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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또 하나의 소녀, 첫번째 후기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974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즈치자
추천 : 60
조회수 : 2983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1/13 05:09:5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1/11 15:22:05
안녕하세요, 이전에 또 하나의 소녀 글을 올렸던 피즈치자입니다.

이전에 베오베로 보내주셨던 글은  여기.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5174


이 글은 시사게가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또 하나의 소녀 글이 예술게였고, 

후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기에 이 곳에 올립니다.




이 글에는 제 이야기보다 다른 분들의 얘기가 있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약간 길지만, 또 그렇게 길지도 않으니..

되도록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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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소녀는 나를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이전에 쓴 마지막 문장.

나는 그 문장을 쓸 때 까지만 해도 

당연히 폐막식에 갈 줄 알았다.





하지만 명단을 작성하는 학생의 실수로 

내 이름이 참여명단에서 누락되었고,

S전자 사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번 일을 겪으며 굉장한 '우연'들이 겹쳤다.

진짜 우연이다.


●첫번째 우연- 무심코 선택한 작품 설치 장소,

알고보니 무재해 기원탑 바로 옆.

●두번째 우연- 도록에 내 작품 이름 잘못 나옴.

●세번째 우연- 폐막식 참여 인원 명단에서 누락됨.

●네번째 우연- 폐막실 날 마침 반올림 분들이 수원에 계심.





그래서, 

폐막식이 끝난 후 뵐 예정이었던 반올림을

그냥 일찍부터 찾아가기로 했다.





찾아뵌 반올림 분들은 건강했다.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내가 한 작은 일을 너무나 좋게 봐 주셔서

나는 많이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황상기 어르신도 뵈었다.

황상기 어르신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모델이며,

내가 작품을 만들며 참고한 사진 속 부녀. 그녀의 아버지이시다.




사실 나는 굉장히 무례한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 날 어르신을 뵙는다는 말에,

어르신의 표정이 어두울 것 같다는 생각을

정말 막연하게도 떠올렸다.




하지만 그분은 소년같은 눈망울로 작품 의도를 들어주시고,

작품 사진이 담긴 환경조각전 도록을 기쁘게 받아주셨다.

'이런 분이셔서 그 오랜 싸움이 가능했구나'

나는 오히려 기운이 났다.





그리고 나는 몇몇 분들과 함께 기흥 공장 앞에서 선전전에 참여했다.

('알'권리 이기 때문에 '알'모양의 옷을 입고 하신다!!   

 ▼  아래 사진은 알 옷을 입고계신 황상기어르신. 


어르신.jpg


'알'권리라서 '알'을 나눠주기도 하신다고...

감탄했다. 게다가.. 솔직히 너무 귀여...웠다..... 

하지만 그 말은 실례인 것 같아서 꾹꾹 참았다.)
 





...

그곳에서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당연했다.

당연하다못해 순해빠졌다. 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위험한 물질을 만지고 죽어간다.

그게 뭔지 알게 하라는 것. 알게라도 하라는 것...




어떤 독극물인지는 숨기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무엇때문에 죽었는지 직접 증명하라고.

이미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선전물을 나눠주다가도,

자꾸만 스크린으로 향하는 고개를 어쩔 수 없었다.

어떤 언니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감각도 잃어버린 채 휠체어를 타고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 뒤에서 

"많은 보상금을 바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치료라도 마음 편히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 영상은 다른 영상들과 함께 몇번이고 반복되었는데,

나는 화가 나고 눈물이 나는 걸 꾹꾹 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죽은 사람만 백명이었다.

아픈 사람 말고, 죽은 사람.

이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는..





▼ 11/6 폐막식 당일 기흥공장 앞에서의 선전전 모습. 



11월6일 기흥공장 앞 1.jpg





 추운 날씨였는데도 계속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 선전전이 끝나자 저 곳엔 사람들이 없게 되었다.


11월6일 기흥공장 앞,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jpg





▼ 이건 반올림에서 몇 년 간의 투쟁 끝에 얻은 소중한 정보가 담긴 선전물이다.


알권리1.jpg
알권리2.jpg
알권리3.jpg




선전전이 끝나고, 

나는 함께 식사를 한 후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조만간 반올림을 찾아가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곧 나는 기사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모든 사진 출처 : 반올림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harps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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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로 나온 과정은 이어서 두번째 후기로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주제가 약간 다른 것 같아서요. 

두번째 후기는 비교적 짧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예술 하는 분들의 의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곳, 외진 곳에 시선을 돌려보시는 걸.. 감히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많은 걸 배우고, 얻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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