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 일입니다.
당시 대형 입시학원을 다녔는데 새벽 1시가 다돼서야 마쳤어요. (규제 없던 시절)
학원 규모가 커서 마치는 시간이면 학원 앞 도로에 통원버스가 가득했고
저희 동네로 가는 차는 약 250미터정도 걸어가야 탈 수 있었어요.
거기서 약 500미터 더 걸어가면 저희 아파트였던지라;
그 날은 충동적으로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ㅋ
그런데 그 길이 본래 주택가이던 곳인데,
재개발한다고 다 뜯어놓고 사업성 문제로 몇 년째 방치해두던 곳이거든요.
골목길은 아니고 중앙선 그어진, 나름 크지만 통행량 적은 도로를 낀 곳이었어요.
저 앞에 승용차 한 대가 정차해있더군요.
그 길은 낮에도 불법주차가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데,
운전석에서 저를 부르더라고요.
겁이 없던 건지 아무 생각이 없던 건지ㅋ
덜컥 멈춰서서 대답을 해줬네요.
30대 남자인 것 같았어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자기가 발이 너무 아파서 운전을 할 수가 없대요.
어쩌라는 거지? 하고 있는데
제 양말을 벗어주면 발이 덜아파져서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에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저 발목양말이고 그쪽한테 안 맞을 것 같다니까 괜찮다고 달래요;
몇 번을 얘기해도 제발 좀 달래요ㅋㅋㅋㅋ불쌍한 척 하면서...
그제서야 무서워서 죄송하다하고 그냥 왔어요.
쫓아올까봐 무서워서 뒤도 안돌아보고 경보ㅠㅠ집에 전화나 할걸ㅠㅠㅠㅠ
이거 이상한 거 맞죠....?
경찰 부른다고 했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