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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을 못사귀는거라고 했다고 혼난 썰 푼다.
게시물ID : bestofbest_97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미..
추천 : 617
조회수 : 44833회
댓글수 : 1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1/28 11:22:3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28 04:48:21

어느날 아는 여자 사람이 나보다 어린대....나보고 그러더군요. 


"오빠는 왜 여친 안사귀어?"


난또 이 식상한 질문에 좀 장난스럽게 대답했죠. 


"ㅇㅇ아. 너라면 나랑 사귀겠니? 안사귀는게 아니라 못사귀는거야."


그러자 갑자기 그 여자 사람이 짜증을 확내더니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더군요. 


"오빠. 지금 나랑 장난해?"


길걷던 중이였는데 그대로 그자리에 멈춰서더니 나를 노려보면서 막 훈계를 합디다. 나보다 4살이나 어린 여자가.....


"오빠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대? 외모? 외모 뭐 어때서? 오빠 살만 빼면되잖아. 살안 빼는건 오빠지? 못빼는거 아니지? 옛날엔 날씬했다며? 그리고 옷도. 옷도 좀 신경써서 입으면 되잖아. 먹을꺼 안먹고 아껴서 옷사면 되잖아. 근데 오빠는 안하잖아? 그러면서 뭐가 못사귀는거야? 오빠 진짜 왜그래? 완전 구제불능이다."


전 당황했죠. 분명히 농담으로 시작했고 저도 반 농담으로 말한건데 이렇게 혼나니 뭔가 당황스럽고 조금 수치스럽기도 하고 그 말들이 다 맞는거 같아 반박도 못하겠고....당황스럽더라구요. 


"아니....난....그게 아니라....그....장난이지...."


전 결국 기가죽어서 그렇게 말해버렸죠. 아......진짜 쪽팔리더군요. 다 맞는데......아......갑자기 내가 한심해지고.....제가 막 얼굴이 붉어져서 고개 숙이고 있으니까 갑자기 그 아이가 또 화를 내더군요. 


"왜?! 왜 또 기죽어?? 어!! 그리고 앞으로 그런 장난 좀 치지마. 남자가 왜그래?"


솔직히 그 아이랑 나랑 안지는 한 3년 됐는데 엄청 친한사이도 아니였고 또 그애가 좀 수줍고 조신하고 화안내던 애였는데 막 그렇게 쏘아붙이니까 정신을 못차리겠더군요.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오늘 이 아이가 기분나쁜일이 있었나? 내가 뭘 잘못했나? 오늘 뭐 실수한게 있나? 


정신이 혼미하고 그냥 멍하더군요. 아무 생각도 못하겠고 그냥 이 순간을 모면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까 화가 나더군요. 그냥 이 상황이 짜증나고 이 아이가 왜 나한테 화내는지도 모르겠는데 나 혼자 뭔가 당한거 같아서 억울하고 그렇더군요. 그래서 저도 좀 화난 목소리로 말했죠. 


"ㅇㅇ아. 니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말 하는지 알겠는데 장난 좀 친거가지고 너무한거 아니냐? 그리고 나 기 안죽었다. 그냥 이게 뭔 상황인지 이해가 안가서 당황한거 뿐이다. 니가 뭔데 나한테 그런 훈계를 하냐?"


막상 말하고 보니까 좀 미안하더군요. 니가 뭔데라니....살짝 미안해져서 시선을 피했어요. 그 아이도 고개 돌리고 앞으로 가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더군요. 


"오빠랑 나랑 3년 알았는데.....난 아직도 오빠한테 이런 말도 못하는 존재네.......참 내가 바보 같다."


그러고 그냥 가는겁니다. 전 뭔가 와서는 안될 상황이 왔다는걸 느꼈죠. 왜 우는지에 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저는 그 아이를 잡았습니다. 


"ㅇ아, 내가 말이 좀 심했다. 미안해. 울지마."


그렇게 말하자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엉엉 소리내서 우는겁니다. 이 아이가 우는건 처음보는데....항상 밝은 애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당황하다가 나도 모르게 안아버렸어요. 그러니까 안겨서 꺼이꺼이 울더군요. 한 5분정도 울었나? 자기도 지치는지 소리가 작아지더니 울음을 그치더군요. 그리고 안긴 채로 말하더군요. 


"오빠, 왜 난 3년 동안 아직도 이래?"


전 처음에 뭔 소린가 했죠. 물론 솔직히 뭔가 불길한 기운을 느끼긴 느꼈습니다. 와서는 안될 상황이 오는 것 같은 느낌......


"왜 3년 동안............오빠 좋아한다고 말 못하고 이렇게 투정만 부릴까......"


결국 오고야 말았습니다.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으로 이 경우의 수도 생각해 놨지만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그냥 덥석 물어버릴까? 거절할 이유도 없으면서 괜히 고민되더군요. 뭔가 나 같은 남자가 정말 이 여자와 연인이 되어도 되는걸까.....조금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말했죠. 


"ㅇ아, 나 너랑 사귀어도 살은 안뺄껀데....그래도 괜찮아?"


지금 생각하면 좀......ㅄ같은데 그때는 진짜 진지했어요. 완전 궁서체였었죠. 그런데 그 아이가 웃더군요. 그리고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제 옷 단추에 그 아이 머리카락이 낀겁니다. 


"아"


그 아이가 작게 아파했고 저는 뭔가 두근거리고 설레는 그런 행복한 마음으로 단추에 낀 머리카락을 빼냈죠. 근데 그 아이가 좀 머리가 길어서 그런지 계속 빼냈는데도 끝이 없더군요. 빼내고 또 빼내고 빼내고 빼내고....빼내.........빼다가 꿈에서 절 빼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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