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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금/스압] 국토를 달리는 소년 - 2일
게시물ID : bicycle2_308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자륭
추천 : 10
조회수 : 879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5/03/09 19:04:21
프롤로그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28459&s_no=1028459&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08595

1일차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029339&s_no=1029339&kind=member&page=1&member_kind=humorbest&mn=60859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lIY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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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맞춘 네시에 눈을 떴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 몸은 천근만근이었고 오른쪽 무릎이 구부릴 수 없게 아팠다. 밖은 아직 캄캄했다. 

오늘은 어제 못간만큼 더 가야한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일어나 샤워를 하고 뿌리는 파스를 반 통쯤 무릎에 뿌렸다.

밖으로 나왔지만 근처에 연 식당이 없었다. 편의점에서 라면과 빵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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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안개로 가득했다. 숨을 쉴 때마다 내 입에서도 안개가 나왔다. 안개가 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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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통이 끔찍했다. 자전거에 앉기가 두려웠다. 페달을 밟을때마다 다리 사이를 삽으로 파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오른쪽 무릎의 통증으로 일어서서 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어제 낭비한 시간을 메꾸려면 오늘 이화령은 넘어야했다. 15시간정도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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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도로에서 안장통은 몇 배 더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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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에 종주코스를 구체적으로 숙지해두지 않았다. 그냥 표지판을 따라가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생각없이 페달을 밟는데, 이 다리 끝에 '강원도 원주' 라고 써있는 표지판이 보였다. 강원도를 지난다는 걸 이 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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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를 따라 펼쳐진 모든 길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안장통 때문에 즐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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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울면서 달리다 비내섬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몸과 멘탈이 모두 만신창이였지만, 밥이 맛없었다는 건 똑똑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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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벌써 두세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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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충청도였다. 충주탄금대 산책로가 너무 예뻤다. 여기에 살고 싶었다. 

무릎보호대와 젤커버를 사기 위해 시내를 헤맸지만, 사십분 정도를 낭비하고 약국을 못 찾았다. 할 수 없이 그냥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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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사이에 뜨거운 철가루가 붙어 살을 파고드는 듯한 안장통은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오른쪽 무릎의 때리는 듯한 통증이 심해졌고, 왼쪽 아킬레스 건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새로 찾아왔다. 

로드자전거를 탄 두명의 라이더가 나를 추월했다. 몇초만에 그들은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다. 날 비웃는 것 처럼 느껴졌다.

힘이 빠지고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 페달을 밟는 속도가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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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달에게 완전히 졌을 때쯤, 수안보온천에 도착했다. 2월 19일 목요일 일곱시 반. '설날' 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놀러온 듯한 인파로 거리가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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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을 잡고 저녁을 먹었다. 편의점에서 붙이는 파스와 뿌리는 파스를 샀다. 무릎과 아킬레스건의 통증을 달래야했다.

이대로라면 생각했던 것보다 완주가 훨씬 오래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토요일, 아니 일요일까지는 끝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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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한캔과 초콜릿으로 피로를 달랬다.

내일은 이화령을 넘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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