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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PD 미니다큐 - 꿈의 공장 속 '노동자'들(2015.3.11)
게시물ID : sisa_580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astOne
추천 : 0
조회수 : 3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11 20:02:07
출처 : http://newstapa.org/23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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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 꿈의 공장이라 불리는 미국의 헐리우드. 특히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엄청난 몸값의 배우들로 인해 언뜻 보면 미국의 영화 산업 종사자 모두가 엄청난 부를 쌓은 이들로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역시 현재 우리나라 영화 산업처럼 소수의 제작자 및 배급사가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배우를 비롯한 수많은 제작 스태프는 적은 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시기가 있었다.

이 시기 등장한 것이 각종 ‘조합’들. 1933년 등장한 미국 연기자 조합(SAG)를 비롯하여, 감독과 조연출 등을 위한 감독 조합 DGA, 작가조합 WGA, 제작에 관여하는 거의 모든 기능 인력을 포괄하고 있는 스태프연합 IATSE 등이 설립되는데, 이들 조합들은 단체로 제작사와 기업들에 맞서 자신들의 이익을 쟁취해 낸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파업과 투쟁이 있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건 2007년 미국 작가 조합의 장기 파업. 인터넷 등 뉴미디어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원고료를 작가들에게 배분하라는 것이 당시 작가 조합의 요구사항이었다. 하지만 제작사와 배급사 등은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그러니까 차후 다른 조합들도 같은 요구를 해 올 것을 우려하여 작가 조합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작가 조합은 결국 100여 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파업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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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 중단 되었으며, 중단 된 작품들에 참여 했던 수많은 스테프들도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배우 조합(SAG)을 비롯한 다른 조합들은 기꺼이 불이익을 감수하며 작가조합을 지지했고, 미국의 시청자들 역시 과반수 이상이 작가 파업을 지지함으로써 작가들은 결국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 낸다.

특히 이 당시 보여줬던 많은 유명 배우들, MC들의 파업지지 선언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는데 <프리즌 브레이크>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배우인 웬트워스 밀러는 다음과 같은 말로 공개적인 지지를 밝혔다.

나는 작가들을 지지한다.
그들은 창작 작업을 함께하는 형제이자 자매이고,
그들이 만드는 대사와 각본이 없다면 배우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도 집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고
아무도 오랫동안 실업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유목민이다.

<투나잇쇼>로 유명한 제이 레노 역시 파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파업 지지를 선언했는데, 그가 밝힌 지지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이 사람들과 20년간을 일을 해왔다.
이 사람들이 없으면 난 웃길 수 없다.
이 사람들이 없으면
나는 죽은 거나 다름없다.

많은 사람들은 작가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별로 많이 벌지 못한다.

실제로 파업 당시 미국의 작가들 상당수가 5만 달러(4,400만 원) 이하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WGA는 추산했으며, 대부분 (의료 보험이 적용되는)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한 것으로 파악될 만큼 작가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익 배분을 더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노동자가 자신이 일한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건 가난한 노동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노동자로서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자신의 노동의 대가로 만들어진 작품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노동의 대가에 해당하는 당연한 수익 배분을 요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로스트> 작가 데이먼 린들로프는 파업 당시 바로 이 점을 명료하게 밝힌바 있다.

나는 분노한다.
탐욕스런 제작사가 나를
탐욕스럽다고 비난하기 때문이다.

나는 분노한다.
나의 탐욕이 정당하고
이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만든 상품이
인터넷에서 팔린다면,
나는 마땅히 수익의 일부분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제작사의 탐욕은
좀 더 교묘하고 계획적이다.

그들은 내 상품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단지 내 상품을 인터넷에서
공짜로 다운로드받게 하면서
‘프로모션을 위해서’라고 변명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음원에 대한 왜곡된 이익 배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말 가수 신대철씨를 중심으로 ‘바른음원 협동조합’이 설립 됐다. 너무나 적은 수익 배분으로 음악 노동자들이 음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게 바른음원 협동조합의 설립 이유다. 음악 산업 종사자들은 언뜻 돈과 상관없이 열정을 먹고 사는 예술가처럼 여겨지지만 그들 역시 엄연한 ‘노동자’다. 그들을 ‘가난한 예술가’라는 잘못된 시각 속에 가둘 때 그들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노동의 대가가 ‘탐욕’으로 왜곡되고, 결국 그들은 너무나 당연한 자신들의 권리를 말하지 조차 못하게 된다.

부디 음반사와 음원 유통사 등은 음악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그 자체로 정의롭고 나아가 헐리우드처럼 산업 종사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현명한 길을 택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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