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갖가지 이론과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인간어뢰설' 주장에 미국의 한 전문가가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것"이라고 비아냥거려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LA 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한국 배 침몰로 제임스 본드 이론들이 뜨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북한이 인간자살 어뢰를 보내 남한의 배를 파괴하고 최소한 40여명을 죽였다?'는 비아냥성 부제를 달았다.
이 기사는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대니얼 핑크스톤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을 추적하고 있는 워싱턴 관리들은 나에게 '만약 천안함이 어뢰에 맞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완전히 경악할 일'이라고 말했다"며 미국 정부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또 "한국의 최대 일간지인 '조선일보'가 북한이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인간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한 것이라는 한국 해군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며 "한 국회의원은 특수 요원을 실은 소형 보트의 공격 가능성까지 제기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최근 천안함 침몰의 범인을 인간어뢰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고,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이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인간어뢰 이론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핑스크톤 박사의 말을 빌려 "몇몇은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실제 김태영 국방장관도 국회 답변에서 "SDV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공격에 쓰였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지만 이런 황당한 주장이 버젓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천안함과 관련해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야당과 누리꾼이 발끈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수사기관이 직접 여론시장에 관여해 이를 수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유언비어는 조선일보가 퍼뜨리고 있는데… 검찰 조사 안해?"라고 비꼬았다.