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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고서점에서 있었던 일
게시물ID : panic_78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6
조회수 : 241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07 22:54:47

출처 - http://occugaku.com/

고서점에서 있었던 일

고서점
나는 2년 쯤 전부터 작은 고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고서점"을 그린 듯한 가게이다.
바닥이나 기둥은 검은 목재로 만들어져 있고,
약간 어슴푸레하고 오래된 느낌이 나는데
내가 오기 전에 입구를 개조했는지 거기만 부자연스럽게 자동문이다.

손님이 오면 딩동하고 센서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며칠 전 토요일, 점장님과 부인이 지역 모임에 가야 한다며 나가는 바람에
가게에 나 혼자 있었다. 얼마나 한가하던지. 늘상 한가하지만 말이야.
가끔은 지나가는 사람이 밖에 둔 묶음 세일을 하는 책을 팔랑팔랑 넘겨보는 장면이 보이는 게 전부다.
점장님 부부가 있으면 땡땡이 못 치지만, 혼자 있다 보니 당당하게 카운터에서 책을 읽었다.

저녁 6시 반 쯤 되었을까? 양심에 찔려서 청소라도 하려고 책을 덮었는데
딸랑하고 소리가 났다. 풍경 소리 같은.
자동문 센서 소리인 줄 알고
"어서오세요~"하고 입구를 봤다. 자동문이 열렸다.

그런데 사람 모습이 안 보여서 뭐지하던 찰나, 문득 왼쪽에서 그림자가 나타났다.
반사적으로 돌아보았다. 눈앞에 삼베 같이 꺼칠꺼칠한 옷이 있었다.
그대로 올려다보니 밋밋한 검은 한눈박이가 있었다.
아니 눈이라고 해야 하나, 달걀귀신 얼굴에 동그라미를 그린 것 같은 형태였다.
런던 올림픽의 이상한 캐릭터 있잖아, 그거랑 비슷했다.

그 캐릭터 목을 당겨서 늘린데다, 피부 전부 딱지가 앉은 것 같은 형태였는데
아무튼 뭔지 모를 것이 어두운 녹색 옷을 입고 서 있었다.
팔은 없는 것 같았다.
형광등 빛이 역광이 되어 내 몸에 그것의 그림자가 졌다.

나는 완전 굳어서는 히익!하는 비명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몸이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그것은 그림 같은 눈의 검은 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삭삭삭삭삭..하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목소리였는지 아니면 그 꺼칠한 옷이 스치는 소리였는지 잘 모르겠다.
조금씩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갖다댔다.
얇고 잘록한 목을 물컹하고 꺽더니 내 눈 앞까지 다가온 그때
또 딸랑하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 녀석의 머리가 목에서 털어서 떨어지는 것처럼 떨어졌다.
잘린 목 위에 아랫턱이, 작은 치아가 빼곡히 있었다.
검은 구멍 같은 목에서 으어어어어하고 이상한 쇳소리 같은 떨림이 나오더니
콸콸하고 검은 피같은 것을 내뿜었다.

순식간이었나, 정말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온몸에 닭살과 식은 땀 때문에 기분이 나빠, 되도록 카운터에서 멀찍이 떨어져
입구에서 밖을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그 후 바로 점장님 내외가 돌아왔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뭣하고
아무 말 않고 가게 닫을 준비를 했다.
내가 자동문 센서를 끄고, 셔터를 내리고 돌아가는데
그 센서 아래에 딱지 같은 게 떨어져 있는 걸 보았을 때 정말 토할 것 같았다.
다신 안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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