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는 중국 상하이 사람이고, 우린 상하이에 거주중임.
1. 우리는 2009년 상하이의 어느 클럽에서 만났음.
아는 형님(A)이랑 그 친구분(B)이 클럽 죽돌이였던 나에게
클럽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함..
클럽에서 형님 B가 여자 두명이 있는 걸 보고 합석을 신청했음.
나는 따로 떨어져서 춤추고 놀았음.
근데 A형님이 중국어를 못했던 관계로 통역해주느라 자꾸 불려감.
그렇게 통역해주다가.. 주다가.. 그러다가.. 통역상대인 여자랑 눈 맞았음.
그게 내 와이프임.
가끔 연락처 주고 받고, 만나서 밥 같이 먹고 그러다가.. 사귀게 됨.
우리 부모님은 아직도 내가 와이프랑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하다 만난 줄 아심.
※장모님, 장인어른도 그렇게 알고 계심. :)
2.
나는 와이프에게 첫사랑이자, 첫 남자친구임.
그래서 얼마전에 마누라한테
"나랑 연애하면서 두근거린 적이 있었냐? 있었다면 언제였냐?"
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음.
와이프는 0.1초 생각하는 시늉도 없이
"없는데?"라고 대답함.
그럼 왜 나랑 결혼했냐고 물어보니.
"그냥 처음 연애 시작하고나서 내 남자로 만들고 싶었음"
이라고 대답함.
... 내 마누라 호걸인듯!? 대륙의 기상이 느껴졌음.
3.
나는 오타쿠임. 그 중에서도 건타쿠임.
그러다보니 전 여자친구들하고도 취미가 안 맞아서 자주 헤어짐.
우리 와이프도 건담에 대해서 쥐뿔도 모름.
중국인은 빨간색을 좋아하니, 세배 빠르겠군!?
이런 드립쳐봐야 알아 듣지도 못함.
근데 적어도 내 취미를 존중해 줌.
아니 그 뿐이면 이 파트 적지도 않았음.
내 취미에 .. 금전적으로 지원을 해줌.!!!!!
"프라모델은 장식해두면 이쁘네~"라는 말을 하며
가끔 생일날에 프라모델 선물해줌ㅎㅎㅎㅎ
와이프는 개인적으로 SD유니콘 건담을 좋아하는 것 같음.
4.
와이프의 마음에 안드는 부분 하나 꼽으라면,
허세<?>가 있음.
와이프는 게임이라곤 애니X 같은 퍼즐 게임류를 좋아함.
근데 예전에 보면 PSP를 집에 놔두고, 장식용으로 쓰고 있는거임.
안 쓸거면서 왜 샀냐고 물어봤더니..
"남들 다 사서."
집에 프라다, 샤넬 가방이 몇개가 봉지도 안 뜯긴 채로 가만히 있음.
그냥 그리 놔둠.
홍콩 여행 갔다가 이뻐서 사놓고 안씀.
안 쓸거면 낭비하는거 아닌가? 생각되지만...
와이프 수입이 엄청나서 아무말 못함...
와이프는 세계 매출 순위표에서 매년 10위권안에 들어가는 기업에 다님.
게다가 국영이라 철밥통임. 이미 10년 넘게 근속중임.
가끔 면접관으로도 활동함.
5.
우리 부모님은 내가 처음에 국제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말도 안통하는 외국여자랑 결혼하면, 엄빠는 어캄?"
하시면서 약간 반대하시는 듯한 뉘양스를 풍기셨음.
근데 부모님 소개시켜드릴려고 한국 데려갔을 때임
친구들이랑 밤 늦은 시간까지 술마시고 집에 돌아갔는데.
이미 술이 떡이된 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탈피하고 거실에서
아버지랑 같이 자고, 와이프는 내방에서 자다가 화장실 간다고 일어났나봄.
때마침 어머니께서도 화장실 가신다고 일어나셔서 둘이 거실에서 마주침.
와이프는 당황해서...
"ㅇㅇ(내 이름). 술 많이! 많이!" 라며 외국인 노동자가 할법한(비하 아니에요. 비유상,..)
말을 했다고 함.
어머니는 이상하게 그게 너무 귀여웠고..우리집 사람이 되려나 보다 라고 생각하셨다고 함.
6.
우리 아버지 이야기임. 우리 아버지는 나를 5살 때부터 조기교육으로 영어, 한문, 수학을 가르치심.
그리고 집에 친구들이 놀러오면, 그중에 하나를 꼭 물어보심.
(그래서 어릴적 살던 동네 친구들은 우리집에 오기 싫어했음)
예를 들면... to 부정사는 몇가지 용법인가? 용법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면? 같은..
와이프도 예외는 아님... 잘 기억은 안나는데
"코싸인 30은 얼마인가?" 라고 필담으로 물어보셨던 걸로 기억남...
와이프는 졸업한지 십 몇년이 지났는데 잘 기억 안난다... 하다가..
한 5~10분 끙끙 앓더니 풀어냈음.
와이프 가끔 그 일에 대해서 대기업 시험보는 기분이었다고 함.
나랑 어머니는 어케 며느리 될 사람한테도 그런거 물어볼 수가 있냐고
지금도 가끔 아버지를 타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