지 모르고 갖다 놓으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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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갖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때가 있다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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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는 '살다가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신교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착각이 '실수'와 '죄'에 대해 혼동하는 겁니다.
손이 미끄러워 접시를 깨뜨린 건 실수입니다.
말하면 안 되는데 저절로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와 헛소리한 건 실수한 거죠.
하지만 죄는 고의적으로 저지른 게 대부분입니다.
다윗은 불륜인 걸 알면서도 밧세바를 데려와서 동침했습니다.
우리야를 적진에 내보내 죽인 건 '고의적으로 계획을 세운 살인'이었습니다.
불륜과 살인이 '살다보면' 어쩌다 저지를 수 있는 흔한 일인가요?
개신교인 생각엔 그럴 수도 있겠네요. 목사님들이 흔히 그러니까.
위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시를 가져다 고의적 살인과 불륜을 옹호했던 초목님은
정작 답변이 궁해지자
"그쪽으로는 꽤 유식하던데 시같은 글하고는 안친한가요? (시를 읽지 않느냐는 뜻임)
장난반 진담반으로 가로치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라고 장난 식으로 넘어가시려고 하네요. 죄송하지만 저 상당히 질긴 사람입니다.
범죄를 구분할 때도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을 구분할 정도로
인간의 법체계조차 억울한 사람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또 손해에 대한 배상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공의롭고 선하다는 신은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죄악을 상상하거나 욕구가 일어나기만 해도' 죄인이 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불륜에 고의적 살인까지 저질렀어도,
그리고 피해자에게 아무런 배상이나 사과를 하지 않아도
그냥 자기에게만 사과하면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님은 배상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다윗의 경우에 대해 답변이 없네요.
제가 예를 들어드린 건 다윗의 케이스인데요.
영화 밀양에서도 구원받은 유괴범이 여주인공인 피해자 어머니에게 어떤 사과를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