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 친척형들의 실화야..
반말인거는 이해좀..
약...10년 정도?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 나는 외가쪽 사촌형들 이야기야
이 형들이랑 나는 나이차이가 꽤많이 나는편이라 놀아주기도 많이 놀아주고
밤이면 무서운 이야기도 해주며 나를 놀리는걸 좋아하던 형들이야.
특히 작은형은 어릴적부터 몸이 약해서 헛것을 보거나 가위눌리는 일이 잦아서 그런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해줬지..
이일은 큰형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때 이야기야
큰형은 작은형과 4살차이가 나고 나랑은 여덟살 차이가나 둘은 친형제이고..
형네집은 가정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라 큰형은 대학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하며 작은형의 뒷바라지를 해줬어
작은형은 순수미술을 하는터라 돈이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
암무튼.. 그런 큰형이 일하던 도중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는 일이 일어났어..
형네집은 이모부와 이모는 지방에 계셨기에 당시 서울에서 같이 지내던 작은형이 큰형의 간병을 해야만했데..
큰형은 사고가 회사측의 실수였기때문에(형이 무슨일을 했는지는 잘모르겠어..) 회사에서 병원비를 전액 지원해줘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을 할수있었고 2인실을 사용하고 있었어..
2인실에 옆 침대는 비어있어서 작은형도 침대를 사용할수 있다고 좋아했지.
그렇게 몇일이 지나서 어느날 밤 늦게 큰형이 작은형에게 야식이 먹고 싶다고 야식좀 사오라고 시켰었데..
세브란스 신관1층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그때는 공사중인가? 그런 사정으로 문을 닫았었고
작은형은 어쩔수 없이 신촌번화가 쪽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고해..
세브란스를 나서서 큰길까지 걸어나온 작은형은 신호를 기다리며 멍하니 앞을 바라고보고 있었다고해
그렇게 멍하니 앞을보는데 앞에 왠 여자가 조용히 서있더래
눈과 입을 검게 칠한여자가 긴 생머리를 늘어트리고 검은 원피스를 입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서있는 모습이
작은형은 조금 기괴해도 그냥 술취한 고스족 여자구나..라고 생각했데 흔치는 않아도 가끔은 보이니까 말이야..
근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신촌 세브란스 앞에 차도는 8차선정도 되서 이쪽 신호등에서 반대쪽 신호등까지 거리가 상당하단 말이지?
형은 갑작이 퍼뜩 '여기서......저기 서있는 여자의 이목구비가 똑똑히 보이는게...정상...인가?'
사실 낮에도 반대편에 서있는사람 얼굴은 잘안보일 거리인데 말이지?
게다 밤중이라 더더욱 잘안보일텐데 형눈에는 그여자의 얼굴이 너무 잘보이더래
갑작이 무서워진 형은 뭔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여자와 눈이 마주쳤데
여자는 갑작이 미친듯이 웃으며 그자리에서 방방 뛰더라는거야..
형은 그길로 도망쳐서 병원쪽으로 달아났데.. 그런데 신호가 바뀐건지 뒤에서 괴성을 지르며 자기를 쫒아오는 여자가 느껴지더래
형은 죽을 힘을 다해서 병원쪽으로 달렸고 유리문을 통과해서 문을 가까스로 문을 잠글수가 있었다고해
그리고 얼마 안지나서 그여자가 문밖으로 모습을 들어내고 형쪽으로 오더래
눈주위를 검게 칠하고 입술을 검게 칠한 팀버튼의 영화에 나올법한 모습으로 문쪽으로 다가온 여자는 형을보며
뭐라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지르고 문을 마구 두드렸데..
형은 다리가 풀려서 그자리에 주저앉아 있는데 너무 무서워 눈물이 나더라는 거야..
그때 무슨 일인지 보러온 경비아저씨가 그여자를 보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올때까지 그여자는 문앞을 서성이다가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리니 그제서야 도망을 치더래..
지하주차장쪽으로 여자가 도망을치고 형은 경찰들과 주차장에 그여자를 잡으러 내려갔데
근데 그주차장은 입구랑 출구가 같은 곳이라 도망칠곳이 없는데도 여자는 보이지가 않더라는거야...
아직까지도 작은형은 이 이야기를 할때마다 큰형을 원망어린 눈으로 쳐다봐...
그일 이후에 큰형이 퇴원할때까지 작은형이 이여자를 다시 보는 일은 없었지만
아직도 신촌 세브란스 근처를 가면 그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서 등에 소름이 돋는다고해..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